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목회] 누구나 무언가를 보지만 다 똑같이 보지는 않는다
[예술과 목회] 누구나 무언가를 보지만 다 똑같이 보지는 않는다
  • 오동섭 목사
  • 승인 2023.07.17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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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0/08/Tate_modern_london_2001_01.jpg
[사진출처] 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0/08/Tate_modern_london_2001_01.jpg

몇 해 전 런던에 있는 테이트모던 미술관(Tate Modern)을 가본 적이 있다. 영국 런던의 중심을 흐르는 템스 강과 유서 깊은 세인트 폴(St. Paul) 대성당 건너편에 있는 미술관은 1년에 관람객 수가 500여만 명이 넘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현대미술관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테이트모던 미술관은 원래 미술관으로 지어진 건물이 아니다. 예전에 화력 발전소를 개조하여 만들어진 미술관이다. 99m 높이의 거대한 굴뚝을 포함해 산업 시대의 옛 화력 발전소 건물을 외관 그대로 보존한 테이트모던은 지금은 21세기 미술관의 새로운 기준이 되었다. 1981년 유가 파동으로 화력 발전소가 문을 닫으며 이 건물을 미술관으로 개조해서 사용하기로 하고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현상설계에 참여했다. 여기에는 네덜란드 건축가 렘 콜하스(Rem Koolhaas), 빛의 교회와 물의 교회 건축으로 유명한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Tadao Ando), 하이테크 건축가로 이름이 알려져 있고 파리 현대 미술의 상징인 ‘퐁피두 센터’를 건축한 이탈리아 건축가 렌초 피아노(Renzo Piano) 등 그야말로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참여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세계적인 건축가들을 제치고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았던 스위스 건축가 자크 헤르조그(Jacques Herzog)와 피에르 드 뫼롱(Pierre de Meuron)의 설계작품이 당선되었다. 당시 이 건물을 무엇으로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논의 중에 누군가가 탁월한 안목(眼目)으로 당시 기존에 있던 작은 테이트 모던 미술관을 확장 개원하자고 제안했을 것이다. 그 한 사람의 제안으로 작은 미술관이 21세기 가장 인기 있는 현대미술관으로 탈바꿈하게 된 것이다. 이렇듯 어떤 모임이나 조직이나 기관에서 이러한 안목이 있는 한 사람이 매우 중요하다.

[그림출처: 위키피디아]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Leonardo_da_Vinci,_Salvator_Mundi,_c.1500,_oil_on_walnut,_45.4_%C3%97_65.6_cm.jpg#/media/File:Leonardo_da_Vinci,_Salvator_Mundi,_c.1500,_oil_on_walnut,_45.4_×_65.6_cm.jpg
[그림출처] 위키피디아

2017년 11월 15일 뉴욕에 있는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한 미술작품이 4억 5천만 달러 원화로는 약 4,800억 원으로 낙찰되었다. 이 작품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예수의 초상화인 「구세주」(Salvator Mundi)라는 작품이다. 그런데 이 작품은 1958년 한 경매장에서 낙찰가는 불과 45파운드 현재 원화로 6만 6천 원 정도였다. 왜냐하면, 당시 수많은 복원을 반복하면서 원래 작품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되어서 아무도 이것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이라고 알아보는 사람이 없었다. 이 그림이 2005년도 미국의 지방 경매장에서 1만 달러에 낙찰되었다. 여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 화상 로베르트 시문과 알렉산더 파리시 그리고 와렌 안델슨이다. 그들은 이 작품이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았고, 그것을 즉시 구매하면서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었다. 한 마디로 그들의 안목이 적중했다.

안목을 가진 사람이 있을 때와 없을 때 그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프랑스의 가장 아름다운 미술관인 아작시오 미술관 관장이면서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미술품 감정사인 필리프 코스타마냐(Philippe Costamagna)가 쓴 『가치를 알아보는 눈, 안목에 대하여』에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안목은 보는 것에 관한 문제다. 우리는 누구나 무언가를 보지만 다 똑같이 보지는 않는다.” 그는 매주 목요일이 되면 스스로 문화 탐방의 날로 정하고 미(美)에 관심이 깊었던 외조부모와 살던 유년 시절을 걸쳐 파리의 미술관들을 놀이터 삼아 구석구석 누비며 다니며 미술작품에 대한 안목을 키웠다고 한다. 새로운 안목을 가지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는가는 우리가 하는 일과 삶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게 된다. 좋은 안목을 통해서 자신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유익한 결과를 가져다주지만, 잘못된 안목 때문에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어떠한 결정을 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안목을 키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끊임없이 자신의 안목을 키우기 위한 연습이 필요하다. 세상의 안목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과 함께 더 높은 차원인 믿음의 안목을 키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세계는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그 무엇에 의해 움직이는 영적인 세계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가진 지식, 삶의 경험이 아무리 풍부하더라도 그것의 한계를 정직하게 고백할 수밖에 없다. 이런 영적인 안목을 키우기 위해 사도 바울의 조언에 귀 기울인다. “육체의 연단은 약간의 유익이 있으나 경건은 범사에 유익하니 금생과 내생에 약속이 있느니라.”(딤전4:8)

오동섭 목사<br>미와십자가교회 위임목사<br>​​​​​​​스페이스 아이 대표극단 미목 공동대표
오동섭 목사
미와십자가교회 위임목사
스페이스 아이 대표극단 미목 공동대표
예술목회원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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