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과 진주]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언론 통제의 서막
[거룩과 진주]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언론 통제의 서막
  • 편집인
  • 승인 2023.09.1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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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말며, 너희 진주를 돼지 앞에 던지지 말라”(마태 7:6)
1986년 9월 9일, 민주언론운동협의회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보도지침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1986년 9월 9일, 민주언론운동협의회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보도지침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한국 언론사를 뒤돌아보면 언론은 정권의 하수인과 저항인, 자유인을 오갔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다음과 같이 요약하고 있다. “박정희 정권은 이승만 정권이 저지른 갖가지 나쁜 짓거리들을 똑같이 되풀이했다. 언론 탄압도 그 중 하나였다. 1971년에는 대학생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독재 정권의 꽁무니만 핥는 기자들을 정면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얼마 뒤 동아일보를 시작으로 여러 신문사들이 ‘외부 압력 배격’과 ‘기관원 상주 거부’를 선언한 ‘언론자유수호선언’이 잇달아 터져 나왔다.” 돌연 박 정권은 “1972년 유신 체제로 접어들며 신문 편집권은 또 다시 정권의 손아귀에 들어갔다. 편집국에 도사리고 앉은 중앙정보부 요원이 기사부터 사진까지 하나하나 통제하며 기자들에게 재갈을 물렸다. 1973년에도 보도 통제에 대해 성명서를 발표했지만 이미 정권의 꼭두각시로 전락한 언론사들은 칼춤을 추며 기자들에게 징계를 내리기 바빴다”고 했다.

이어, 전두환 신군부의 언론 탄압은 유신 정권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신군부는 79년 12.12 쿠데타 때부터 모든 신문과 방송은 계엄사령부에서 운영하던 검열반의 검열을 받은 뒤에야 보도를 내보낼 수 있었다. 광주 대학살을 거친 후 신군부의 언론 통폐합으로 1980년 1년 동안 기자 1,000여 명이 잘려 나갔다. 신군부는 언론사 건물 앞에 탱크까지 배치하며 ‘함부로 입을 놀리지 말라’는 확실한 의도를 드러내기도 했다. 신군부에 맞선 기자들을 세계 언론 역사상 찾아볼 수 없는 대량 해직을 시키고 언론통폐합을 단행했다.”(박우정)

과거, 언론 탄압과 언론 학살의 징후가 다시 흑막을 드러내는 듯하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동관)가 ‘대장동 사건’과 관련한 뉴스타파의 허위 인터뷰 의혹 등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는 가짜뉴스 근절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한다며 지난 6일, “가짜뉴스 문제가 주요 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심각한 폐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가짜뉴스에 대한 긴급 대응체계를 시급히 마련하기 위해 입법 조치 등을 철저히 이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악의적인 허위보도가 단 한 번이라도 적발되면 해당 매체를 퇴출할 수 있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도 추진할 방침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고의나 중대한 과실 등에 의한 악의적인 허위 정보를 방송 통신망을 이용해 유포하면 ‘원스트라이크 아웃’이 가능한 ‘통합 심의법제’ 등 보완 입법에 나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마치 언론의 흑역사가 되풀이되는 논법이 아닌가! 과거는 총칼로 언론 통제와 탄압을 했다면 지금은 그들이 가장 잘 하는 ‘법 기술’로 규제한다는 논리이다. 성경은 의역한다. “거룩한 민주 언론을 정권의 하수인 개들에게 주지 말며, 진주 같이 빛나는 언론 자유를 돈과 권력으로 배부른 돼지들에게 던지지 말라” 원스트라이크 아웃은 야구도 모르는 무식한 자들의 소행이다. 언론을 통제한 정권은 모두 불행한 역사로 끝났다. 이 교훈이 반면교사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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