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희슨슈, 헤르테슈” - 잘했어요, 사랑해요 (2)
“생희슨슈, 헤르테슈” - 잘했어요, 사랑해요 (2)
  • 전경선 작가
  • 승인 2023.09.04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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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전경선 작가 (희락공방 대표, 도자기 공예)
몽골선교 함께한 한미선 사역자들과 현지 선교사님들.
몽골선교 함께한 한미선 사역자들과 현지 선교사들. 한미선 제공.

(지난 호에 이어)

며칠을 아이들과 정신없이 지내고 마지막 날 ‘나의 꿈’을 주제로 그림대회를 진행하며 나눠 줄 연필을 깎고 있었다. 그런데 강당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잔잔한 찬양 소리와 아이들의 얼굴, 그들의 몸짓들이 뒤섞이면서 잠시 후 이들과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떠올라 눈물이 흘렀다.

선교팀은 울란바토르 시내에서 1시간 쯤 떨어진 ‘테를지 국립공원’에서 몽골 전통가옥인 게르 체험을 진행했다. 이때 우리는 맡겨진 미션을 잘 수행했다는 안도감, 몽골에 온지 5일 만에 이 나라를 체험해 본다는 설렘으로 가득 차 최상의 평화를 누릴 수 있었다.

드넓은 초원의 나라 몽골에서 교통 체증이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편도 2차선, 편도 1차선 낙후된 도로에는 차량이 가득했다.

큰 버스, 트럭, 봉고차 등의 부피가 큰 차량은 오른쪽이 운전석인 한국의 중고차를 수입한 H사나 K사 차량이 대부분이고, 일반 승용차는 왼쪽에 운전석이 있는 일본의 T사 차량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같은 도로 위에서 왼쪽 오른쪽 운전석이 섞여서 달리고 있었다.

한참을 달려 드넓은 초원이 펼쳐진 테를지 국립공원에 도착했다. 끝없는 평야 곳곳에 마을처럼 게르를 설치해 놓고 관광객에게 빌려주는 시스템이었다. 화장실과 세면장은 별도의 건물에 있었고 식사도 정해진 식당이 있어서 매 끼니를 제공했다. 국립공원이라 그런지 식당과 게르는 참 단정하고 깨끗했다.

선교팀은 식사 후 게르에 짐을 풀고 다음날 교회에서 찬양할 특송을 연습했다. 한미선(한국미술인선교회) 회장님은 미모, 예술, 믿음, 카리스마, 성실, 재치, 기타연주까지 척척 할 수 있는 만능 엔터테이너가 확실했다. 드넓은 초원에서 기타를 연주하시는 회장님을 둘러싸고 ‘빈 들에 마른 풀같이’를 찬양했다. 20명 찬양단원들의 찬양소리는 초원을 뒤덮은 초록빛 편안함 보다 더욱 평화롭고 아름답게 퍼져나갔다. 그 순간은 각자의 일생에서 잊지 못할 찬양의 순간으로 남았을 것이다.

드넓은 초원 위에서 정두옥 회장의 기타 연주에 맟추어 찬양하는 모습.
드넓은 초원 위에서 정두옥 회장의 기타 연주에 맟추어 찬양하는 모습.

몽골의 밤하늘을 보기 위해 늦게 잠들어 피곤했지만 맑은 공기 때문인지 아침 일찍 눈을 떴다. 우리는 반짝거리는 주일 아침 햇살을 머금은 초원에 다시 한 번 감격했다.

식사를 마친 후 교회로 출발했다. 여지없이 교통 체증이 심각한 도로 형편으로 인해 예배시간 보다 50분이나 늦게 도착했다. 하지만 성도들은 우리와 함께 예배를 드리기 위해 조용히 기다려주셨다.

교회가 있는 건물은 생각보다 고층빌딩이었다. 14층 복도 끝에 위치한 교회는 평일에 사무실로 사용되고 있었다.

선교팀도 앉아 찬양을 하는데 찬양 인도자는 바로 우리가 사역하고 왔던 밝은미래학교에서 일하는 교직원 부부였다. 그들의 찬양은 참으로 애절했고 교회는 은혜로 가득했다.

뜨겁게 찬양하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해진 필자는 간절히 기도했다.

‘주님, 여기 모인 젊은이들을 축복하시고 찬양의 모든 가사처럼 이루어 주소서.’

특송 시간, 앞에 나가 서서 찬양을 하는데 연습할 때 보다 더욱 뜨거운 마음이 들었다. 자리에 앉아 있는 교인들을 바라보며 다시 한 번 기도했다.

“주님, 이들을 꼭 안아 주세요. 몽골에서 이들이 부르는 찬양의 숨결로 주님의 온유한 바람이 일게 하소서. 온유하고 따스한 바람이 온 백성들에게 고루 퍼지게 하여 주님의 복음이 하루 빨리 정착되게 하소서. 잡신을 버리고 오직 삼위일체 하나님을 진심으로 믿게 하시옵소서!”

이런 상상을 해 보았다.

우리 선교팀은 갔던 사역지마다 ‘주의 자비가 내려와’ 찬양과 컵타, 율동을 가르쳤다. 언젠가 동남아, 북아시아의 아이들이 함께 만나 한 목소리로 찬양을 한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몽골 땅, 그 푸른 초원 위에 사는 아이들이 해맑게 웃는 모습, 아직은 공산세력의 잔재로 십자가도 걸지 못하고 성경구절도 기재하지 못하는 몽골 한인교회에서의 애절한 찬양, 예배, 뜨거운 강당에 엎드린 아이들의 모습, 미술 수업에 신중하게 임하는 표정들, 뜻도 모르는 한국어 찬양을 목소리 높여 부르던 소리들이 가슴 속에 선명히 반복된다.

귀한 생명들,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많은 인류 중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이지만 몇 년 후, 이들이 선교의 주역이 될 것을 확신한다. 오직 복음만을 들고 생명을 바친 선교사님들,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사역하고 계신 분들의 수고와 헌신이 열매 맺기를 더욱 간절히 기도하게 된다.

무엇보다 크게 은혜를 받고 왔음에 주님께 무한 감사를 드리며 몽골 친구들을 향해 이렇게 말하고 싶다.

“생희슨슈~(잘 했어요) 헤르테슈~(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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