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자의 리딩누크] 일하는 목회에 관심이 많은 설교자에게
[설교자의 리딩누크] 일하는 목회에 관심이 많은 설교자에게
  • 황재혁 기자
  • 승인 2023.09.14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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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널드 F. 호크의 『일하는 사도 바울의 사회적 배경과 맥락』

최근까지 페이스북에 ‘일하는 목회자들’이라는 그룹이 있었습니다. 이 그룹에는 약 2만 명의 사람들이 가입해 일하는 목회에 대해 활발하게 서로 소통하며 정보를 교환했습니다. 그러나 이 페이스북 그룹은 6월 30일을 마지막으로 운영을 중단했습니다. 그 대신 네이버 카페 ‘알아두면 든든한 이웃, 일하는 목회자들’이 새로 만들어져 여기에서 모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네이버 카페에서의 소통은 이전보다는 훨씬 더 줄어든 것처럼 보입니다. 9월 10일 기준으로 네이버 카페의 가입자는 약 1,300명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일하는 목회에 관심을 가지는 목회자의 수가 늘었습니다. 그러나 이를 목회현실적인 차원이 아니라 성경신학적인 차원에서 논하는 책은 드물었습니다. 지난 8월에 알맹e에서 번역하여 출판한 『일하는 사도 바울의 사회적 배경과 맥락』은 일하는 목회의 원조인 사도 바울을 ‘일하는 목회’라는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책입니다. 로널드 F. 호크는 이 책을 지금으로부터 약 40년 전인 1980년에 처음 출판했는데요. 한국교회의 맥락에서는 일하는 목회에 대한 관심이 많은 지금 이 시기에 이 책을 읽는 게 시의적절해 보입니다.

 

천막짓기와 사도직

『일하는 사도 바울의 사회적 배경과 맥락』은 전체 5장으로 된 얇은 책입니다. 1장은 ‘바울과 천막짓기’, 2장은 ‘생업으로서의 천막짓기’, 3장은 ‘일하는 선교사 바울의 삶’, 4장은 ‘천막짓기와 사도직’, 5장은 ‘결론’이라는 소제목이 각각 붙어 있습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가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바울의 천막짓기에 대해 상세하게 논합니다. 저는 이 책을 읽기 전에 바울이 천막장이로 살아가는 게 이토록 수고스러운 삶일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전도 여행 중에 바울이 주로 복음을 전하고, 그 남는 시간에 천막을 지었을 것이라 추측했습니다. 그러나 바울의 실제 삶은 저의 추측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바울은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천막짓기에 일상의 대부분을 할애했습니다. 그렇게 일하지 않으면 바울은 생계를 유지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전도여행을 자주 다닌 바울은 단골 고객을 형성할 시간도 없이 여러 도시를 떠돌아다녀야 했습니다. 그는 새로운 도시에서 새로운 사람들로부터 새로운 일거리를 얻어야 했습니다. 바울이 아무리 첫막짓기에 능통하더라도 매번 새로운 환경에서 일거리를 얻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떠돌이 천막장이로서 바울은 만약에 일거리를 얻지 못하면 굶어야 했고요. 만약에 일거리를 얻으면 아침부터 밤까지 고된 육체노동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일하는 목회자로서 사도 바울의 삶은 참으로 치열했습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복음을 전한 바울

그렇다면 바울이 아침부터 밤까지 머물렀던 천막 제작소는 그에게 어떤 의미였을까요? 물론 천막 제작소는 그에게 최소한의 생계를 위한 터전이었지만, 그에게는 그보다 더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바울은 그곳에서 아직 복음을 듣지 못한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복음을 전했기 때문입니다.

“바울이 이런 작업장에서 선교 활동을 했다고 볼 수 있을까? 내 대답은 확실히 ‘그렇다’이다. 본질적으로도 그렇게 사용했을 법하다. 상대적으로 가죽작업장이 조용하다는 점, 바울이 많은 시간을 작업에 보냈다는 점, 그리고 그리스도에게 개종하는 사람을 얻는 일에 바울이 전적으로 헌신했다는 점에 비추어볼 때, 바울이 동료 노동자들, 손님들, 그리고 그 작업장에 들어오는 다른 사람과 토론할 때 복음이라는 주제를 꺼내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78쪽)

사도 바울이 직접 쓴 편지로 알려진 데살로니가전서 2장 9절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여러분은 우리의 수고와 고생을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여러분 가운데 아무에게도 폐를 끼치지 아니하려고, 밤낮으로 일을 하면서 하나님의 복음을 여러분에게 전파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바울이 데살로니가 지역에서 밤낮으로 천막짓기를 했고, 그가 최선을 다해 복음을 전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복음 전파의 중심에 그가 오랜 시간 머물렀던 천막제작소가 있었을 겁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복음을 전했던 바울을 통해 일하는 목회자들은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요? 목회자들이 세상에서는 그저 돈을 벌기만 하고, 교회에서만 성도들을 대상으로 목회하는 것이 아니라요. 그들이 있는 그 어디든지 선교의 최전방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바울을 통해 배울 수 있을 겁니다. 복음 전파라는 최고의 사명을 위해 바울이 감내하였던 십자가를 생각하며, 이 시대의 목회자들이 감내해야 할 십자가는 무엇인지 다시금 질문하게 됩니다.

황재혁 목사<br>예수마을교회 청년부 담당<br>​​​​​​​본보 객원기자<br>
황재혁 목사
예수마을교회 청년부 담당
본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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