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복음] 영화 〈브레이브 하트〉 - 우리가 지켜내야 할 진정한 ‘자유’의 가치
[영화와 복음] 영화 〈브레이브 하트〉 - 우리가 지켜내야 할 진정한 ‘자유’의 가치
  • 임명진 목사
  • 승인 2023.09.07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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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귀족 출신 윌리엄 월레스(멜 깁슨)는 아버지와 형이 협상 도중 잉글랜드 측의 배신으로 죽자 삼촌에게 맡겨져 검술과 언어, 교양을 익힌다. 하지만, 가족의 죽음으로 인한 트라우마 때문에 도피하여 소시민적 삶을 산다. 한편, 잉글랜드 왕 에드워드 1세(패트릭 맥구언)는 스코틀랜드인의 인종청소를 목적으로 영주들에게 초야권(결혼하는 신부들이 먼저 영주와 하룻밤을 지내는 것)을 제공하고, 이 과정에서 월레스의 부인도 억울하게 살해당한다. 이에 분노한 월레스는 가족과 아내의 복수 그리고 조국 스코틀랜드의 독립을 위해 분연히 일어서고, 흩어진 스코틀랜드인을 결속하여 스털링 전투에서 잉글랜드군을 대파한다. 기세가 오른 월레스의 독립군은 요크를 비롯한 잉글랜드 주요 지역을 점령하고, 다급해진 에드워드 1세 롱생크는 프랑스 왕녀 이사벨(소피 마르소)을 보내 협상을 시도하면서 뒤로는 군대를 재정비하여 진압작전을 준비한다. 마침내 폴커크에서 대규모 결전이 벌어지고, 월레스는 매수당한 귀족들의 외면과 배신으로 전투에서 패하여 도망자 신세가 된다. 은둔한 월레스는 배신자들을 하나씩 암살하고 세력을 키워나갔지만, 또 다른 배신으로 붙잡힌다. 결국, 런던으로 끌려가 반역죄로 사형을 선고받아 장엄하지만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다. 하지만 그의 죽음은 분열된 스코틀랜드인이 다시 하나로 뭉치는 계기가 되어, 1314년 배넉번 전투에서 용감하게 맞싸워 자유를 쟁취하게 이끈다.

〈브레이브 하트〉는 스코틀랜드 성웅(聖雄)으로 일컫는 윌리엄 월레스의 생애를 바탕으로 멜 깁슨이 직접 감독과 주연을 맡아 제작한 영화로, 한 인간이 살면서 목숨까지 바칠만한 가치가 무엇인가를 우리에게 질문한다. 영화에서 그 가치는 ‘자유(Freedom)’이다. 특히 영화 마지막 씬은 인상적인데, 월레스는 동료의 배신으로 사지가 묶인 교수척장분지형(잉글랜드에서 내란죄에 적용한 사형법으로, 목매달아 사지를 절단해 죽이는 형벌)을 당할 때, 집행관의 충성과 자비를 구하면 단칼에 죽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달콤한 제안도 끝까지 거부하며 ‘자유(Freedom)’를 외친다.

영화에서 주창된 가치인 ‘자유’는 결코 쉽게 얻어지지 않았다. 많은 희생과 죽음을 담보로 했다. 먼저 가족의 죽음이 있었고, 믿었던 친구의 배신과 이기적인 욕심에 사로잡힌 영주와 기사들의 방해도 존재했다. 그런데 월레스가 이 모든 걸 극복할 수 있었던 원천은 자유에 대한 ‘신념’이었다. 기독교식으로 말한다면 ‘믿음’에 해당하는 이 ‘신념’은 모든 걸 잃더라도 쟁취하려는 강한 동력이 된다. 마치 천국 비유처럼, 모든 걸 다 팔아 값진 진주(하나님 나라의 복음)를 얻는 것과 흡사하다. 이 하나님 나라의 복음은 ‘해방과 자유’ 그리고 ‘사랑과 정의’의 가치로 요약할 수 있다.

이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메시지를 던져준다. 이 세상을 사는 이유와 명분은 무엇인지, 우리를 존재하고 살아 움직이게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묻는다. 최근 들어 한국 근현대사를 거치며 값지게 쟁취해온 ‘자유(독립)→경제회복→민주화→인권→정의→환경’으로 이어온 가치의 의미와 방향성, 지향점이 흔들리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일제 강점기에 국내외에서 목숨을 걸고 쟁취하려 했던 해방과 독립의 의미가 ‘이념’이라는 엉뚱한 잣대로 난도질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유’의 진정한 가치는 인간 그 자체의 존엄과 존중에 기초한다. 그런데 그 자유가 단지 ‘신자유주의에 기반한 자유시장주의자들의 자유’로만 대치된다면, 그건 자유의 본질적 의미에 대한 폄하와 왜곡이다.

영화는 곳곳에서 성경의 주요 장면들을 오버랩한다. 돌팔매로 골리앗을 때려눕혔던 다윗의 모습, 사랑하는 제자에게 배신당한 예수님의 모습, 그리고 예수님의 활동에 죽은 세례요한이 살아났다고 호들갑 떨었던 헤롯의 모습도 영화에서 엿볼 수 있다. 그 가운데 백미는 십자가로 모든 걸 끝낸 줄 알았지만 부활로 극적인 반전을 이뤘던 예수님의 모습이다. 월레스의 처형으로 모든 문제를 정리했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그것이 스코틀랜드인들의 단결을 이끌어내지 않았는가! 결국,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을 때 그 열매가 맺히는 것처럼, 강한 믿음으로 드려진 희생은 현재의 어둡고 불의한 상황을 전복하는 힘이 된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은 진정한 인간의 해방과 자유가 무엇이며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동시에, 그것이 어떻게 방해받고 왜곡되는지도 드러낸다. ‘자유’의 진정한 가치는 그렇게 쉽게 주어지지도 쟁취되지도 지켜지지도 않는다.

임명진 목사<br>북악하늘교회 담임<br>​​​​​​​문화사역 전문기자<br>
임명진 목사
북악하늘교회 담임
문화사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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