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과 진주] 앞뒤가 안 맞는 역사 만행
[거룩과 진주] 앞뒤가 안 맞는 역사 만행
  • 편집인
  • 승인 2023.09.04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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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말며, 너희 진주를 돼지 앞에 던지지 말라”(마태7:6)
홍범도 장군
홍범도 장군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하여 미국, 소련, 영국, 프랑스 등 4대 연합국에 의해 분할 점령되었다. 동서 냉전이 심화되면서 자유민주주의 서독(BRD)과 공산주의 동독(DDR)으로 분단되었다. 그 후 45년, 1990년 10월 3일 공식적으로 통일했다.

그 해, 예장통합 사회부와 서독의 팔츠주교회와의 교회지도자 상호방문 프로그램이 있어 독일을 방문하게 됐다. 서독교회의 현황과 앞으로의 전망 등 양국 교회의 관심과 비전을 나누는 에큐메니칼 선교 프로그램이었다. 보다 발전된 사회복지 시스템과 실재를 보면서 많은 감회와 감동이 있었다. 특히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현장에서 주운 조각난 벽돌들은 내 가방을 춤추게 했다.

그러나 더 감동과 감격은 아직 공식 통일이 선언되지 않았는데도 공산주의 동독교회까지 방문하게 된 사건이었다. 팔츠주교회에서는 한국의 분단을 고려하여 앞으로 통일의 선교적 비전을 기획하고 기도하라는 뜻에서 동독의 라이프치히 ‘성 니콜라이교회’를 방문케 배려했다.

이 교회는 독일 통일의 불씨였다. ‘칼을 쳐서 쟁기로’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1982년 9월부터 매주 월요일 오후 5시에 모여 평화와 통일을 위한 촛불 기도회를 해왔다. 기독교인이든 아니든 누구나 함께 모여서 평화의 기도와 비전을 토론해오다 1989년 10월 9일, 7만 명이 모여 ‘여행의 자유’를 요구하는 비폭력 저항운동이 시작됐으며 이 평화운동은 그해 11월 9일 베를린 장벽을 무너뜨리는 역사의 변곡점이 됐다. 1년 후 동서독은 공식으로 통일을 선언했다.

바로, 우리 방문팀은 독일교회 역사상 최초로, 동시에 한국교회 역사상 최초로 비자 없이 공산주의 지역, 동독교회를 통일 선언 하루 전에 방문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남겼다. 사실, 팔츠주교회 인도자나 우리도 과연 국경선을 넘어 갈 수 있을까 의심을 하며 시도했다. 그런데, 국경선 경비 초소를 넘어가 성 니콜라이교회를 가게 된 것이다.

예배실에 들어가 무릎 꿇고 기도했다. “우리 조국도 평화와 통일의 그날이 어서 오기를” 동독교회 방문은 하나님의 크신 섭리와 은혜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었다. 이때 역사적 큰 교훈으로 남긴 한 마디가 지금도 전율을 느끼게 한다.

소련과 그 하수인 공산주의자들이 해방군으로서 광장에 동상을 세우고, 기도하며 평화를 외쳤던 사람들을 감시하고 조사했던 공산당 보안청 건물과 사무실 등을 그대로 남겨놓고 있었다. 우리 방문팀은 왜? 철거하지 않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독일교회 인도자 목사님은 “종이로 역사를 남기는 것보다 보고 만지는 현물로 남기는 것이, 그것이 선하든 악하든 지금이나 후대에도 역사적 교훈으로 오래 기억되기 때문이다”는 말이었다.

최근 독립운동의 영웅 홍범도 장군 흉상을 철거한다고 야단들이다. 정치 이념과 사상 검열로 역사를 칼질하는 모습에 미쳐도 한참 미쳤다는 생각이든다. 두 번이나 국가가 훈장을 수여하고 유해를 봉환하고도 ‘공산당에 가입했다, 빨치산이었다’며 난도질하니 이게 정부가 할 짓인가!

그러면 박정희는 남로당에 가입했던 전력이 있는데 똑같이 칼질해야 하지 않는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는 역사 만행이다. 역사는 정치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성경을 의역하면 “거룩한 항일 독립운동을 친일 개들에게 주지 말며, 너희 진주 같은 조국의 역사를 무식한 정치이념 색깔로 살진 돼지들 앞에 던지지 말라”고 한다.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지키는 일은 역사 만행을 멈추게 하는 거룩한 분노이며 투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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