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양평 고속도로’ 이슈로 우리 사회가 온통 소란스럽다. 특히 정치권은 사생결단으로 최후의 혈투를 각오하는 듯하다. 내년 총선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밀리면 내년 총선은 질 수 있다는 이 폭탄을 그대로 두면 안 된다는 정치적 이해득실 때문에 양보는 절대 없다는 시각이다.
언론도 마찬가지이다. 양편으로 분열되어 피 터지는 정치권의 결투를 마치 불구경하듯 사실 보도는 뒷전으로 하고, 양비론으로 신나게 도배를 하고 있다. 발표된 도로설계기획에 대한 진실보도는 하지 않고 마치 진실게임을 유도하도록 변죽만 때리고 있다.
이런 정치권의 싸움이나 언론들의 보도에 대해 국민은, 아니 양평군민은 정말 짜증난다. 싸움거리도 안 되는 이슈를 가지고 정치는 정치대로 국민을 볼모로 삼아 자기들의 주장이 옳다고 하고, 언론은 덩달아 이슈의 중심을 명확히 보도하지 않고 오히려 진흙탕 싸움에 더욱 더 진흙물을 펌프질하고 있다는 것에 언론인의 한 사람으로 자괴감을 갖는다.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원래 종점은 양평군 양서면으로 계획되어 2008년부터 추진되기 시작했으며, 2017년 1월 국토부 ‘고속도로 건설 계획’에 포함됐고 2021년 4월에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2023년 5월 8일 개정안에서는 국토부가 발표한 ‘전략환경영향평가 항목 등의 결정내용’에 종점이 양서면에서 강상면으로 변경됐다는 내용이다. 이 종점에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일가의 선산과 일가 토지들, 29개 필지가 근접해 있어 특혜 의혹이 불거지고, 결국 정치적 사회적 이슈로 확전 폭발됐다.
이런 의혹에 대해 정치적 진실이나 언론보도의 팩트 체크는 몇 가지 질문을 하고 이에 답하면 무엇이 진실인지 어떻게 결정해야 되는지 간단히 판단될 수 있다. 먼저, 서울-양평 고속도로 원안이 있었는데 그 원안이 왜 변경된 것인지, 이런 노선 변경 안을 누가 어떤 과정을 통해 결정했는지 국토부와 지자체, 그리고 관계자들이 사실대로 밝히면 된다. 특히 1조8천억 원이 들어가는 국책사업을 양평군민의 동의와 설득도 없이 발표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하면 된다. 그 설명 후 당사자 양평군민이 이해하고 동의를 얻으면 종결된다.
그런데 정치권이나 언론들은 국민이나 양평군민하고는 진정성 있게 대화하지 않고 정치인들과 언론들끼리만 진흙탕을 만들고 있으니 이제 그만하라는 여론이다. 그래서 성경은 의역하여 말한다. ‘거룩한 국민과 양평군민의 행복을 개들에게 주지 말고, 국책사업으로서 진주 같은 국민과 양평군민의 세금을 돼지들에게 던지지 말라’고.
누가, 개들이고 돼지들인지는 원안이 왜 변경되는지 그리고 누가 어떤 과정을 통해 변경했는지를 국민과 양평군민에게 답하면 분명해질 일이다. 더 이상 우리의 세금 1조8천억 원으로 정치권이나 언론들은 진흙탕을 만들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