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순례] 현재에 집중하여 불안을 기회로 삼기
[독서 순례] 현재에 집중하여 불안을 기회로 삼기
  • 황재혁 기자
  • 승인 2023.11.21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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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티스 창의 『안녕, 불안』

내가 전에 살던 아파트는 매주 월요일이 분리수거 지정일이었다. 월요일이 되면 주차장 한편에 마련된 지정 장소로 입주민들이 모든 재활용 쓰레기를 들고나왔다. 여러 사정으로 월요일에 분리수거를 못 하는 일이 생기면 약 2주간 재활용 쓰레기와 강제 동거해야 했다. 그래서 나는 그 아파트에 살면서 무슨 일이 있더라도 월요일에 분리수거 하는 것을 빼먹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일주일에 한 번 분리수거를 하다 보면 다른 입주민들이 버린 재활용 쓰레기도 보기 마련이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매번 가득 쌓인 맥주캔과 소주병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 사람들은 왜 이렇게 술을 많이 마시는 걸까? 술을 많이 마시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삶이 버거운 걸까?

여러 건강 칼럼을 살펴보면 지난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집에서 ‘혼술’ 혹은 ‘홈술’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고 한다. 아마도 집에서 홀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의 심리에는 외로움과 불안이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외롭기에 술을 마시고, 술을 마시며 불안을 떨쳐내고자 한다. 그러나 술은 외로움과 불안을 해결하기보다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술은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다. 오히려 술은 새로운 문제의 원인이 되곤 한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혼술’과 ‘홈술’이 아닌 외로움과 불안을 해결할 근본적 대안이 필요하다.

지난 2023년 10월 25일에 도서출판 두란노에서 『안녕, 불안』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의 저자는 중국계 미국인 커티스 창(Curtis Chang)이다. 그는 비영리단체와 정부 기관을 섬기는 컨설팅 회사 ‘컨설팅 위딘 리치’의 설립자이자 대표라고 한다. 현재 그는 컨설턴트로서 활발하게 활동하지만 사실 그는 실리콘밸리의 어느 교회에서 담임목사로 목회를 한 적이 있었다. 그가 목회를 내려놓고 컨설턴트로 삶의 진로를 바꾸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그의 ‘고기능성 불안’이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불안감이 높은 편이었고, 이를 극복하고자 미래를 철저하게 대비하고 치열하게 일상을 살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의 불안이 조절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고 그는 결국 목회를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안녕, 불안』은 저자의 불안과 관련된 자전적인 이야기가 초반부에 배치되었고, 후반부로 갈수록 이 불안을 어떻게 믿음과 변화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지 제시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예수님의 산상수훈을 인용하며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 불안을 기회로 삼는 최선의 길임을 강조한다.

“예수님은 우리가 현재에 집중하기를 바라신다. 내일에서, 미래에서 당장 떠나라. 오늘로, 현재로 돌아오라. 예수님이 산상수훈에서 주시는 모든 명령의 요지는 두려운 시나리오 상상하기를 멈추고 지금 이곳에서 하나님께 집중하라는 것이다. 특히 예수님은 자연에 관심을 가짐으로써 현재에 집중하는 법을 배우라고 명령하신다. 누구나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 세계를 마음껏 접할 수 있다. 자연에 집중하면 암울한 미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자연은 현재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59쪽)

불안은 우리를 과거의 실수와 미래의 염려에 살아가게 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우리가 현재에 집중하며 하나님의 임재 안에서 하루를 살기 원하신다. 하나님의 임재 안에서 불안은 더는 불안하지 않다. 그럴 때 비로소 우리는 이렇게 인사 할 수 있다. “안녕, 불안”이라고 말이다.

황재혁 목사<br>예수마을교회 청년부 담당<br>​​​​​​​본보 객원기자<br>
황재혁 목사
예수마을교회 청년부 담당
본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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