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자의 리딩누크] 하나님의 은혜에 둔감해진 설교자에게
[설교자의 리딩누크] 하나님의 은혜에 둔감해진 설교자에게
  • 황재혁 기자
  • 승인 2023.11.21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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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럴드 싯처의 『하나님의 은혜』

추수감사절을 맞아 교회에서 그 어느 때보다 많이 불린 찬양이 하나 있습니다. 그 찬양은 바로 손경민 1집에 실린 ‘은혜’라는 찬양입니다. “내 삶에 당연한 건 하나도 없었던 것을! 모든 것이 은혜 은혜였소!” 이렇게 반복해서 찬양을 부르다 보면 마음이 뜨거워지고 눈에서 눈물이 흐릅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하나님의 은혜를 찬양하며 눈물을 흘리는 경우는 많지만, 하나님의 은혜를 설교할 때 눈물을 흘리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은혜를 마음으로 느끼는 것보다, 머리로 이해하는 게 더 어렵기에 그러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하나님의 은혜를 가슴이 아니라 머리로 이해할 수 있을까요? 만약에 하나님의 은혜를 머리로 이해한다면 우리의 삶에는 어떤 변화가 시작될까요?

욥의 고난을 떠올리게 하는 신학자

제럴드 싯처는 한국 교회에서 『하나님의 뜻』이라는 책의 저자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저자의 개인적인 비극이 아니었다면 결코 탄생할 수 없는 책이었습니다. 1990년대 초반에 싯처는 가족을 태우고 차를 운전하다가 큰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이 교통사고로 인해 그는 자신의 어머니와 배우자와 막내딸을 잃었습니다. 당시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는 만취 상태였습니다. 싯처는 낙심했습니다. 선하신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세상 속에 이런 말도 안 되는 교통사고가 일어났으니 말입니다. 한순간의 교통사고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싯처의 생애는 구약의 욥을 떠올리게 합니다. 욥 역시 이해할 수 없는 고난으로 모든 걸 잃었기 때문입니다. 어찌 보면 싯처나 욥이나 극심한 고난 속에서 절망하여 하나님을 멀리 떠날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욥이 끝까지 하나님을 떠나지 않은 것처럼 싯처 역시 하나님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고난에 굴복하지 않고 싯처는 그 고난에 담긴 하나님의 뜻을 알고자 했습니다. 그러한 싯처의 몸부림이 결국 『하나님의 뜻』이라는 명작을 낳은 겁니다.

구속의 큰 그림과 하나님의 은혜

제럴드 싯처는 『하나님의 뜻』을 집필하고 꽤 시간이 흘러 『하나님의 은혜』를 집필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에서 싯처는 자신의 고난을 하나님의 구속이라는 큰 그림 속에서 재해석합니다. 극심한 고난은 하나님의 구속에서 그를 멀어지게 만들지 않고, 그가 더욱더 하나님의 구속을 갈망하게 하였습니다. 성경 이야기는 실패 가득한 그의 삶이 하나님의 구속이라는 큰 이야기의 일부가 될 수 있음을 알게 했습니다.

“내 경우도 그랬듯이, 성경 이야기를 안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거나 모든 의문이 풀리는 것은 아니다. 고난을 면하거나 타락한 세상의 고달픈 삶에서 벗어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성경 이야기를 알면 전체를 보는 눈이 생긴다. 믿음의 기초, 희망의 비전이 생긴다. 당신 삶의 이야기가 아무런 의미나 목적도 없이 일련의 단절된 임의적 사건들로 이루어지는 게 아님을 더 잘 믿을 수 있다. 더 큰 구속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그 덕분에 당신도 자신의 이야기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83쪽)

우리가 하나님의 구속 안에서 우리의 고난을 재해석할 수 있다면, 거기에서 우리는 고난의 은혜를 우리의 입으로 고백할 수 있습니다. 모든 고난이 다 은혜는 아니지만, 하나님의 구속 안에서 재해석된 고난은 모두 은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이 보이지 않고, 하나님의 은혜에 둔감해진 설교자에게 『하나님의 은혜』의 일독을 권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를 아는 게 하나님의 뜻이고,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게 하나님의 은혜임을 믿습니다.

황재혁 목사<br>예수마을교회 청년부 담당<br>​​​​​​​본보 객원기자<br>
황재혁 목사
예수마을교회 청년부 담당
본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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