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국가 시대의 이민 정책] 이주의 다종교화 현상
[초국가 시대의 이민 정책] 이주의 다종교화 현상
  • 신상록 박사
  • 승인 2023.11.24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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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는 필연적으로 다종교화 현상을 초래합니다. 한국은 종교의 자유가 헌법으로 보장되어 있습니다. (헌법 제11조, 제20조) 그래서 특정 종교를 국교로 지정하지 않고 이주민들의 종교를 인정하고, 믿고, 전파할 자유도 보장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이주의 증가는 오랫동안 자리를 잡고 있던 전통종교들(무속) 외에도(천도교, 대종교, 원불교 등) 사이비 이단들까지도 종교의 이름으로 우리 사회 안에 공존하는 종교 다원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종교현상에 대한 교회의 역할 및 대안

이주로 인한 다 종교현상은 몰려오는 쓰나미처럼 현실적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스라엘 초기 역사처럼 하나님 중심의 신정국가라면 징계를 통해서라도 강제적으로 막을 수 있겠으나 현 자유민주주의 체계에서는 이주로 인한 다종교현상을 인정하고, 기독교적 시각에서 교회의 역할을 모색해 보아야 합니다.

1) 종교 다원화 현상은 경계하되 인정해야 합니다.

다문화 현상이 불러 온 종교다원화에 대한 기독교인의 입장은 다양합니다. 전호진은 “이주민들은 우리 문화에 동화하지 않고 자신들의 문화와 종교를 고집하고 게토를 형성한다. 또 한 문화적 종교적 우월감을 가지고 한국 문화에 적응하기를 거부한다. 다문화 사회는 불가피하게 종교다원화 현상을 초래한다”(2013.10.16.)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배타적 태도를 유지하려면 스스로를 게토화 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이주민들은 자신들의 종교적 신분이나 신앙을 통해 정체성, 소속감, 의미 창출, 사회적 자본 등을 강화하려고 합니다. 이러한 경향은 해외로 이주하는 한국인들에게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2) 그러므로 수용이냐, 거부냐의 분명한 태도가 중요합니다.

이주민들은 자신들의 종교적 신분이나 신앙을 합리화하거나 강요하고, 차별할 수 있으며, 정당화하거나, 비합리적이고 폭력적인 행위를 저지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주의 종교화가 다문화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하게 평가할 수 없으며, 다양한 요인과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강요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관용적 입장에서 모든 것을 포용하느냐, 아니면 거부하느냐 입니다.

필자는 사회통합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무슬림 일부 학습자들이 수업시간에 기도를 이유로 자주 학습장을 이탈하거나 제한된 장소에 들어가 기도하는 것을 목격합니다. 심지어 개인 사무실에까지 들어와 기도할 때도 있습니다. 그때마다 주의를 주고 설명을 하지만 매번 반복됩니다.

그들에게는 종교적 신념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러한 학습자의 태도는 다른 학습자들에게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제한시키려고 하지만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심지어 모스크를 찾아가 이맘에게 협조를 구하기도 했는데 이맘은 그러지 말라고 가르쳐도 그들이 듣지 않는다고 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교육 시간에는 학습장을 이탈하거나 제한구역을 침범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받는 것도 방법일 것입니다. 평택의 어느 교회는 이주민(중국)들이 너무 많이 와서 교회 본당을 내주고(기존 교인은 교육관에서 예배), 심지어 흡연실까지 만들어 주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언제나 있으므로 법무부 출입국과 경찰서에 알리고, 법적인 사항 등도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3) 타협이냐, 대화냐, 아니면 공정한 경쟁이냐?

신학적 입장에 따라 태도나 행동의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필자는 진보나 보수의 문제를 떠나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역의 현장에서는 신앙 정체성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면, 대화도 하고, 타협도 필요합니다. 필자가 처음 다문화가정지원센터를 열었을 때 동기들이 말하기를 “목사가 어떻게 다문화 센터를 하느냐”고 염려했던 말을 기억합니다.

사역 초기에는 실제로 타 종교인들을 학습자로 만났을 때 그들을 돕는다는 것이 여간 내키지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종교나 사상보다는 그들의 영혼과 삶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특히 그들의 삶의 배경을 알아가면서 그들의 형편을 이해하고, 마음을 열고 편안한 마음으로 대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 역시 목사인 나의 신앙과 가치관을 이해하고, 마음을 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 가운데는 복음을 듣고 예수를 영접한 형제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목사나 교회가 사회(어려운 주변부 사람들)와 담을 쌓지 말고, 사람들의 삶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것입니다. 기독교인들은 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경영하신 분이 하나님이심을 믿고 있습니다. 구원의 역사도 예수그리스도를 믿고 따름으로 구원에 이르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주민들의 종교를 무조건 방해하거나 반대할 일이 아니라 하나님을 알지 못하고, 예수님을 믿지 못하는 그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떤 선교학자는 엘리야 선지자처럼 공정한 경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즉 기독교의 우월성을 나타내 보이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기독교의 우월성을 보일 수 있느냐는 것인데, 청빈한 삶의 실천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또 나눔의 실천도 역시 중요합니다. “네 재산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주고 오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사역자가 지켜가야 할 제자도일 것입니다.

이제 교회는 경쟁을 해서 이겨 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 경쟁은 가난한 자들과 소외된 자들과 눌린 자들과 함께하는 경쟁입니다. 이것이 교회가 감당해야 할 사회적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상록 박사(포천다문화 국제학교 교장, 행정학 박사)
신상록 박사
포천다문화 국제학교 교장
행정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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