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원장 신승민 목사)는 기사연 리포트 24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어떻게 재개할 것인가?’를 발간했다.
기사연 리포트 24호에는 신승민 목사의 권두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어떻게 재개할 것인가?’, 정웅식 소장(한겨레평화연구소 소장, 평화네트워크 대표)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재발명’, 최형묵 목사(천안살림교회)의 ‘평화·통일 사역에 대한 성서적·신학적 이해’의 글을 비롯해, 기사연 소식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신승민 목사는 최근 북한이 지난 30년간의 북미관계정상화 정책을 포기하고 러시아 및 중국과의 동맹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해,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치 전선이 형성돼 위기감이 고조됐다고 설명했다. 위기의 순간일수록 남북 관계가 ‘힘에 의한 평화’가 아닌 ‘대화와 신뢰에 의한 평화’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욱식 소장은 ‘재발명’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한반도 평화를 바라보며,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정책을 변화한 정세에 맞게 분별하며 접근할 것을 주장했다. 먼저 종전선언과 전시작전권 환수에 대한 비판적 성찰에서, 문재인 정부의 과도한 집착을 지적하며 겉으로 ‘대화와 신뢰에 의한 평화’를 말했지만 실제로 ‘압도적인 힘의 우위에 의한 평화’를 추구했던 모습을 비판했다. 따라서 극우·보수는 이 주제에 대한 체질적 거부감을, 중도·진보는 맹목적인 집착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제안했다. 군비통제에 대해서,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소통 및 시민적 공론화가 부재한 현실을 지적했다. 또한 군비 감소가 곧 군사력 감소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개념 이해가 선결돼야 함을 강조했다. 비핵화 대신에 비핵지대로에 대한 주제에서, 이제 비핵화 실현이 거의 불가능해진 현실에서 그동안의 비핵화 추진 실패의 원인을 ‘돌아보고’, 긴 호흡과 시야를 가지고 문제를 ‘멀리 보고’, 한반도 핵문제의 뿌리를 ‘깊게 보며’, 세계 비핵무기지대의 상황을 참고하며 ‘넓게 보자’고 주장했다. 정 소장은 ‘한반도 비핵지대와 평화체제 구축에 관한 협정’을 제안하며, 평화협정이 곧바로 평화체제를 만들지는 못해도 남북한이 상호 불가침을 확인하며 조금이라도 진전된 평화를 만들어 낼 것이란 기대를 보여줬다.
최형묵 목사는 한국교회가 분단체제 아래에서 적대적 의식을 강화하는데 기여했고 지금도 여전한 모습을 보이고 있음을 지적했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평화의 복음이란 무엇인지 제시했다. 정의로운 평화의 이상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의 중심이었고,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교회를 평화 실현의 공동체로 인식했다. 더욱이 교회는 힘의 우위를 통해 만들어진 로마의 평화(Pax Romana)에 대항해 원수 사랑의 진정한 평화인 그리스도의 평화(Pax Cristi)를 믿었다. 최 목사는 그리스도인은 평화를 지향하며, 나라마다 전쟁 억제를 명분으로 군비확장에 몰입하는 시대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국가적 노력과 정책을 시행하도록 요구할 사명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은 1979년 에큐메니칼 정신에 입각하여 설립된 단체로, 정의롭고 민주적인 사회 건설, 한국사회에 선구적 역할 담당, 더불어 사는 상생의 공동체를 비전으로 삼고 있다. 이후 11월 16일(목) ‘2023 제2차 기사연 평화원탁회의 – 양심적 병역거부와 평화운동’이 기사연 공간이제에서 열릴 예정이다. 발표자는 Daniel M. Untch(독일 헤세나사우주교회 평화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