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레오스] 응답하라 2023! 뜨거운 여름이 우리에게 남겨준 것들
[엘레오스] 응답하라 2023! 뜨거운 여름이 우리에게 남겨준 것들
  • 황보람 사회복지사
  • 승인 2023.08.21 13: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여름 행사들을 치르고 마무리 중이다. 사회복지 현장실습으로 초여름을 열었다. 코로나로 인해 여의치 못했던 관내 숙박을 3년 만에 받았고, 총 5명의 실습생이 수료를 마쳤다. 공동양육 사업에 참여하는 아동들과 함께 여름학교도 진행하고 있다. 앞에 말한 실습생들과 함께 놀거나 작은도서관 책을 정리하기도 하고, 마을 곳곳을 누빈다. 지역사회 어르신들에게 정가를 배우고, 숲 해설사가 있는 마을 뒷동산을 오르내리며, 주간보호센터 어르신들과 함께 윷놀이를 하거나 팥빙수를 대접한다. 얼마 전 팀으로 이관된 어르신 문화 여가 사업은 한여름이지만 관장 배 당구 대회를 개최했다. 역시나 코로나로 인해 오랜만에 열리는 대회이다 보니 50명 가까운 회원들의 그야말로 잔칫날이다. 탁구동아리 회원 어르신들과는 닭백숙을 먹으며 건강한 여름 나기를 기원했다.

여기에 올해는 새만금 잼버리가 지역 공동체의 최대 이슈다. 타지에 있는 지인들의 안부가 끊이질 않는다. “아니, 새만금이 부안이더라고! 생각나서 전화했지!” “뉴스에 매일 나와서 연락했잖아!” 등등. 자초지종 설명과 대변을 한다. “아쉬운 면도 있지만, 우리가 지역에서 느끼는 건 그게 다는 아니어서 조금 안타까워.” 현장에서 보고 전해 듣고 느낀 바를 나눈다. 지역 곳곳을 누비고 다니며 밝은 기운을 전해주던 대원들과 그들에게 좋은 경험을 나눠주고자 주민들이 얼마나 애썼는지를. “우리 교회 장로님은 식당에서 여러 번 마주쳤는데 그때마다 밥값을 내주시곤 했대 (....) 무엇보다 마을이 들썩이다가 휭 하고 사라지니 다들 허전해하셔.” 듣고 있던 지인도 말한다. “하긴, 우리 동네에서도 잼버리로 자원봉사 하러 가는 분이 있었는데, 아침마다 자비로 김밥 70줄을 포장 주문해서 들고 가신다고 해서 놀랐어.”

본인의 자리에서 기꺼이 본인의 책임을 다했던 이들이 있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애통함으로 나선 대다수 주민의 수고와 이러한 진심을 느끼고 알아차리는 인류애는 지역을 가리지 않았다. 잼버리의 정신이 도전하고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아서인지, 어떤 환경에서든 웃을 수 있는 대원들의 모습이 참으로 짠했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그들의 긍정적인 마음, 그 대원들을 품었던 우리 사회가 돌봐야 할 곳이 이 여름 곳곳에서 드러났다. 잼버리로 온 나라가 들썩이던 때, 빵 기계틀에 끼인 사고로 근로자 사망이 발생했고, 아파트 공사 현장이 허물어져서 형제 이주노동자가 죽음을 맞이했다. 공공장소에서 일어난 칼부림 사건과 학부모 민원으로 인한 초임교사의 자살이나 마약으로 취한 젊은이 등 그 이면을 살피고 분석하며 돌봐야 할 곳은 점점 늘어난다. 경제적 취약성은 기후 약자로 이어지며 폭염과 태풍으로 쓰러지거나 고립되는 것도 왕왕 발생해 비상 연락망을 항시 대기해야 한다. 사회과 지구가 시름 하듯 여러 사건 사고가 터지는 현대사회에서 누구보다 할 일이 많음을 현장에서 느끼며 지표를 잡아야 할 때이다. 이 여름의 일들을 잠잠히 곱씹어 본다. 훗날 2023년의 뜨거운 여름을 돌아보았을 때 비판과 후회로만 점철하는 것이 아닌, 변화하는 사회와 복지 흐름을 사회복지계가 주도한 새로운 기점이 되길 굳게 다짐한다.

황보람 사회복지사<br>부안장애인종합복지관·종합사회복지관 지역공생팀 팀장<br>​​​​​​​전북대학교 일반대학원 사회복지학 박사과정
황보람 사회복지사
부안장애인종합복지관·종합사회복지관 지역공생팀 팀장
전북대학교 일반대학원 사회복지학 박사과정 수료

 

 

가스펠투데이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Array ( [0] => Array ( [0] => band [1] => 네이버밴드 [2] => checked [3] => checked ) [1] => Array ( [0] => talk [1] => 카카오톡 [2] => checked [3] => checked ) [2] => Array ( [0] => facebook [1] => 페이스북 [2] => checked [3] => checked ) [3] => Array ( [0] => story [1] => 카카오스토리 [2] => checked [3] => checked ) [4] => Array ( [0] => twitter [1] => 트위터 [2] => checked [3] => ) [5] => Array ( [0] => google [1] => 구글+ [2] => checked [3] => ) [6] => Array ( [0] => blog [1] => 네이버블로그 [2] => checked [3] => ) [7] => Array ( [0] => pholar [1] => 네이버폴라 [2] => checked [3] => ) [8] => Array ( [0] => pinterest [1] => 핀터레스트 [2] => checked [3] => ) [9] => Array ( [0] => http [1] => URL복사 [2] => checked [3] => )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제동 298-4 삼우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42-7447
  • 팩스 : 02-743-744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상현
  • 대표 이메일 : gospeltoday@daum.net
  • 명칭 : 가스펠투데이
  • 제호 : 가스펠투데이
  • 등록번호 : 서울 아 04929
  • 등록일 : 2018-1-11
  • 발행일 : 2018-2-5
  • 발행인 : 채영남
  • 편집인 : 박진석
  • 편집국장 : 류명
  • 가스펠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가스펠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speltoday@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