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비평] 민생을 위한 사설은 어디에?
[뉴스 비평] 민생을 위한 사설은 어디에?
  • 안기석 장로
  • 승인 2023.10.10 1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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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의 경제 사정이 심히 어렵다. 국민의 삶이 팍팍하고 힘들다는 것이다. 아시안게임에서 들려오는 대한민국 젊은 선수들의 메달 획득 낭보만이 겨우 위안이 될 뿐이다. 국민의 삶을 살리고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고 그 기반을 닦아야 할 정치에서는 정쟁의 소음만 들려서 국민들은 눈과 귀를 막고 싶지만 신문 지면과 방송 화면은 그 정쟁의 생중계로 부산하다.

오랜 단식을 끝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첫 일성으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민생을 위한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정치 관련 기사들은 이 대표의 정치적 셈법과 대통령실의 무반응과 여당의 신경질적인 반응에 대한 다각도의 분석을 쏟아냈다. 그동안 정치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국회에서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느냐, 부결되느냐와 가결 후 영장심사에서 구속되느냐 기각되느냐의 문제에 집중되었다. 가결 후 민주당의 내분 상황과 기각 후 이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관찰도 양념처럼 뿌려졌다. 뉴스는 흥미 있는 사안을 추적하고 이에 대한 분석과 비판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러나 언론은 사회의 통합 역할도 중요한데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은 사설이나 칼럼이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겨레, 경향신문, 한국일보의 최근 사설과 칼럼을 살펴보았다.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에 대해 사설을 쓴 곳은 조선일보와 한겨례뿐이었다. 경향신문은 외부 필자의 칼럼을 실었다. 나머지 신문들은 외면하는 듯이 보였다.

조선일보는 10월 4일 자 사설에서 “영수회담 요구 앞서 이 대표가 마비시킨 국회부터 정상화해야” 한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비판의 근거는 “이 대표가 국회를 마비시켰다, 영수회담은 구시대 유물이다, 문재인 정부 때는 영수회담 제의를 무시했다, 민생이 아닌 다른 정치적 목적이 있다”는 것들이다.

한겨레는 10월 3일 자 사설에서 “윤 대통령, 이재명 민주당 대표 만나라”라며 영수회담을 권유하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에 대한 논리는 “벼랑 끝에 선 경제와 민생 앞에선 머리를 맞대야 한다, 윤 대통령이 민생정치 복원에 시동을 걸 수 있는 기회다”는 것이다. 물론 이 대표의 정략적 의도도 인정하고 있지만 제1야당 대표를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며 한 번도 만나지 않은 윤 대통령도 질타했다. 영수회담이 껄끄럽다면 여야 정당 대표와 원내대표들이 동석하는 다자 회담도 제안했다. 중앙일보나 국민일보도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에 대해 직접 논평하지는 않았지만 사법부가 이 대표의 체포영장심사에서 기각한 것을 존중하고 여야가 민생 문제를 다룰 것을 주문하고 있다.

검사에서 정치인으로 급변한 윤 대통령에 대한 호불호와 격려와 비판이 있듯이 행정가에서 정치인으로 갓 데뷔한 이 대표에 대해서도 지지와 비판이 첨예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윤석열 개인이 아니라 대통령으로서, 이재명 개인이 아니라 거대 야당의 대표로서 대한민국의 오늘과 내일의 운명을 쥔 지도자들이 과거의 틀에 벗어나 국민을 살리는 길에 나서도록 언론들은 독려할 의무가 있다. 국민들의 삶이 나아지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면 그런 정치적 계산을 누가 나무랄 수 있겠는가?

안기석 장로<br>​​​​​​​도서출판 ‘세상의 모든 선물’ 대표
안기석 장로
도서출판 ‘세상의 모든 선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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