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칼럼] 108회 예장 합동 총회의 불법과 교권주의를 비판한다!
[논설위원 칼럼] 108회 예장 합동 총회의 불법과 교권주의를 비판한다!
  • 박성철 교수
  • 승인 2023.10.05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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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 필자는 언제나처럼 경희대학교 공공대학원 저녁 강의를 끝내고 집에 가기 위해 청운관을 나섰다. 다른 날과 별반 다르지 않은 하루였지만, 필자는 청운관을 나서며 복잡한 심경으로 경희대학교 교정을 바라보았다. 왜냐하면 그날은 예장 합동 교단의 교권주의 목사들이 불법으로 필자를 제명출교한 후 첫 강의를 했던 날이기 때문이었다.

중세였다면 파문과 함께 사회에서 매장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중세를 살고 있지 않으며 교권주의는 필자에게 무의미하기에 그런 협박 따위는 필자의 일상을 바꿀 수 없었다.

물론 올 초만 하더라도 인천 새소망교회(현 한소망교회) 그루밍 성폭력 피해 교인들을 돕는 지난 2년 동안의 사역 때문에 교단에서 제명출교를 당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루밍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 지 6년이 지났고 성범죄를 저지른 목사가 감옥에 간 지도 2년이 지났다.

많은 이들이 법적 처벌이 끝나면 성폭력 사건이 종결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성폭력 피해자들은 이 범죄를 묵인한 교회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도 회복 프로그램도 제공받지 못한 채 홀로 고통을 감내하고 있으며, 성폭력 문제를 공론화하고 피해자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자고 주장하다가 불법으로 쫓겨났던 교인들은 관련된 모든 재판에서 승소했음에도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아들의 범죄를 덮기 위해 불법을 저질렀던 아버지인 담임 목사가 대리인들을 내 세워 여전히 교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고 예장 합동 총회와 일부 노회의 교권주의 목사들이 이를 돕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제명출교는 그 교권주의 목사들이 법원으로부터 합법적으로 위임받은 권한에 따라 감당하였던 필자의 직무대행자로서 역할을 한편으로 ‘반기독교 사역’으로 음해하고 다른 한편으로 ‘교회를 분열’을 획책한 행위로 고소한 결과였다.

하지만 예장 합동 총회는 거짓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을 뿐 아니라 불법을 저지른 자들의 이권을 지켜주기 위해 스스로 교단법을 어겼다. 이것이 중세의 마녀사냥과 다를 바가 무엇인가? 하지만 안타깝게도 2023년 총회를 치른 보수 교단들의 대부분은 퇴행적 결정을 통해 역사적 오점을 남겼다.

여성강도권을 공식적으로 가결했다가 이틀도 안 되어 취소하는 웃지 못할 결론을 내린 예장 합동과 교회 세습의 대표인 명성교회에서 총회를 연 예장 통합의 행위는 그저 대표적인 예일 뿐이다.

무엇이 한국교회의 주류를 형성해 온 보수 교단들의 타락을 주도하였는가? 필자는 돈과 권력에 빠진 교권주의자들을 각 교단이 제대로 제어하지 못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교단이 건강하지 못할 때 교권주의자들은 힘을 얻게 되고 자신들의 이권을 위해 복음의 가치를 거스르는 결정을 내린다.

이러한 악행과 죄악이 반복되다 보면 교단은 자정 능력을 상실하게 되고 결국 타락의 늪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교권주의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처음부터 엄청난 변화나 개혁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교권주의자들의 잘못된 결정을 비판하며 복음의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

결국 변화는 그 목소리들이 어제보다는 오늘에서, 오늘보다는 내일에서 더 큰 영향력을 얻을 때 발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필자는 교권주의자들의 악행에 맞서려 한다. 그 방법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일상을 지속하는 것이다. 그루밍 성폭력 피해 교인들과 계속해서 함께 하는 것이며, 하나세교회와 하나세정치신학연구소를 통해 정치신학의 필요성을 더욱 열정적으로 알리는 것이며, 맡겨진 가르치는 사역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교단과의 법적 싸움도 진행할 것이다.

혹자는 그 많은 돈과 시간 그리고 열정을 쏟아가며 얻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교단이 불법을 저지르고 목사들이 범죄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잘못을 저지르는데 침묵하고 타협한다면 내일의 우리 현실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때론 피해와 불이익이 기다려도 걸어가야 하는 길도 있는 법이다. 그리고 그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힘을 주는 것이 바로 진정한 기독교 신앙이다.

박성철 목사
박성철 교수
경희대학교 공공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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