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책임전가
[사설] 책임전가
  • 편집부
  • 승인 2023.08.17 08: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와는 뱀의 유혹을 받는다. 유혹은 하나님께 대한 순종을 무시할 만큼 강하게 다가와서 그만 선악과를 먹고 만다. 이후 하와는 아담을 죄로 끌어 들인다. 뱀의 말이 하와에게 그러했던 것처럼 하와의 말은 아담에게 달콤하기 그지없었다.

뱀의 말이 가지는 파괴력은 이후 하와의 말로 인해 호소력을 더함으로써 사탄적인 설득력을 가진다. 이로써 하와와 아담은 어쩌면 죄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한순간에 범한다. 하나님은 아담에게 ‘네가 어찌하여 먹지 말라 한 그 나무 열매를 먹었느냐’고 질책하신다. 하와가 먼저 선악과를 먹었고, 하와가 아담을 꼬드겨서 아담으로 하여금 선악과를 먹게 했다는 사실을 하나님은 분명 아셨지만 말이다.

아담은 자기의 잘못이 하와의 유혹 때문에 빚어진 것이라고 책임을 돌린다. 하와는 뱀이 꾀어서 먹게 되었다고 말한다. 아담은 하와에게, 하와는 뱀에게 책임을 돌린다. 이렇게 책임을 돌리기만 한다면 최종적인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가?

아담과 하와가 저지른 잘못은 엄청난 결과를 가져온다. 아담은 땀을 흘려야 먹을 수 있었고 하와는 해산의 고통을 당해야만 했다. 모든 사람은 흙으로 돌아가는 죽음을 맞이한다. 세상 삶을 살되, 하나님의 믿되, 세상에서건 교회에서건 주어진 일을 하되 죄를 짓지 않는 것이 참 좋다.

더욱이 커다란 죄악은 짓지 않는 것이 좋다. 죄로 인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신앙의 강조점이 사람의 입맛에 맞게 흘러가는 경향이 있다. 어느 때는 하나님의 심판이 부각되어 삶 속 행위가 강조되고 또 어느 때는 은혜가 도드라져서 그만 행위가 가려지고 사랑이 구가된다.

그러나 그 어느 때이건 가급적 죄를 짓지 않는 신앙이 적극적으로 권장되어야 한다. 자기가 잘못했을 때 그 죄에 대한 책임이 순전히 내게 있다고 고백하면 세상을 참 맑아질 것이다. 그러나 시대적 신앙 분위기에 편승하여 자기 잘못을 모호하게 윤색한다면 세상은 참 혼탁해 질 것이다.

아담 이래로 사람들은 책임전가에 능숙하다. 아담의 책임전가는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 잘못을 하와에게 돌렸다는 점에서 부끄럽다. 뱀의 유혹을 받아들인 사람은 하와였다. 하와 역시 자신의 죄를 마냥 뱀에게 돌렸다는 점에서 부끄럽다. 이들 모두는 자기에게 죄가 들어 온 쪽에다 책임, 즉 자기 죄의 원인을 돌린다.

여기서 원인을 시작과 끝 부분으로 생각해 보자. 그렇게 보자면, 원인의 시작 부분은 자기를 죄짓게 한 사람에게 있다 할지라도 그 마지막 부분은 자기에게 있다. 결과 역시 시작과 끝 부분으로 세밀하게 나누어 보면 결과의 시작 부분은 자기에게 있고 그 끝 부분은 자기가 죄짓게 한 사람에게 가 있다.

결국 죄의 원인과 결과는 자기 자신 속에 있는 것이다.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자기 자신을 찬찬히 살펴보면 그 원인과 결과가 다름 아니라 자기 속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사는 세상에서 선한 일이, 때론 악한 일이 만들어진다. 결과에 대한 책임과 그에 대한 평가는 피할 수 없다. 어쩌면 이것은 좋은 훈련이기도 하다. 모든 일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은 피할 수 없는 것인데 그에 대하여 미리 준비하는 것이기도 하다.

한 개인에서부터 어떤 조직이나 사회나 국가에 이르기까지 책임을 지는 사림이 있어야 한다. 책임소재가 분명할 때 그로 인해 공동체는 그만큼 내실을 갖게 되고 그 속의 각 지체는 유기적으로 튼튼하게 연결된다. 책임은 보이지 않는 것이지만 보이는 공동체를 강하게 만들어 내는 실질적인 것이다.

가정에서 가장이, 조직에서 대표가, 회사에서 사장이, 국가에서 지도자는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다. 그들은 모두 자기가 맡은 공동체를 건강하게 끌고 감으로써 거기에 속한 모든 사람을 안전하고도 평안하게 만들어야 할 책임을 갖는다.

가스펠투데이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Array ( [0] => Array ( [0] => band [1] => 네이버밴드 [2] => checked [3] => checked ) [1] => Array ( [0] => talk [1] => 카카오톡 [2] => checked [3] => checked ) [2] => Array ( [0] => facebook [1] => 페이스북 [2] => checked [3] => checked ) [3] => Array ( [0] => story [1] => 카카오스토리 [2] => checked [3] => checked ) [4] => Array ( [0] => twitter [1] => 트위터 [2] => checked [3] => ) [5] => Array ( [0] => google [1] => 구글+ [2] => checked [3] => ) [6] => Array ( [0] => blog [1] => 네이버블로그 [2] => checked [3] => ) [7] => Array ( [0] => pholar [1] => 네이버폴라 [2] => checked [3] => ) [8] => Array ( [0] => pinterest [1] => 핀터레스트 [2] => checked [3] => ) [9] => Array ( [0] => http [1] => URL복사 [2] => checked [3] => )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제동 298-4 삼우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42-7447
  • 팩스 : 02-743-744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상현
  • 대표 이메일 : gospeltoday@daum.net
  • 명칭 : 가스펠투데이
  • 제호 : 가스펠투데이
  • 등록번호 : 서울 아 04929
  • 등록일 : 2018-1-11
  • 발행일 : 2018-2-5
  • 발행인 : 채영남
  • 편집인 : 박진석
  • 편집국장 : 류명
  • 가스펠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가스펠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speltoday@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