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국가 시대의 이민 정책] 이주의 정치화 현상
[초국가 시대의 이민 정책] 이주의 정치화 현상
  • 신상록 박사
  • 승인 2023.11.01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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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정치화란?

이주의 정치화란, 이주의 확산에 따른 국내정치와 국제관계, 안보에 대한 국제이주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Castles) 이러한 경향은 증가하는 이주자의 수에 영향을 받게 되는데, 이들을 사회로 통합하고자 하는 정치적, 정책적 노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주의 정치화 (해외 사례)

1) 투표할 권리: 일부 국가에서는 해외 거주자들에게도 투표 권리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해외 이주민들이 자신의 국가 정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이들은 투표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대표자를 선출하거나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2) 이중국적과 이중정치참여: 일부 이주민들은 해외에 거주하면서도 본국과의 이중국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결혼이주자, 특별귀화자, 국적 회복자 등. 이것은 이주민들이 자신의 출신 국가와 연관된 정치적인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들은 해외에서도 자신의 관심사와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며, 본국과의 연결을 유지하고 정치적인 변화를 추구할 수 있습니다.

반면 독일은 「기본법」 개정을 통해 1992년에 유럽연합 시민들에게 지방 차원의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부여했지만외국에서 온 이주민들에게는 선거권을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참정권은 민주주의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의 하나라는 점에서 독일에 삶의 터전을 가지고 장기간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에게 선거권을 유보하고 있는 것은 독일 민주주의의 결함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박진완, 2019.10.,‘독일에서의 외국인 선거권 인정논의’, p.8.) 독일의 진보정당들은 다문화사회의 도래와 함께 주요 정책과제로 설정된 국민통합을 확실히 성취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통합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정치적 통합은 바로 외국인 이주민에게 일상생활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는 지방정치에 대한 참여와 참정권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규영, 김경미, ‘다문화사회에서 이주민의 정치 참여: 독일의 사례를 중심으로’, 한국유럽학회)

3) 정치적 인식을 높이는 운동: 해외 이주민들은 종종 자신의 정치적인 인식과 참여를 높이기 위해 운동을 개선하는데 기여합니다. 이것은 정치적인 플랫폼, 커뮤니티 그룹, 언론 등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이슈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과정을 포함합니다. 해외 이주민들은 자신의 경험과 관점을 통해 다양한 주제에 대한 인식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이는 정치적인 변화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4) 이주민에 의한 국가설립: 미국의 역사가 오스카 핸들린(Handlin,1979)은 그의 저서 ‘The Uprooted’의 서문 첫 줄에서, 자신이 미국 이민자들의 역사를 쓰다 보니 ‘이민자들이 바로 미국의 역사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렇듯 미국은 이민자들에 의해 건국되고, 발전한 나라입니다. (윤인진: 214) 전통적 이민 국가인 미국과 캐나다가 이민자에 의해 국가의 기틀이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이민의 정치화를 나타내는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국가조직이 곧 정치조직이기 때문이지요.

5) 난민의 발생: 난민이 발생하는 요인도 정치적인 부분이 많습니다. 난민이 발생하는 국가의 대부분이 정치적인 이유로 분쟁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미얀마, 시리아, 우크라이나 등) 지금도 전쟁이나 내전으로 인한 강제 이주가 계속되고 있는 것은 그 배경에 정치가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3. 이주의 정치화 (국내 사례)

1) 아시아 최초 참정권 부여: 한국은 2005년 아시아 국가 최초로 영주권자 대상, 지방선거 참정권제도를 도입하였습니다. (공직선거법 제15조 제2항, 출입국관리법 제10조) 이는 ‘주민에 의한 자치’라는 지방자치제도의 의미를 구현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조건은 국내 거주기간이 3년 이상이고, 만 18세 이상이며, 지자체에 등록된 영주자격을 가진 이주민이 해당됩니다. 단,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참여는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2) 이주민단체의 활동: 한국에는 다양한 이주민 단체들(약 500여개)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들은 자신들의 이주민 공동체 문제와 이슈를 대변하고 해결하기 위해 정치적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 단체들은 정책 제안, 캠페인, 인권 옹호 등을 통해 한국의 정치적인 변화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역할을 합니다. 2022년 5월 지방선거 때 경기도 포천시 거주 외국인 귀화 및 영주권자 100여 명이 000 시장 후보를 지지하는 선언을 했습니다.

이 모임을 주도한 파키스탄 출신 모하미드 사비즈(MOHAMMAD SHAHBAZ)씨는 “그간 외국인 귀화자나 영주권자들은 각종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했다”며 “민주주의의 근본인 투표에 참여하는 것이 포천시민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하는 것이라 생각하여 각 나라별 모임을 통해 논의해 왔고, 오늘 000 시장 후보를 지지하게 되었다”며 지지 선언 과정을 설명했습니다.(포천일보http://www.pcib21.com) 이러한 변화는 이주민의 정치화가 가속화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이며, 이주민들이 직접 후보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3) 이주민정책과 국적 취득: 한국은 다문화사회로 발전하기 위해 이주민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주민들은 한국 국적을 받기 위해 국적 취득 절차를 진행하며, 이를 통해 한국의 정치적인 영향력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한국국적을 가진 이주민들은 자신의 의견과 이슈에 관해 참여하고 소통하며, 한국사회와 정치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KIIP(사회통합프로그램)을 통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4. 이주의 정치화에 대한 교회의 역할

한국교회는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주의 정치화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이주의 정치화는 이미 시작되었지만 한국교회의 입장은 아직 정리되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다문화사회가 진전될수록 이주의 정치화에 교회가 모른 채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주민들은 자기들의 이익과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정치에 참여하고 관여하려는 의지를 숨기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국교회는 목회자의 정치참여나 정책에의 관여는 부정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지만 일반 신자들의 참여는 당사자의 결정을 존중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그동안 진보적 교회나 인권운동가들의 전유물처럼 인식되어온 인권문제나 환경문제, 노동문제, 생명윤리 등은 진보와 보수를 떠나 인간의 생존을 위한 기본권으로서 특정 교단이나 특정인의 전유물일 수 없습니다. 이주민 선교사역을 하면서 이주민이 처한 환경은 바로 이러한 문제들로 둘러쌓여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이주민들의 생명윤리와 인권 보호는 성경에서 중요한 가치로 다루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이 처음으로 유입되기 시작한 때가 1980년대 후반경인데 당시에는 정부에서도 그들을 위한 어떠한 정책도 마련하고 있지 않았을 때입니다. 이 시기에 뜻이 있는 목회자들이 이주민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인권 보호와 권익증진에 앞장서면서 이주민 선교는 시작되었습니다. (박천웅박사, 2013. 09. 03. 한국교회의 이주민선교 역사와 향후 과제) 특징은 개교회보다는 이주민선교단체가 주도적으로 이끌어 왔다는 점입니다.

이 점은 오늘날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영향으로 사역내용도 정통교회의 예배 형식이 아닌 수요자의 눈높이에 맞춘 상담, 쉼터, 인권 보호, 다문화 교회 등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성경에는 수많은 정치 지도자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이주민 정치인을 꼽으라면 요셉, 다니엘, 모세 등입니다.

이들이 왜 이주민 정치 지도자가 되었는지는 잘 아실 것입니다. 요셉은 어릴 때 애굽으로 강제이주 당했으며, 다니엘도 나라가 망하고 바벨론으로 강제 이주를 당했으며, 모세는 이주민 2세로 애굽에서 출생하여 미디안 광야로 강제 이주했고,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여 다시 애굽으로 돌아와 고통 받고 있는 히브리인들을 가나안 땅으로 이주시킨 인물입니다. 물론 그 같은 스토리는 구약의 기록이고, 신약은 영혼의 구원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새 계명의 정신은 사랑의 실천에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실천 없는 사랑은 울리는 꾕과리 소리와 같아서 뜻 없는 소리일 뿐입니다. 천사의 말을 해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했습니다.(고전13장) 그 사랑의 실체는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고난당하는 사람들을 몸과 마음으로 도와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례로 볼 때 한국교회는 이주의 정치화에 반대할 명분이 없으며, 이주민들의 안전과 문화적 욕구와 자신들의 권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또 정치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한국교회는 이들을 교육하고, 함께 토론하며, 이주민들이 한국사회 및 정치구조를 이해하고 잘 대응할 수 있도록 지지해 주어야 합니다. 이주민의 정치화 현상은 이주민의 사회화 과정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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