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교회학교로 만들어가는 하나님 나라
[전문가 칼럼] 교회학교로 만들어가는 하나님 나라
  • 최지영 교수
  • 승인 2023.08.01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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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은 초등학교 및 중등학교의 방학이 본격화되면서, 교회의 여름성경학교도 진행되는 기간이다.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서 숨죽이고 있던, 각종 수련회가 다시금 시작되고 있는 가운데, 여름성경학교의 진행 소식도 이곳저곳에서 만날 수 있어 반갑다.

이제는 무슨 무슨 라떼이야기가 돼버린 듯도 싶지만, 어린 시절 교회학교의 추억은 지금도 또렷하다. 특히 여름성경학교에서는 매일 만날 수 없던 친구들과 오롯이 붙어있을 수 있는 시간이었고, 집을 떠나 보낼 수 있는 공식적인 일탈의 시간이었다. 또한 왜 그렇게 성경학교에서 먹었던 옥수수며 수박은 맛있었는지, 그리고 왠지 내가 하나님과 조금은 더 친해진 듯한 감정이 드는, 그래서 여름성경학교를 다녀오면, 이제는 주일학교를 빠지지 말아야지 다짐했던 것도 기억난다. 그뿐만이 아니다. 중, 고등학생이 되어 친구들과 함께 만들었던 크리스마스 연극과 대부분 문학의 밤이라고 불리었던(필자가 다니던 교회에서는 ‘예술제’라고 했었던) 발표와 친구 초대와 축제의 흥분이 가득했던 시간이 가슴 속에 그대로 저장되어 있다. 이러한 저장의 기억들이 쌓여, 대학에 입학하고 난 뒤부터 무려 8년 이상을 교회학교 교사로 보냈고, 그 시간은 지금의 나, 연극놀이 전문가로서의 나를 만들어낸 원천의 시간이었다.

교회학교는 유독 연극과 친근했던 공간이었다. 지금도 40대, 50대 이상의 예술 체험의 기억은 대부분 교회에서의 기억이었다는 추억담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체험과 기억들이 결국에는 교회와 신앙에 대해 되새겨볼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는 듯도 하다. 또한 이 역시, 라떼의 기억이긴 하지만, 필자가 대학을 다녔던 80년대에는 교회에 입학한 대학생들이 주일학교 교사의 경험을 갖는 것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성인식과 같은 과정이기도 했다. 물론 개인마다 교회마다의 환경이 어느 정도 다를 수는 있겠지만, 대체로 이러한 현상은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그래서 주일학교는 제도권 학교에서 주로 만날 수 없었던 언니, 누나, 오빠들과 함께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기도 했다. 이처럼 필자의 머릿속에 남아있는 교회학교의 추억은 즐겁고 신나는 공간, 언제든지 나를 받아주는 공간, 그래서 결국은 다시금 찾을 수밖에 없는 공간이고 현장이었다.

그런데, 지금의 교회학교 현장은 어떠한가? 지금의 교회학교의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 교회학교의 기억은 어떻게 자리 잡고 있을까?

요즈음은 교회마다 여름성경학교나 겨울성경학교를 교회에서 개별적으로 준비하기가 어려워, 전문 패키지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는 경우를 흔히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점점 더 어린이들과의 소통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단순히 교사들과의 세대 차의 문제로 치부해버릴 수는 없을 것이다. 교회학교는 무엇보다도 어린이, 청소년들과 소통하며, 역동적으로 그들의 에너지를 담아낼 수 있는 전문성, 기존의 제도권 교육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관계와 하나님을 만나는 과정에 대한 섬세하고도 친밀한 체계가 필요한 공간이자 현장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먹구구식으로 그저 기도만 하면 가능할까? 요즈음은 대부분의 교회 교육이 성인교육으로 이루어지는 듯하다. 실제로 교회에서 어린이, 청소년 및 아예 2, 30대 청년들의 모습조차 찾아보기 힘든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작은 교회들에서는 어려운 환경 탓에 주일학교 교육은 감당하지 못하는 곳도 많은 듯하다. 지역별, 교구별로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방식, 공동의 방식으로 운영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또한, 연극놀이를 비롯한 전문적인 예술교육이 구체적으로 접목될 수 있는 통로와 체계가 시급한 때라고 생각된다.

왜? 교회학교를 통한 신나고 즐거운 하나님 나라에 대한 기억과 현장이 다시금 돌아오기를 갈망하기 때문이다.

최지영 교수<br>Drama specialist<br>한국교육연극학회 회장
최지영 교수
Drama specialist
한국교육연극학회 회장
예목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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