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레오스] 나는 예배자입니다!! - 친구들을 예배의 중심으로!!
[엘레오스] 나는 예배자입니다!! - 친구들을 예배의 중심으로!!
  • 이상록 목사
  • 승인 2023.08.01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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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동염광교회 장애인사역 이야기 (4)

어느 주일, 사랑부(발달장애인부서) 예배 중 설교를 위해 강단에 올랐습니다. 설교를 시작할 무렵, 한 친구가 “따따시”하면서 강단 위로 올라왔습니다(‘따따시’는 그 친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말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설교를 위해 올려놓은 화면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다가, 또 저를 가리키면서 “너, 따따시”하면서 저의 뺨을 때리고는 화가 난 표정으로 씩씩거리다가 내려갔습니다. 모두들 왜 그런지 몰라 당황해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주에도 그 친구는 똑같이 갑작스럽게 강단으로 올라와서 화난 표정으로 화면과 저를 가르치면서 “너, 따따시”하며 뺨을 때리려고 했습니다. 지난주의 경험이 있던 터라 저는 피하고, 담임 선생님은 그 친구를 말리면서 또 한 번의 소동이 마무리되었습니다.

두 번의 갑작스러운 일을 경험하면서, ‘왜 그 친구는 설교 시간에 강단으로 나오려고 하는 걸까?’,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무엇을 해주기를 원하는 걸까?’를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 친구도 예배 때, 강단에 서보고 싶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그래서 ‘다른 이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친구가 나오는 것을 제지하고, 못하게 하는 것보다 그 친구가 원하던 것을 해주는 것으로, 에너지를 전환시켜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부분에 대해서 임원교사들과 담임교사와 함께 공유했습니다. 그리고 맞이한 다음 주, 그 친구는 똑같이 강단으로 올라왔습니다. 그때 이전처럼 당황하지 않고, 선생님들과 약속한 대로 그 친구를 강단 중앙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의 이름을 불러주며, 그 친구에게 인사를 하도록 했습니다. 그 친구가 인사할 때, 모든 교사들과 친구들이 큰 함성과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 그러자 그 친구는 환하게 웃으면서 자기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예배 시간 내내 웃으며 예배를 드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후로 그 친구가 강단으로 올라올 때마다, 우리 공동체는 그 친구에게 박수를 보내주었고, 몇 번 그렇게 한 후로는 강단에 올라오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 일을 겪으며, 장애를 가진 친구들도 예배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싶어 하고, 또 예배의 중심에 서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들과 함께 “어떻게 우리 친구들을 예배의 중심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친구들이 가장 좋아하는 찬양 시간, 찬양을 인도하는 ‘예배 찬양팀’을 친구들을 중심으로 새롭게 재편하고, 예배 때마다 반별로 친구들이 특별찬양을 하도록 맡겼습니다. 친구들이 가운을 입고 헌금위원을 담당하게 하고, 헌금기도를 할 때마다 헌금위원을 담당한 친구들을 한 명 한 명 축복하며 기도해 주었습니다. 또 예배를 마치는 축도 시간 전에는, 한 명 한 명의 친구들을 안아주면서 축복 찬양을 불러주었습니다. 이렇게 우리 친구들이 예배에서 역할을 담당하고, 예배의 중심에 서기 시작하면서, 친구들이 좀 더 적극적인 예배의 참여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예배는 좀 더 역동적으로 변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예배를 시작하며 불렀던 ‘나는 예배자입니다’라는 찬양이 참 은혜로웠고, 힘이 있었습니다. 스스로 ‘예배자’가 된 친구들의 삶의 고백이 담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하나님을 예배하는 예배자입니다. 내가 서있는 곳 어디서나 하나님을 예배합니다.”

이상록 목사<br>​​​​​​​도봉장애인종합복지관 관장
이상록 목사
도봉장애인종합복지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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