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제주 4·3 연구의 목적과 역할을 분명히 해야”
“개신교, 제주 4·3 연구의 목적과 역할을 분명히 해야”
  • 최상현 기자
  • 승인 2023.11.02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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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 5차 학술심포지엄 개최
학술심포지엄 현장. NCCK 제공.
학술심포지엄 현장. NCCK 제공.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김종생 목사, 이하 NCCK)와 제주4·3평화재단이 공동주최하는 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 제5차 학술심포지엄이 “개신교 제주4·3연구의 새로운 모색”을 주제로 지난 10월 31일, 제주4·3평화교육센터 대강당에서 개최됐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양조훈 위원(제주4・3중앙위원회, 전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이 “4·3진실규명과 종교계 활동”을 주제로 기조 강연을 맡았고, 박찬식 관장(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한금순 교수(제주대학교 사학과)이 “제주 천주교회의 4·3인식과 역할”, “불교계 제주4·3피해 연구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각각 강연했다.

이어 김인주 목사(제주봉성교회)가 “4·3사건 속의 개신교”를 발제하고 오승학 전 대표(치유와평화를 위한 그리스도인 모임)가 논찬을, 고민희 교수(연세대학교 신학과 교회사)가 “개신교 제주 4·3연구의 현황과 과제”를 발제, 고지수 선임 연구원(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한국민주주의연구소)이 논찬했다.

양조훈 위원은 기조강연에서 4・3 진실규명 운동사와 불교, 천주교, 기독교 등 종교계의 4・3운동사를 정리했다. 특히 4・3을 둘러싼 종교계의 최근 움직임에 대해, 불교는 ‘추모와 피해회복’, 천주교는 ‘진실과 정의구현’, 기독교는 ‘회개와 갈등극복’에 집중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이제 편가름을 벗어나 평화, 인권, 화해, 정의 등의 가치에 연대해야 한다”고 전했다.

박찬식 관장은 “4・3 당시 제주 천주교회는 큰 피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충돌과 폭력, 주민 희생의 위험지대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제주 천주교회 신도들의 피해 실태를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작업과 선교사들의 서한자료 검색, 교회의 주요 인사에 대한 인터뷰 작업 등을 통해서 좀 더 소상하게 진실을 밝히고 정리하며 입체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과제로 제시했다.

한금순 교수는 4・3 당시 제주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불교계의 피해상황을 정리하고, “불교계의 경우 승려가 속가와의 인연을 남겨놓지 않는 특성이 있어 유족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으나,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희생자를 추모해 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불교계의 과제로 ‘개별 사찰의 제주4・3활동 연구 및 피해 인명의 개별적 활동 연구, 불교계의 제주4・3 유적지 지정, 종교계의 4・3정신 실천을 위한 공동 활동’ 등을 제시했다.

김인주 목사는 제주에서 목회하며 수십 년 간 축적 된 개인의 구술활동과 연구를 바탕으로 사례 발표를 진행했다. 김 목사는 “4·3의 생존자와 희생자 유족 그리고 연구자들은 가해세력을 개신교라 생각했다. 불교에서는 그 사건의 본질을, 개신교가 스님과 불교도들을 학살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이념 전선에서 개신교의 세계관이 이를 주도했다는 점에서는 동의하지만 가해자가 모두, 혹은 대부분 개신교 신앙인이었다는 점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고민희 교수는 개신교 4·3연구의 필요성과 연구의 현황을 분석하고 그 추이와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개신교 4·3 연구 성과는 헤아리기 용이할 정도로” 적음을 지적하면서도 “근래의 연구들을 통해 4·3을 주제로 한 개신교계의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개신교 4․3 연구의 목적과 역할을 분명히 하고 이를 전달할 수 있는 장을 넓히는 작업 또한 중요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진오 교수(상명대학교 역사콘텐츠학과 명예교수, 전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관장)가 좌장을 맡은 종합토론에서는 제주도 은퇴 목사, 현직 목사, 원불교 관계자, 전 제주 공직자 등 다양한 이들의 활발한 참여가 있었다. 주 교수는 “4·3을 특정 종교나 이데올로기 등의 기준이 아닌 제주도민의 입장에서 바라보자”고 제안하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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