[예술과 목회] 전쟁, 평화 그리고 합창
[예술과 목회] 전쟁, 평화 그리고 합창
  • 나인선 교수
  • 승인 2023.11.30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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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윤리의 분야에서 첨예하게 대립한 논쟁의 주제 가운데 하나는, 사람을 정당하게 죽일 수 있는 전쟁에 교인들이 참여하고, 전쟁을 시작할 수 있는 것에 관한 것이다. 사랑은 기독교 신앙의 핵심이고,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고, 심지어 원수를 사랑하라는 주님의 지상 명령을 어떻게 구체적 전쟁의 현실에 윤리적으로 행동해야 하는 것에 관해 다양한 신학적 견해가 존재한다. 무기를 들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도 전쟁을 반대하는 평화주의자(pacifist)들이 있지만, 주류 기독교 윤리학자들은 적극적 전쟁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자기방어적 의미에서 전쟁의 불가피성을 인정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에서, 전쟁의 당위성과 방어적 전쟁의 당위성을 살펴볼 수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에서 영토를 빼앗긴 우크라이나의 방어적 전쟁의 당위성을 인정하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과는 달리 전 세계를 두 쪽으로 갈라치기를 하고 있다. 하마스의 극단주의적 단체의 이스라엘을 향한 민간인들을 향한 공격과 납치, 그리고 이에 대응한 이스라엘의 병원, 학교, 민간인을 향한 공격은 기독교인으로 전쟁을 할 수 있는가에 관한 논의 자체가 얼마나 허무한 이야기임을 절감하게 된다. 민간인이 살해되는 참담한 상황에서 유엔이 어떤 역할도 할 수 없다는 절망감에 유엔 공식 기구에서 활동하는 고위직의 한사람이 사표를 내었다는 보도를 접하기도 한다.

인간의 생명을 정당하게 취할 수 있는 전쟁은 과거에 있었고, 지금도 진행 중이고, 앞으로 발생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인간이 자기 자멸로 이끌 수 있는 핵무기, 인공지능과 같이 고도로 발달한 무기가 지속해서 개발되고 있다는 것이다. 평화를 향한 참으로 고상한 언어가 허공을 향한 공허한 말이 되지 않기 위해서 인류는 도대체 어떤 행위를 해야만 하는가에 관한 질문에 다양한 대답이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일반인과 유명인들이 함께 합창단을 이루고, 연습을 통해, 합창대회에 참가하는 전 과정이 보도가 된 일종의 예능 프로그램이 있었다. 합창단을 지휘하는 지휘자가 세상이 좀 더 평화롭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사람이 합창했으면 한다는 말을 잊을 수가 없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교회합창단과 절기 칸타타와 같은 성가대 연습을 하면서, 끊임없이 들어온 것은, 합창은 옆 사람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고, 각기 다른 파트인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가 함께 어우러져서 소리를 내어야 한다는 지휘자의 말을 끊임없이 들었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세상이 좀 더 평화롭기 위해서는 솔로가 아니고, 좀 더 많은 사람이 자신의 소리만을 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소리를 듣고, 함께 어우러져 가야 한다는 합창 지휘자의 지혜의 말은, 자신이 윤리학자도, 더구나 정치학자도 아니지만, 오늘날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참혹한 전쟁을 예방하고, 해결하는 중요한 첫 발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솔로가 아니라, 인류가 좀 더 평화를 향해 나아가길 위해 종교, 국가, 민족을 넘어 다른 소리에 귀 기울이는 좀 더 많은 합창에 참여하는 세상을 기원해 본다. 악마만이 기뻐하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에 합창을 통해 평화가 도래하는 시기가 속히 오길 꿈꾸어 본다.

나인선 교수<br>목원대학교 신학과 실천신학(예배, 설교)<br>감리교회 신앙과 직제 위원<br>​​​​​​​예목원 연구원 위원<br>
나인선 교수
목원대학교 신학과 실천신학(예배, 설교)
감리교회 신앙과 직제 위원
예목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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