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에세이] AI 시대의 영성(2)
[목회 에세이] AI 시대의 영성(2)
  • 박영호 목사
  • 승인 2023.07.25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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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박영호 목사의 『시대를 읽다, 성경을 살다』(복있는사람) '2장 AI 시대의 영성'에서 발췌하였다.


 

이 세상에서 우리는 기계가 되기를 강요받습니다. 인간의 치욕은 무엇입니까? 그래서 창조주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것은 무엇입니까? 이세돌이 기계와의 바둑 대결에서 패배하여 치욕스러운 것이 아니라, 우리가 불쌍한 사람을 불쌍히 여길 줄 모르기 때문에 치욕스러운 것입니다. 내 갈 길 바빠서 쓰러진 사람을 돌아보지 못하고, 내 체면이 중요해서 남의 자존심을 짓밟고, 많이 쌓아 놓고도 나눌 줄 모르는 우리의 냉정함을 보십시오. 반칙을 해서라도 어떻게든 성과를 내서 인정받으려는 우리의 천박함, 남을 끌어내리고서라도 내가 올라서야 성공이 가능하다고 믿는 우리의 잔인함을 보십시오.

기계인간의 시대는 ‘인간됨’이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도전을 줍니다. “인간적이다”라는 말은 좋은 말입니까, 나쁜 말입니까? 교회에서는 주로 부정적인 의미로 쓰입니다. 교회와 교회 바깥의 가치가 선명하게 대비되는 지점입니다. 인간성에 대한 근본적인 도전이 거센 지금, 이 지점에서 나타나는 사고의 차이를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때입니다. “저 목사는 참 인간적이다”라는 말은 대부분 부정적인 말로 들립니다. 한국 기독교는 신본주의와 인본주의를 그릇되게 대비시켜, 하나님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인간적인 품위와 아름다움, 여유를 죽여가고 있습니다. 사마리아인의 비유에 나오는 제사장이나 레위인처럼 계율이 명하는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것이 곧 신앙이라 착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신앙은 참 인간의 마음을 가지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신의 차원에 머물러 계시지 않고, 인간에게 오셔서 친히 인간이 되셨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기계화 시대는 인간됨의 의미를 근본적으로 되돌아볼 것을 요구합니다. 구원은 종교 프로그램을 주입하고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쓰러져서 피 흘리고 있는 사람을 불쌍히 여길 줄 아는 것입니다.

“너희 안에서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는 확신하노라(빌1:6).” ‘착한 일’(good work)이란 태초에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시고 나서 “very good!”이라고 말씀하신(“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창1:31) 그 상태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구원은 그리스도로 인한 새 창조의 사역입니다. 이어지는 구절을 보십시오. “내가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너희 무리를 얼마나 사모하는지 하나님이 내 증인이시니라(빌1:8).”

다른 사람을 향해 그리스도의 심장을 갖는 것이 바로 하나님이 창조하셨던 본래 인간성의 회복입니다. 다가오는 기계인간의 시대는 냉혹한 시대, 대다수의 인간들이 실직자가 될 수밖에 없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사회 정책적으로 많은 고민과 토론이 필요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이번 장에서 구체적으로 다룰 수 없지만, “동료 인간에 대한 연민과 연대”야말로 그 고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토대이자 이 시대를 헤쳐갈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자산이라는 것을 확인해야 합니다. 이웃의 아픔을 공감할 줄 아는 마음을 갖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간을 경제적 효율성과 생산성의 잣대로 재는 물신주의의 가치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우는 자들과 함께 울고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할 줄 아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교회는 이 사회에 공감의 에너지를 공급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평소에 일과 돈만 좇으며 급하게 달려가던 사람들, 혹은 기계가 되기를 강요받던 사람들이 주일에 교회에 와서 하나님께 시간을 드리고, 그 하나님 앞에서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자각하며 인간됨을 회복하는 시간이 예배입니다. 그러한 시간을 통해 동료 인간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여유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사랑은 하나님의 이야기와 사람들의 이야기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됩니다. 저마다의 색깔로 피어나는 들의 꽃처럼, 각기 다른 호흡으로 뜨고 지는 하늘의 별처럼 다양한 인간들의 소망과 고민, 아픔과 눈물을 이해할 수 있는 마음으로 자라야 합니다.

<말씀과 씨름하기>

냉혹한 인공지능 시대를 헤쳐가기 위해 인류는 동료 인간에 대한 연민과 연대를 회복해야 합니다. 이 일에 교회가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나누어 봅시다.

박영호 목사<br>포항제일교회 담임<br>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 원장<br><br>저서<br>『다시 만나는 교회』(복 있는 사람),<br>『우리가 몰랐던 1세기 교회』(IVP),<br>『쾌청 신약』(두란노),<br>『빌립보서』(홍성사),<br>『성경을 보는 눈』(성서유니온, 공저),<br>​​​​​​​『에클레시아』(새물결플러스) 등<br>
박영호 목사
포항제일교회 담임
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 원장

저서
『시대를 읽다, 성경을 살다』(복있는사람),
『다시 만나는 교회』(복 있는 사람),
『우리가 몰랐던 1세기 교회』(IVP),
『쾌청 신약』(두란노),
『빌립보서』(홍성사),
『성경을 보는 눈』(성서유니온, 공저),
『에클레시아』(새물결플러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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