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순례] 잘해야 오래하고 오래해야 잘한다
[독서 순례] 잘해야 오래하고 오래해야 잘한다
  • 황재혁 기자
  • 승인 2023.07.17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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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아의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개인적으로 이번 여름휴가 때 꼭 방문하고 싶은 곳이 두 군데 있다. 하나는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에 위치한 ‘풍월당’이다. ‘풍월당’은 ‘공들인 음악이 만드는 세련된 사회’라는 슬로건과 함께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 혹은 대중의 클래식화를 지향한다. ‘풍월당’이 서점뿐 아니라 음악감상실도 고급스럽게 꾸몄다고 하는데 이를 직접 가서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싶다. 다른 하나는 ‘최인아책방’이다. 이곳은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에 위치한 중형 서점으로, 강연과 모임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집에서 ‘풍월당’과 ‘최인아책방’까지 꽤 거리가 있다 보니 오가는 길에 많은 시간을 소모하겠지만, 그만큼의 값어치를 하리라 믿는다.

‘최인아책방’을 직접 설립하고 ‘책방마님’이라는 별명이 붙은 최인아 대표가 지난 4월에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이 책에는 최인아 대표가 축적한 일과 삶의 인사이트‘라는 부제가 달렸다. 최 대표는 광고회사인 제일기획에서 29년간 일하고 여성 최초로 부사장의 자리까지 오른 입지적 인물이다. 지난 2012년에 최 대표는 제일기획에서 퇴직하고 여유로운 일상을 보내다가 문득 2016년 강남 빌딩 숲속에 ‘최인아책방’을 열었다. 이는 광고쟁이에서 책방마님으로 업종을 바꾼 것이다. 오프라인에서는 교보문고와 영풍문고와 같은 대형서점이 대세를 이루고, 온라인에서는 예스24와 알라딘과 같은 온라인서점이 출판계를 장악한 상황에서 최 대표가 ‘최인아책방’을 시작한다는 건 상당히 무모한 일처럼 보였다. 그러나 지난 7년간 ‘최인아책방’은 출판계의 비좁은 틈새를 잘 공략해 고유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의 프롤로그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이 책의 제목은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입니다. 제목이 좀 더 길어도 괜찮다면 지금의 제목 앞에 이 말이 더 있었을 겁니다. ‘무조건 세상에 맞추지 말고’. 네, 저는 이 책에서 이 말이 하고 싶었습니다. ‘무조건 세상에 맞추지 말고 당신이 가진 걸 세상이 원하게 하라.’ 우리는 얼굴도, 성격도, 좋아하는 것도, 잘하는 것도 다 다른 고유한 존재들이니까요. 요즘은 다들 자기답게 살고자 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자신이 잘하는 방식으로 하는 것은 자기답게 사는 일과 결코 다르지 않습니다.”(5쪽)

광고회사에 다니면서 광고를 만드는 것과 책방을 시작해서 책방을 운영하는 것은 일견 다르게 보인다. 그러나 이 책에서 최 대표는 광고를 만드는 것과 책방을 운영하는 것이 그렇게 다른 일만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광고 제작과 책방 운영 모두 어려운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그러한 노력이 고유한 브랜딩(branding)으로 결실하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브랜딩이란 ’시간과 함께 가치를 축적해 나가는 작업‘이라고 정의한다. 로마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듯이, 브랜딩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최 대표는 진정 우리가 브랜딩 작업에 관심 있다면 ‘잘해야 오래 하고 오래 해야 잘한다’라는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라고 강조한다. 잘하지 않으면 오래 할 수 없고, 오래 하지 않으면 잘할 수 없다. 천부적 재능이라는 말에 속지 않고 오랜 시간을 공들여 가치를 축적해 나가는 사람만이 그 이름 석 자가 브랜드가 되는 신비를 맛보리라.

황재혁 목사<br>예수마을교회 청년부 담당<br>본보 객원기자
황재혁 목사
예수마을교회 청년부 담당
본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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