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목회] 구원은 바깥에서 온다
[예술과 목회] 구원은 바깥에서 온다
  • 장준식 목사
  • 승인 2023.09.14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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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이 풍경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여름이 여름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속도가 속도를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졸렬과 수치가 그들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바람은 딴 데에서 오고

구원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오고

절망은 끝까지 그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

(김수영, '절망(絶望)')

사악했던 오므리 왕조를 무너뜨린 예후 왕조는 또다른 사악함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이게 참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아합 왕으로 대표되는 오므리 왕조를 무너뜨리는 심판의 도구로 쓰임 받은 예후 왕조인데, 그들도 결국 오므리 왕조와 다를 바 없이 ‘여로보암의 길’로 갔습니다. 다윗의 길로 가지 못하고 여로보암의 길로 간 것 때문에 예후 왕조는 오므리 왕조를 무너뜨린 특별한 공훈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진노를 받아 이웃 나라인 아람에게 학대를 당했습니다.

학대를 당한 예후 왕조의 여호아하스(예후 왕의 아들) 왕은 하나님께 살려달라고 부르짖습니다. 학대당하는 것을 가슴 아파하는 하나님은 배은망덕한 여호아하스의 기도를 외면하지 않으시고 그의 기도를 들어 구원자를 보내주십니다. 그래서 북이스라엘은 아람의 학대로부터 구원을 받습니다.

로마서에서 바울이 말하고 있듯이, 우리는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다”는 말씀이 여호아하스에게 이미 이루어진 것을 봅니다. 구원은 바깥에서 옵니다. 시대의 모든 선지자들은 이것을 동일하게 말합니다. 2차대전 당시 독일 나치에 의해 수많은 고통을 받았던 발터 벤야민도 구원은 바깥에서 와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메시아 사상’를 펼칩니다. 우리나라의 어두운 독재 정권 시절을 살았던 김수영 시인도 동일한 말을 합니다. “바람은 딴 데에서 오고 구원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오고.”

우리가 기도하기를 멈추지 말아야 할 이유는 분명합니다. 기도는 구원에 대한 갈망입니다. 그리고 기도는 구원이 바깥에서 온다는 것에 대한 믿음입니다. 우리 스스로 해결하여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우리의 삶은 온통 바깥의 구원을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매 순간, 기도하는 일은 우리의 삶이 구원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고, 우리의 소망처럼 구원이 실제로 바깥에서 오도록 길을 여는 것입니다.

큰 기도, 시간이 많이 드는 기도, 정성이 많이 들어간 기도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작은 기도, 찰나에 드리는 화살기도, 정성이 별로 들어가지 않은 기도여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마음가짐입니다. 기도는 우리가 구원을 갈망한다는 것, 구원은 바깥에서 온다는 것, 그리고 구원은 마침내 온다는 것에 대한 고백이며 믿음입니다. 이 마음만 있다면, 우리의 기도는 어떠한 형태의 기도이든지 값어치가 있습니다. 그러니, 매 순간, 기도로 시작하고, 기도 안에 있고, 기도로 마치십시오. 기도는 메시아가 시간 안으로 들어오는 구원의 통로이고 열쇠입니다.

장준식 목사<br>세화교회 담임<br>예술목회연구원 연구위원<br>
장준식 목사
세화교회 담임
예술목회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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