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와들보] 주인이 없다, 그리고 어른도 없다
[티와들보] 주인이 없다, 그리고 어른도 없다
  • 손윤탁 목사
  • 승인 2023.11.03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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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일이다. 시대적인 상황을 두고 주인도 없고, 어른도 없다는 말은 도무지 안아 줄 이도 없고, 바르게 지도하고 이끌어 줄 사람도 없다는 이야기이다. 내 편이 아니면 네 편이라고 생각하며 모든 것을 양극화로 몰고 가는 모습은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타협을 모르고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따르다 보니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전쟁도 불사하는 시대가 되고 말았다. 중재를 자처하고 나서보기도 하지만 누구도 그들의 권위를 인정해 주지도 않거니와 그들의 말에는 귀도 기울이지도 않는다. 지도자의 자리가 비어 있는 것도 아니고, 부모 역할을 할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닌데, 주인도 없고, 어른도 없다고 하니 답답한 한 일이다. 구약 성경에 나오는 사사시대를 방불케 한다. “그때에는 이스라엘에 왕이 없으므로 사람마다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더라.(삿17:6, 21:25)” 사사들보다도 탁월해 보이는 원로들도 끼어들 자리가 없거니와 혹시라도 뛰어들었다가는 상처만 입고 쫓겨나기가 일쑤라 누가 나서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일은 세상의 티에 불과하다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것은 교회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들보는 어떠한가? 고린도 교회를 향한 바울의 외침이 생각난다. “형제들아 내가 신령한 자들을 대함과 같이 너희에게 말할 수 없어서 육신에 속한 자 곧 그리스도 안에서 어린아이들을 대함과 같이 하노라.(고전3:1)” 신령한 성도들이 되어 어른 역할을 감당해야 할 교인들이 분당을 만들어 “나는 바울에게라 하고, 어떤 이는 나는 아볼로에게라 하니(고전3:4)” 그 답답한 심정이 오죽하였을까? 심지어 고린도를 방문해 본 적도 없는 게바파(고전3:22)까지 등장한다. 한때 ‘예수와 그리스도가 싸우는 한국교회’라고 비난을 받던 일이 생각난다. 이제는 정말 성숙해져야 한다. 교회가 나서야 한다. 전철 안에서 다투는 사람을 보고 여기가 교회인 줄 아느냐고 소리치는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를 농담처럼 들어넘길 때가 아니다. 어른이 없고 주인이 없는 세상이라고 탓하기 전에 교회부터 돌아보아야 할 우리들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여야 한다.

하나님은 핑계하고, 변명하며, 남 탓하는 것을 싫어하신다. “내가 네게 먹지 말라 명한 그 나무 열매를 네가 먹었느냐?”는 말씀에 “하나님이 주셔서 함께 있게 한 여자 그가 그 나무 열매를 내게 주므로 먹었나이다” 핑계하고, 그 여자는 “뱀이 나를 꾀므로” 먹었다고 변명하는 모습(창3:11~13)이 되지 않아야 한다. 제사장이 아닌 사울 왕이 번제를 드린 것을 책망하는 사무엘에게 오히려 늦게 온 선지자를 탓하고(삼상13:11), 마땅히 진멸하라는 명령에 순종해야 할 사울이 사무엘 선지자의 책망을 듣고 제사를 핑계하는(삼상15:10~23) 모습이 오늘의 우리들 모습이 아닌가 돌아보아야 한다.

‘이럴 수가 있나?’가 아니라 ‘그럴 수도 있구나!’라고 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가지자고, 이것이 아니면 저것이어야 한다는 고집을 버리자고, 그래서 통전적 입장을 가진 어머니 교단의 구성원이 되자고 하였다. 그런데 성도들이 세상을 따라가고 세상을 닮으려고 한다. 과거를 핑계하고, 타인을 탓하며, 자신을 위한 변명에 급급한 그들을 따라가는 일이 없어야 한다. 우리는 사사들처럼 일시적이거나, 사울이나 다윗처럼 가끔 실수도 하는 임금이 아니라 우리들을 위하여 자신을 희생하신 영원하신 왕, 예수 그리스도 안에 거하는 사람들이다. 이스라엘은 왕이 없으므로 자기의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고, 그들을 위하여 왕들이 세워졌음에도 인간적 욕심으로 인한 어려움들을 겪었지만 선지자와 제사장, 왕으로 오신 예수님은 우리뿐만 아니라 온 세계 인류를 위하여 오신 분이시다. 머리가 되신 그분의 몸인 교회를 위하여, 그리고 그분이 그토록 사랑하시는 세상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우리가 어머니가 되고, 어른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무릎이 있어야 하고, 열린 가슴이 필요한 것이다.

인터뷰 중인 손윤탁 목사(예장통합 에큐메니칼위원회 부위원장, 남대문교회 담임)
손윤탁 목사
남대문교회 담임
총회한국교회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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