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한국 교회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강소 교회’라는 용어이다. 작지만 강한 교회를 일컫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대 초반부터 등장한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교세의 감소로 인한 대안적 용어로 등장했다. 그러나 상당한 의미가 있는 용어로 보인다. 특별히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한국 교회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관심거리가 되었고 그 방향성에 대하여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우선 몇 가지 전제를 할 필요가 있다. 강소 교회 운동이 대형교회를 반대하는 운동이 되어서는 안 된다. 대형, 중형, 소형 교회는 각 교회대로 그 기능과 사명이 있다. 그런 면에서 교회의 어떤 운동도 규모 논리에 빠져서는 안 된다. 둘째는 강소 교회는 교회 지도자와 교회 공동체의 높은 신앙적 자질을 전제로 한다. 강소 교회는 용어에서도 드러나 있듯이 복음과 실천에 있어서 높은 수준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강소 교회 운동이 교회 규모의 축소에 숨으려는 역기능으로 나타나서는 안 된다.
우선 강소 교회를 지향하면서 가장 먼저 극복해야 할 장애는 성장 중심 사고의 극복이다. 한국 교회가 가진 성장주의적 사고는 상상을 넘어설 정도로 견고하다. 흔한 말로 한국 교회는 기승전성장의 논리에 묶여 있다. 교회의 어떤 사역과 운동도, ‘그래서 교인 몇 명이 늘었습니까?’라는 질문으로 귀결된다. 강소 교회 운동 또한 교회 성장주의에 매몰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에 한국 교회의 주관심사 중의 하나인 선교적 교회 운동 또한 교회 성장주의의로 채색되는 경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강소 교회 운동이 의미가 있다면 그것은 교회 본질 회복의 방향성으로 흘러가야 한다. 최근 강소 교회에 깊은 관심을 가진 덴버신학교 정성욱 교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는 강소 교회가 갖추어야 할 조건에 대해서 선교적 교회론을 같이 언급하면서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강소 교회 또한 그래야 한다는 취지이다.
“선교적 교회론은 결국 만인 선교사론으로 확대된다. 전문 선교훈련을 받고 선교단체의 파송을 받아 풀타임으로 사역을 감당하는 사람들만이 선교사가 아니라, 일상 속에서 하나님 나라와 뜻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님의 파송을 받은 선교사라는 것이다. 예수님은 모든 개개인 그리스도인들을 그들의 삶터와 지역사회와 전 세계로 파송하신 것이다.”
이런 강조가 필요한 것은 한국 교회가 그동안 성장을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 교회가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은 건강한 성장이었느냐는 질문이 있기 때문이다. 1980년대부터 성장에 대한 염려의 소리가 적지 않았다. 한국 교회를 ‘물 먹인 소’에 비유한 한 신학자의 가슴 아픈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질이 강조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강소 교회는 교회의 규모 논리에 방점이 찍혀 있은 것은 아니다. 강소 교회 운동은 성경이 강조하는 바 교회를 이 세상에 세우신 본래의 목적대로 교회가 존재해야 한다는 의미를 살리는 운동이 되어야 한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 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요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에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러므로 집 안 모든 사람에게 비치느니라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 5:13-16)
말씀을 모르는 그리스도인은 없다. 제는 우리가 아는 이 말씀이 한국 교회를 상징하는 말씀이 되어야 한다. 강소 교회는 선택지 중의 하나가 아니라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든 교회가 추구해야 할 길인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