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을 만나든지 사랑하며 살리라
무슨 일을 만나든지 사랑하며 살리라
  • 안준호 목사
  • 승인 2023.07.24 0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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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직목회자 토론회’ 열려
길목공소의 안준호 목사. 가스펠투데이 DB
이중직목회자연대 안준호 대표

이재철 목사는 한 모임에서 이중직 목회를 하는 이들을 먹고 사는 문제에 더 열중하는 사람들로 규정하며 이런 이들은 목회를 관두고 세속직을 가지라고 말했다. 이 발언에 관한 열띤 토론이 SNS와 유튜브를 통해서 뜨겁게 펼쳐졌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우리는 이 발언이 ‘이중직 목회자’를 폄하하는 프레임으로 고착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함께 대책을 마련하기 위하여 ‘이중직목회자 토론회’를 열었다. 19명의 목회자, 신학자 그리고 평신도가 함께 7월 9일(주일)에 줌미팅을 통해서 만났다.

제일 먼저 토론자로 나선 홍승표 박사(아펜젤러인우교회 담임목사)는 기독교 역사 가운데 이중직의 문제를 살폈다. 중세 초기 가톨릭교회는 사제의 구별됨을 강조하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사제중심주의’와 ‘성속이원론’이 강화되었다. 이에 홍 박사는 종교개혁자들은 이러한 가톨릭의 ‘사제중심주의’와 ‘성속이원론’을 극복하고 일과 노동을 중시하는 ‘만인사제주의’를 제창했음에 주목했다. 초기 한국교회를 이끈 선교사들도 학원선교와 의료선교 그리고 무역업을 하면서 창의적인 선교를 전개했음을 지적하며 초기 한국교회가 노동과 직업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가졌다고 말했다. 홍 박사는 오히려 노동과 일에 대해서 긍정적이었던 한국 개신교회가 가톨릭의 ‘사제중심주의’로 회귀하는 것 같아서 아쉽다고 말했다.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선 장준식 목사(실리콘벨리 세화교회)는 신자유주의를 진단하는 학자들을 소개하며 이중직 목회가 처한 현실과 그 과제에 대해서 발제했다. 그는 지그문트 바우만의 ‘액체 현대’를 소개하며 “현대사회는 모든 실패의 책임을 개인의 어깨에 부과하고 있다”고 비판하였다. 그는 또한 현병철의 피로사회를 언급하며 한국사회가 OECD 국가 가운데서 자살율이 가장 높은 것을 설명한다. 피로 사회 가운데 개인은 스스로 착취하고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기 때문에 오히려 더 힘든 상황이 반복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이중직 목회자들이 신자유주의에 대한 연구와 비판 그리고 연대를 통해서 슬기롭게 대응해야 할 것을 제안했다.

세 번째 토론자는 안석 목사(숨쉼교회)였다. 안석 목사는 ‘목회성공’에 대한 화두를 던지며 토론을 시작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그동안 고수해왔던 성공지상주의 목회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교회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목회자들이 자신의 성공을 위하고 인기스타처럼 군림할 것이 아니라, 약자들과 가난한 자들을 돌보며 연대하는 그리스도인들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신자유주의의 특성인 ‘강자동일시’ 현상에 대해서 언급을 하면서 이중직 목회자들이야 말로 한국교회를 새롭게 하는 게임체인저들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 길을 걸어가는 이들이라면 “무슨 일을 만나든지 만사형통 하리라”는 고백을 할 것이 아니라, “무슨 일을 만나든지 사랑하며 살리라”라고 고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함께 한 이들의 다양한 의견들이 개진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더 이상 개인에 대해서는 책임을 전가하거나 거론하지 않기로 하였다. 다만 우리가 처한 ‘이중직 목회’와 ‘한국사회 목회 현실’에 대해서 더 깊이 공부하고 연구하기로 하였다. 그 가운데 ‘이중직목회자 토론회’를 진행하기로 하였다. 이재철 목사님의 이중직 목회 관련 발언이 우리들로 하여금 ‘한국교회 게임체인저’로의 사명을 자각하게 되는 계기가 된 셈이다. 다만, 이제는 더 이상 한국교회 내에서 이중직 목회자들을 향한 폄하 발언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한 시대가 가고 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다. 이중직 목회자들이 한국교회 게임체인저가 되어서 새로운 시대를 이끌 것이다.

 안준호 목사<br>​​​​​​​이중직목회자연대 대표 <br>참포도나무교회 <br>커피마을, 달려라커피 대표<br>마을공작소 대표 <br>​​​​​​​가구제작기능사
안준호 목사
이중직목회자연대 대표
참포도나무교회
커피마을, 달려라커피 대표
마을공작소 대표
가구제작기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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