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대한민국을 가리켜 미국 다음으로 선교사를 많이 파송하는 세계 2위의 선교대국이라고 말합니다. 양적인 측면을 고려할 때 이 말은 분명 사실이지만, 앞으로도 이 숫자가 유지될 수 있을지는 의구심이 남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여러 사회문제가 발생하는 것처럼, 선교 현장에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은퇴 이후 후임 선교사를 선정하는 문제입니다. 선교도 사람이 하는 것이기에, 좋은 선교사가 세워져야 좋은 선교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좋은 선교사가 세워지기 위해서는 그 모판이라고 할 수 있는 좋은 교회가 많아야 합니다. 선교, 선교사, 교회는 모두 긴밀하게 연결된 운명공동체와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25년의 선교 경력을 가진 주수경 선교사가 집필한 『선교사의 뒷모습』은 하나님의 선교를 위해 선교사와 교회가 무엇을 반드시 준비해야 하는 지 알려 주는 실전 선교 가이드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지난 2022년에 비아토르 출판사에서 출간되었고, ‘하나님 나라 샬롬을 전하는 선교사의 마음속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선교사는 앞과 뒤가 다르다?
『선교사의 뒷모습』은 우리가 흔히 잘 알고 있는 선교사의 앞모습이 아니라 잘 들어본 적 없는 선교사의 뒷모습을 주로 이야기합니다. 이 책은 총 4부로 되어 있는데, 1부는 ‘여기는 어디? 나는 누구?’, 2부는 ‘가장 하기 힘든 이야기’, 3부는 ‘선교사 자녀 이야기’, 4부는 ‘떠나는 선교사와 돌보는 선교사’라는 제목이 각각 붙어 있습니다. 특히 2부의 ‘가장 하기 힘든 이야기’는 선교사가 잘 언급하지는 않지만, 실질적으로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는 인간관계에 관한 내용입니다. 선교사가 스트레스를 받는 인간관계는 한국인 선교사, 현지인 사역자, 가족 등이 있습니다. 정든 고국을 떠나서 머나먼 타지에서 복음을 전한다는 것은 웬만한 믿음과 열정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선교사의 독보적인 믿음과 열정이 선교 현장에서 원만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데 장벽이 되기도 합니다. 그들의 믿음과 열정이 자칫 타협 불가능한 고집과 아집으로 돌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선교사만 고집과 아집이 있는 게 아니라요. 우리는 모두 그런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선교 현장이 너무 특수하고 고립되어 있다 보니 인간관계의 문제가 다른 곳보다 더 크게 다가오고 이를 해결하는 방법도 마땅치 않습니다. 이처럼 선교사는 선교 현장에서 다양한 스트레스 상황에 쉽게 노출되어 몸과 마음이 지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효과적인 멤버케어의 필요성
주수경 선교사는 선교사의 지속 가능한 선교를 위해 ‘멤버케어’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멤버케어’는 현대 선교의 새로운 움직임으로 선교사 돌봄에 대한 운동입니다. ‘멤버케어’는 선교 인력의 양육과 발전을 위해 선교기관과 교회, 선교단체에 의한 지속적인 자원투자로서 선교와 관련된 모든 인력(선교사, 지원 스태프, 자녀, 가족)에 초점을 두며, 따라서 선발에서 은퇴에 이르기까지 선교사의 삶의 전 과정을 다루는 것을 의미합니다. 최근에 ‘멤버케어’의 중요성이 부쩍 대두된 이유는 신생 파송국 선교사들의 중도 탈락률이 매우 높은 편이라 이에 대한 근본적 대책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주 선교사는 이 책의 후반부에서 “훌륭한 멤버케어가 훌륭한 선교를 하게 한다”라고 덧붙입니다. 선교의 주체는 하나님이시지만, 하나님은 사람을 통해 선교를 이루어 나가십니다. 해외선교에 관심 있는 설교자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합니다. 독서를 통해 해외에서 고군분투하는 선교사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겁니다. 

황재혁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