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희슨슈, 헤르테슈” - 잘했어요, 사랑해요 (1)
“생희슨슈, 헤르테슈” - 잘했어요, 사랑해요 (1)
  • 전경선 작가
  • 승인 2023.07.26 1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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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단기 선교 후기
전경선 작가(희락공방 대표, 도자기 공예)기고
학교팀의 모든 순서를 마친 후 기념촬영. 전경선 작가 제공.

지난 6월 19일-26일까지 한국미술인선교회(이하 한미선) 주관으로 몽골 땅에 미술선교 사역을 다녀오게 하신 하나님을 찬양한다.

몽골선교 참여자들은 수개월 전부터 한미선 회원 모임, 임원 모임 때마다 총괄선생님의 지휘 하에 미술수업 준비물을 준비하며 각자 집에서 중고생에게 가르칠 컵타(컵모션 찬양)와 초등생에게 가르칠 찬양율동을 동영상으로 개별 학습했다. 참고로 필자는 무지막지한 몸치다.

신기하게도 필자가 다니는 교회에서 선교를 떠나기 바로 전날인 18일 주일 저녁에 섬기는 부서인 해외선교부에서 특순을 하게 되었는데 등 뒤에 만국기 부착 의상과 복음 찬양을 부르게 하신 건 나에게 선교의 경각심을 주시기 위한 하나님의 빛나는 계획이셨음이 분명 했다. 그래서 누가 가져 갈까봐 젤 먼저 몽골국기를 일부러 찾아서 내 등에 단단히 붙여 놓았었다.

우리 한미선은 학교수업과 수련장벽화 두 가지 사역을 동시에 진행하기 위해 팀을 둘로 나누었다. 밝은미래학교 중고생은 다른 선생님들이 맡으시고 초등생 30여명을 나와 두 분의 선생님이 함께 맡기로 했다. 물론, 몽골현지인 한국어 통역 선생들이 함께 해 주셔서 참 다행이었다.

벽화사역팀은 우리가 묵었던 수련장 내부의 많은 벽 중 일부를 정말 기막히게 멋진 조각품과 다양한 그림들을 그려놓고 오셨는데 수련장이 예상보다 오래도록 짓게 되었지만 성경말씀이 기본 되어 벽화를 그린 그 곳은 이제 포토존으로 굳혀지리라.

그 수련장은 바로 우리가 첫 번째 손님으로 숙식을 제공받을 수 있었던 행복한 첫 번째 손님이 되었다. 수련장은 시내에서 1시간쯤 되는 거리에 위치한 조용한 마을이었다. 저녁식사 후 잠시 마을을 산책하다가 전쟁영화에서 본 듯한 긴 건물에 가시철조망 담이 있고 그 위에 바람에 날려 비닐봉지가 걸쳐져 있던 을씨년스런 건물을 보았다.

그 곳은 예전에 러시아 군인들의 숙소였다고 하는데 아직도 갈라지고 밟혀 완전 닳아버린 총알 파편 몇 개와, 아마도 탱크나 총의 어느 일부분이었을지도 모를 고철, 까맣게 부식된 나사를 걷던 내 발 아래서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몽골의 여름은 우리나라보다 해가 길어 저녁 9시가 넘어도 환했고 새벽 4시경부터 해가 떠오르는 밝고 밝은 나라였다.

학교 사역

중고생은 기존의 교실에서 우리 맡은 선생님들과 수업과 활동하고, 나도 맡은 초등생은 학교 강당에서 수업과 활동을 했는데 학교엔 에어컨은 커녕 선풍기도 한 대 없었다. 몽골은 지구의 북반구에 위치하고 있어서 여름이어도 서늘할 줄 알았는데 몇 년 사이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여지없이 섭씨 34℃-37℃도의 더위에 노출되어 있었기에 참으로 더웠다.

그 학교 강당에서 미술수업(에코가방과 티셔츠에 스탠실 기법으로 꾸미기, 직선으로 나무 표현하기, 사포에 물고기(익투스)크레파스로 표현하기 등)과 마지막날 강당에서 모두 모여 즐길 ‘주의자비가 내려와’ 율동, 패션쇼 등의 미션을 수행하기였다.

잠시, 시간을 거슬러 우리나라에 전도의 열기가 뜨겁던 70년 후반에서 80년 초반이 나의 초등학생(국민학생)시절이었다. 신앙인의 본을 보이신 부모님 덕에 그 시절이 나에겐 믿음의 자양분이 되었던 시기였다. 지금처럼 다양한 매체가 없는 시대였기에 오후 예배시간 성경동화, 인형극, 성경퀴즈 등의 특별순서는 매우 기대되는 시간이었다.

새로운 찬양도 많이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기에 더 기다려졌다. 무게와 부피를 자랑하며 강대상 아래 한 쪽에 펼쳐져 있던 굵은 매직으로 쓴 손 글씨 찬양 가사집, 가지런히 쓰인 가사의 깊은 뜻은 잘 몰랐지만 율동보다는 찬양을 참 좋아했던 나는 음정을 귀 기울여 들으며 열심히 따라 불렀다.

지금도 모 기독교방송의 한 코너에 그 옛날의 찬양을 즉석으로 불러주시는 어떤 사모님이 계시는데 완전치 않은 믿음으로 따라 불렀던 어린 시절의 하나님을 이제는 인격적으로 만났다. 내 안에 모신 그 전지전능하신 분이 내 구세주요, 내 아버지인 사실이 너무 감사하다.

앞서 고백했듯 필자는 몸치인데 미션 수행은 해야 하기에 나름 열심히 연습했던 율동의 결과물을 보여주는 시점에 앞의 아이들에게 쉽게 하는 듯 들키지 않으려 애를 많이 썼다. 하지만 감격스럽기도 했었다.

예전 주일학생 때 바라본 선생님과 같은 위치에서 같은 활동을 하고 있다니. (물론 종이에 쓴 손 글씨가 아닌 컴퓨터로 쏜 화면 영상을 보며 아이들은 따라 부르고 있지만) ‘몸치인 내가 아이들 앞에서 잘 할 수 있을까? 있겠지? 있게 해 주세요 하나님!’ 누군가에게는 그리 어렵지 않을 수 있는 것이지만 내게는 결코 쉽지 않았기에 절박하게 기도를 하고 있었다.

강당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아이들과 함께.

아이들은 자신이 하나님이 진실로 사랑하고 계시는 아름답고 귀한 존재라는 사실을 지금은 잘 알지 못할 것이다. 수십 명의 아이들은 그 뜨거운 불볕의 온도를 잊고, 처음엔 주춤하더니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고 목에 핏줄을 그으며 누가 더 크게 하나 내기라도 하듯 마구 부르고 횟수가 거듭 될수록 목소리가 커져 갔다. 찬양의 온전한 뜻도 모르면서 떠나갈 듯이 부르는 그 아이들!

아아! 그 속에 아이들 또래의 나도 함께 있었다. 이렇다 할 표정은 없지만 자그만 키에 볼 빨갛고, 이마에 땀과 먼지가 섞여 흘러내려도 아랑곳하지 않고 목 놓아 부르던 아이, 이쁜 척 하나도 없는 순진무구한 그 아이들처럼 나도 그 속에서 함께 움직이고 있었다.

그 순간이 내 눈과 귀에 아직도 생생하다. 글 쓰는 이 순간에도 가슴이 벅차오르고 눈물이 흐른다. 하마터면 마냥 신나게 찬양과 율동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그 앞에서 주저앉아 울 뻔했었다.

“오 주님! 이 어린 영혼들이 언제가 되어야 이 찬양 가사의 깊은 뜻을 알 수 있을까요? 찬양 가사처럼 ‘주의 자비가 내려와’ 몽골의 초원을 덮어 충만한 주님의 은혜를 누리며 우리 주님 앞에서 영원히 춤추며 지낼 수 있을까요? 잠시만 밖에 나가도 머리가 뻣뻣해지는 건조한 초원위에 봄의 단비가 내려 잠깐 동안이라도 내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넓은 잎채소와 실한 과일들을 마음껏 누리고 몽골 땅 구석구석에 하나님의 신실한 영이 임하고 그 구원의 은혜를 마음껏 누리게 될까요? 주님 이 아이들을 꼬옥 안아 주세요. 이 아이들의 가정을(사실 몽골은 부모와 자녀의 사이가 별로 좋지 않다고 한다), 아직도 미신과 많은 잡신들에 빠진 사회를, 비어있는 초원의 국가를 복음으로 채우도록 인도해 주세요. 무엇보다 이 아이들의 가슴에 하나님이 주시는 푸른 꿈들이 자라나 비전을 품고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풍성한 열매를 맺어 러시아와 중국대륙 그리고, 아랍국가를 잇는 곳까지 선교를 이어갈 수 있는 몽골이 되게 하소서. 부디, 우리가 만났던 아이들이 그 중심에 서게 하시옵소서.”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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