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자의 리딩누크] 소셜 미디어에 피로감을 느끼는 설교자에게
[설교자의 리딩누크] 소셜 미디어에 피로감을 느끼는 설교자에게
  • 황재혁 기자
  • 승인 2023.08.22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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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브리 빌브로의 『리딩 더 타임스』

현대사회에서 소셜 미디어는 삶의 일부가 된 지 오래입니다. 이는 목회자도 마찬가지입니다.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미디어에는 하루에도 여러 차례 게시글을 올리며 활발하게 존재감을 나타내는 목회자도 여럿 있습니다. 그런데 소셜 미디어가 다양한 정보를 한 번에 알 수 있어 편리하기는 하지만, 때때로 사람을 너무나 피곤하게 만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이야말로 소셜 미디어에 대한 분별과 절제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요. 마침 목회자가 매스 미디어와 소셜 미디어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 지난 6월에 IVP를 통해서 출판되었습니다. 이 책은 미국의 제프리 빌브로가 집필한 『리딩 더 타임스』라는 책입니다. 『리딩 더 타임스』에는 ‘뉴스를 읽는 그리스도인의 지성, 시간, 상상력, 공동체’라는 부제가 붙었습니다. 제브리 빌브로는 현재 그로브시티 칼리지의 조교수인데요. 그는 신학자가 아니라 영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영문학자입니다. 그래서 『리딩 더 타임스』에는 그 어느 신학책보다 다양한 문학작품이 언급되는 편입니다.

 

말씀이 미디어 리터러시가 되어

얼마 전부터 페이스북에 들어가면 제가 구독하지 않은 언론사의 뉴스를 페이스북에서 자동으로 추천하는 경우를 많이 접하게 됩니다. 그런데 저는 이러한 추천이 그리 달갑지 않은데요. 페이스북이 제게 추천하는 뉴스가 신뢰할만한 언론사에서 제작한 뉴스가 아니라 전혀 신뢰할 수 없는 홈페이지의 기사를 추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내용의 진위를 판단할 수 없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기사는 그저 사람들의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 생산된 일종의 낚시성 뉴스로 보입니다. 따라서 현재 목회자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 중의 하나는 미디어에서 쏟아지는 다양한 뉴스를 분별력 있게 해석하는 능력입니다. 이를 미티어 리터러시라고도 부를 수 있을 텐데요. 제프리 빌브로는 미디어 리터러시에 관해 다음과 같이 강조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예리한 빛을 비출 미디어만이 아니다. 오히려, 뉴스의 소비자로서 우리는 시대를 이해하고 합당한 대응 방법을 분별하기 위해 자신이 의지하는 빛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요한복음 서언에서 요한은 우리가 다른 빛에 주목하도록 한다. 바로 ‘어둠 속에서 비치는 빛’이신 말씀이다. 그리고 요한은 ‘어둠이 그 빛을 이기지 못하였다’고 우리를 안심시킨다. 그는 당장의 뉴스가 비추는 빛을 믿지 말고, 시간 자체를 말씀으로 창조하신 빛, 굿뉴스(복음)가 비추는 빛을 신뢰하라고 촉구한다.” (18쪽)

많은 사람이 미디어에서 생산되는 뉴스를 세상의 빛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프리 빌브로는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뉴스를 참 빛인 하나님의 말씀으로 재조명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목회자의 미디어 리터러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목회자가 수많은 뉴스의 바다에서 침몰하지 않도록 돕는 일종의 등대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크로노스와 카이로스의 교차

과거 그리스에서는 시간과 관련되어 ‘크로노스’와 ‘카이로스’라는 단어가 있었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크로노스는 양적 시간 혹은 수평적 시간을 의미하며, 카이로스는 질적 시간 혹은 수직적 시간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뉴스는 대부분 크로노스의 수준에서 생산되고 소비됩니다. 그러나 구약의 선지자는 크로노스와 카이로스 사이의 빈틈에서 이를 연결하는 역할을 감당합니다. 즉 하나님의 말씀에 사로잡힌 선지자는 그의 선포를 통해 크로노스와 카이로스의 만남을 가능케 합니다.

“선지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거나 선포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는 ‘시간 밖에서 오는 말씀’을 ‘시간 속에서 선포하는’ 사람이기에, 크로노스와 카이로스 사이의 고통스러운 긴장 가운데서 살아간다. 선지자는 다른 사람들처럼 자신의 시간에 속해 있지만, 시간적 질서 바깥에 있는 엄청난 순간도 대변한다. 한 발은 크로노스, 다른 발은 카이로스에 둔 그는 영원에 귀를 기울이고 도시를 향해 입을 벌려, 자신이 지시를 받은 대로 말한다.” (135쪽)

어찌 보면 가짜 뉴스가 범람하는 이 시대에 목회자의 설교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크로노스와 카이로스의 고통스러운 긴장 속에서 선포되는 설교는 듣는 이로 하여금 영원과 찰나, 참과 거짓 그리고 빛과 어둠을 분별할 수 있도록 말씀으로 그를 일깨우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소셜 미디어에 과몰입할수록 우리의 영혼은 피폐해지지만요.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에 과몰입할수록 우리의 영혼은 생기를 되찾습니다. 나를 살리고, 교회를 살리고, 사회를 살리는 미디어 리터러시에 관심 있는 목회자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합니다.

황재혁 목사<br>예수마을교회 청년부 담당<br>​​​​​​​본보 객원기자<br>
황재혁 목사
예수마을교회 청년부 담당
본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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