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진 복음, 어디로 가는가...전쟁인가? 평화인가?
쪼개진 복음, 어디로 가는가...전쟁인가? 평화인가?
  • 가스펠투데이 보도팀
  • 승인 2023.09.14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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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된 사회, 분열된 교계
한반도의 평화는 이미 어디론가 날아가버렸다. 그런데 교회마저 분열과 분쟁의 최전선으로 치닫고 있다. 사진은 북한의 화성-17형 발사장면. AFP.
한반도의 평화는 이미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그런데 교회마저 분열과 분쟁의 최전선으로 치닫고 있다. 사진은 북한의 화성-17형 발사장면. AFP.

분열된 사회

지난 7월 11일, 그동안 남한을 ‘남조선’이라고 부르던 북한이 ‘대한민국’이라고 언급해 그 배경과 의도가 이슈가 됐다.

김여정 부부장은 담화에서 미 공군의 정찰 활동을 비난하면서 남한 측을 ‘대한민국’이라고 칭했다. ‘대한민국’ 또는 ‘한국’이라는 단어는 북한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은 표현으로, 통일부 대변인은 이를 ‘최초’라고 밝혔다. 정부와 언론은 “그동안 북한이 ‘남조선’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 것은 우리가 북한을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잠정적인 특수 관계 대상’으로 규정하듯 북한도 남측을 ‘같은 민족’ 또는 ‘통일의 대상’으로 보는 관점이 반영된 것”이라고 정리했다.

한편, 북한은 군비 확장에 최대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북한의 군비 확장은 표면적으로 엄청난 규모다. 핵무기 실전 배치와 함께 지난 8일 첫 ‘전술핵공격잠수함’을 건조해 진수했다고 노동신문은 밝히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수중에서 적대 국가들을 선제 및 보복 타격할 수 있는 위협적인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활용한 북한의 수중 핵·미사일 위협이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군사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북한의 두 가지 변화와 함께 윤석열 정부는 집권 전부터 “북한의 선제공격이 가해질 경우, 가동할 대량응징보복(KMPR) 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히며 “우리의 고위력 정밀 타격체계와 함께 한미동맹의 압도적인 전략자산으로 응징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평화는 구호로 이뤄지지 않는다. 평화는 압도적 힘의 결과”라며 “강력한 대북억지력만이 대한민국의 평화를 보장할 수 있다”고 덧붙혔다.

선제 공격 대한 근거 없는 믿음, ‘선빵의 미신’이 동북아 지역을 횡행하고 있다고 모 언론은 보도했다. 또한 동북아 국가들이 선제 타격 능력을 공개적으로 연습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하며 “남북한이 모두 방어를 말하면서 선제 타격을 추구하고 있다. 일본은 ‘반격 능력’이라고 쓰고 ‘적기지 타격’이라고 읽는다. 미국은 오래된 확장 억제를 개편하여 ‘북한 정권의 종말’을 지향하는 한·미·일 통합 억제력으로 확장하고 있다. 중국은 군사력을 현대화하고 핵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그 이름이 무색하게도 태평양에서 군사 활동을 늘리고 있다. 선제 타격은 더 이상 국가안보전략이나 작전계획상의 개념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한미일 군사 합동훈련과 함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전쟁의 공포를 현실화시키고 있다. 전쟁에 대한 국민의 불안이 가중되면서 또 다른 전쟁으로 점화되어 절정에 이르고 있다. 지난 광복절 기념사에서 윤 대통령은 “우리의 독립운동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 자유와 인권, 법치가 존중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건국 운동”이라며 “전체주의 세력은 공산 전체주의를 맹종하며 조작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세력들이 여전히 활개 치고 있다. 공산 전체주의 세력은 늘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운동가, 진보주의 행동가로 위장하고 허위 선동과 야비하고 패륜적인 공작을 일삼아 왔다”고 연설했다.

헌법에 명시된 독립운동을 부인하고 건국운동으로 정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운동가, 진보주의 행동가들을 싸잡아 공산전체주의로 몰아가는 주장을 펴며 정치이념 전쟁을 의도적으로 시작한 듯하다. 결국, 진보와 보수, 좌와 우로 편 가르기를 하여 자신을 반대한 0.7% 차이의 나머지 47.8% 국민을 공산전체주의 세력으로 판단하듯 적으로 간주, 이들을 향해 전쟁을 선포한 것처럼 보인다.

분열된 교계

한국 교회는 어떤가? 한국 교회는 평화통일을 위해 새벽 강단에서, 전국 산골짜기마다 기도의 재단을 쌓고 간절히 기도했다. 전쟁은 안 된다며 모든 교회가 함께 마음을 모았다. 나아가 국제연합 UN과 세계교회협의회(WCC)에 한반도 평화 통일이 주요 안건으로 상정되게 외교적 선교적 프로젝트로 힘을 기울여왔다. 특히 “독일교회는 1981년 한·독교회 회의에서 NCCK 통일위원회 설치를 제안하고, 1985년 WCC 대표들과 NCCK 대표 권호경 목사가 방북함으로 평화 통일의 대한 기대가 고조됐다”고 전 NCCK 총무 이홍정 목사는 말했다.

이런 40여 년의 수고와 노력으로 인해 잠정적으로 평화의 열매가 맺어지는 듯했다.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군사분계점에서 남북의 정상들이 만났다. 이듬 해 2019년 6월 30일에는 트럼프 미대통령과 남북 정상들이 역사적 만남도 가졌다. 실제적인 평화가 실현되어 역사적 변곡점이 되기를 우리 국민과 세계는 기대했다. 그러나 미국과 북한의 몇 차례 회담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한 낯 허망한 꿈이 역사적 흔적으로 남은 실망이었다. 이후 남북은 대화가 단절되고 북한은 다시 미사일을 쏘고 핵실험으로 위협을 전개했다.

한편, 극우 보수를 표방하는 기독교 일부 세력은 성조기를 앞세우고(윤석열 정부 이후에는 일장기도 같이 휘날리며) 한국의 멸망은 주사파와 간첩들의 공작에 의한 내전일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한미동맹 강화, 주사파 척결, 자유통일 등을 노골적으로 공개 강의하고 있다. 바로 한국의 극우 보수의 산실이며 근거지가 일부 한국 교회와 목사들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다.

올해는 정전협정 체결 70주년이자 한미동맹 체결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우리도 핵무장을 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전면에 표방하며 국가주의를 강조하는 분위기다. 한미일 군사 경제 정치 등 상호공존을 기반으로 강한 우위의 힘만이 평화를 지킬 수 있다는 논리다. 이런 국면에서 과연, 원수까지 사랑하라는 복음의 정신은 한반도와 한국 교회에 무슨 의미일까. 신냉전 이데올로기로 성전을 신앙으로 믿는 오늘의 기독교 현실에서 예수그리스도의 복음은 어디로 가는가. 전쟁인가? 평화인가? 복음의 안정된 지대는 있는가. 진보나 보수, 남북한이 공생공락하는 길은 없는가.

유영식 박사(장신대, 북한학)는 작금의 한반도 상황은 전형적인 국제정치의 특성인 ‘무정부상태’를 노정하고 있다며 “북한은 강대강 정면승부 투쟁원칙에 따라 공세를 강화하고 한미 양국은 강경한 대북압박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 국면에서 한쪽은 ‘힘에 의한 평화’만이 답이라고 주장하며 전쟁까지 언급하고 있으며, 다른 한쪽은 ‘평화에 의한 평화’를 외치며 현실적인 안보위협을 간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한국교회는 이런 흐름의 어느 일방에 편승할 것이 아니라, 한반도상황이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무정부상태(강력한 중앙권위체의 부재)’가 유지되도록 하는 지혜를 모색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안교성 박사(장신대, 교회사)는 “교회는 마땅히 소속국가를 사랑해야하지만, 동시에 하나님의 나라 백성으로서 기독교 정신으로 소속국가가 바로 서게 해야 한다”며 “한국전쟁과 휴전 과정에서 한국교회는 오히려 국가의 영향을 받은 바 있다. 당시 민족주의, 핵, 협상 등의 주제가 중요했는데 한국교회는 민족주의에 있어서 신앙보다 이념을, 핵에 있어서는 평화보다 무력을, 협상에 있어서는 전략보다 명분을 내세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결과 한국교회와 한국사회에서 평화담론보다 전쟁담론이 우세해졌고 화평케 하는 자의 소명을 감당하지 못했다. 아직도 전쟁 피해자로서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한 상황”이라면서 “종교에서 신들은 전쟁신의 양상이 있고 유대교에도 그런 양상이 나타나지만, 기독교는 궁극적으로 ‘평화의 왕’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데 최근 상황을 보면 70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쟁론은 교회가 아니라도 주장할 이들이 많지만, 평화만큼은 교회가 앞장서야 한다. 휴전 70년 되는 지금, 한국 교회의 고유한 사명이 무엇인지 다시 깨닫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배현주 박사(전 WCC 중앙위원)는 “흑백논리, 성전논리를 확립시킨 우리의 과거를, ‘안전한 공간’에서, 연민과 건설적 성찰로 다시 읽어낼 수 있는 영성적 과정이 만들어지기를 간절히 기원하는 마음”이라며 “기후위기 시대 환경학살인 전쟁은 어떻게든 피해야 하고 평화적 외교적 역량 극대화를 통한 공생공락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한반도의 평화는 이미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전쟁의 공포와 피 냄새가 진동을 한다. 법 기술로 숙련된 편 가르기와 공작과 조작이 판을 치고 있다. 마치 전체주의가 히틀러처럼 등장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런데 복음을 순교자의 정신으로 지켜야 할 교회마저 분열과 분쟁의 최전선을 향해 치닫고 있다. 108회 총회 장소, 명성교회 선정을 두고 예장통합은 찬성과 반대로 분열됐다. 목회자와 장로 등 2,000여 명, 총대 180여 명이 반대 서명운동과 함께 총회 장소 반대 기도회를 개최한다. 이 기도회에 증경총회장들도 지지 설교를 한다.

제108회 총대 모 목사는 “교단 분열의 서막이 시작됐다”는 극단적 진단도 내렸다. 이미 총회재판과 사회 대법원에서 명성교회 측이 승소한 판결에도 불구하고, 다시 목회지대물림방지 헌법 제28조 6항으로 불씨가 옮겨져 정치부와 헌법위원회 개정 상정으로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평화는 깨지고 “누가 더 정의이냐? 복음이냐?” 하는 전쟁에 돌입했다.

전쟁인가 평화인가

복음은 이미 쪼개졌다. 코로나 이후 대전환의 변곡점에서 함께 힘 모을 때에 “복음은 전쟁인가? 평화인가? 어디로 갈 것인가?”하는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다. 복음이 정치사회 현장에서, 총회 장소 현장에서 갈림으로 쪼개져 있다.

서부지역 전 노회장 총대 S 목사는 이렇게 말한다.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성을 보시며 애통하셨던 예수님께서 눈물을 흘리시며 ‘오늘날 평화에 관한 일을 알았더라면 좋을 뻔하였거니와 지금 네 눈에 숨기웠도다’(눅19:41,42)는 예수님의 말씀을 깊이 성찰한다면 쪼개진 복음이 나라와 한국 교회를 살리는 화해와 화평의 길라잡이, 산상수훈으로 성취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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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욱 2023-09-15 10:35:07
평화를 지켜야 합니다. 하지만 상식과 진리를 벗어난 행동에 대해서는 각자 갈 길을 가야 할 것 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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