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이오스] 시대를 역행하는 신학대학교의 정관
[텔레이오스] 시대를 역행하는 신학대학교의 정관
  • 장헌권 목사
  • 승인 2023.07.2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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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신학대학교 전경. (사진출처=호신대홈페이지)
호남신학대학교 전경. (사진출처=호신대홈페이지)

빛고을 양림의 아름다운 산자락에 선지동산이라는 호남신학대학교가 있다. 필자의 모교이다.

78학번으로 당시는 호남신학교였다. 이후 1984년부터 4년제 대학을 인정받는 호남신학대학이 되었다. 필자는 그때 신학교 다니면서 자부심과 함께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3학년 때 5·18 광주민중항쟁을 만났다. 그때 선배인 문용동 전도사가 마지막까지 도청 무기고를 지키다가 순직했다. 당시 필자는 독서 모임을 통해서 독일 히틀러 시대에 교회와 목사들이 히틀러를 찬양한 것을 알았다. 그러나 고백교회와 디트리히 본회퍼 목사의 순교가 독일교회의 자존심을 지키는 것처럼 순직한 문용동은 한국교회를 빛나게 하는 의인이라고 생각한다.

호남신학대학교는 ‘믿음·배움·섬김’을 교훈으로 1955년 개교한 이래 수천 명의 졸업생으로 한국교회와 세계교회를 섬기고 있다. 특히 호남지역에 파송된 미국 남 장로교회 출신 선교사 22명의 묘역이 있다. 이처럼 전통과 역사가 있는 신학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호남신학대학교 교수협의회에서 발표한 입장문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학교법인 이사회에서 총장의 중임제한을 없애고 정년을 70세까지 늘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정관을 변경한 것이다.

다음은 정관개정위원회의 <학교법인 호남신학대학교 법인 정관> 제36조(임면) 1항 개정과 관련하여 교수협의회 입장이다.

“정관은 학교를 운영하는 기준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대적인 요구에 따라 필요하면 정관을 개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개정에는 시대적인 흐름을 역행하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호남 신학대학교 공동체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총장은) 1회에 한하여 중임 할 수 있다”는 내용에서 “1회에 한하여”라는 표현을 삭제했다.” 총장이 무제한으로 연임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 교수협의회에서 이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하여 심각한 논의를 거쳐서 입장을 밝혔다. “그 어떤 이유로도 한 총장이 장기간 연임하게 되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처사이다. 하나님께서 주인이신 신학대학교에서 더더욱 불가한 일이다. 정관을 개정하는 위원회가 2월 초에 구성되었는데 현 총장이 개정위원으로 참여했다. 이 조항을 개정하여 자신에게 적용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이 조항의 개정은 유예되거나 취소되어야 한다. 학교의 정관은 학교의 미래를 이끄는 초석이다. 이런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에는 적어도 사전에 대학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2023년 6월 19일, 호남신학대학교 교수협의회 교수 일동)

호남신학대학교는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교단에 소속된 신학교다. 총회 신학교육부의 관리와 감독을 받아야 한다. 학교법인 이사회가 정관을 개정했다 할지라도 총회 인준을 받아야 한다. 총회 인준을 받기 전 절차는 신학교육부에서 검토할 것이다. 총회에 안건 상정하기 전 신학교육부에서는 미래교회와 시대의 흐름을 생각해서 판단해야 할 것이다. 마치 독재정권 시절에 장기 집권을 하겠다는 발상과 다를 바가 없다. 필자에게 자랑스러운 모교에서 이처럼 민주·평화·인권 도시인 광주에서 더군다나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를 가르치는 선지동산에서 발생한 것은 너무나 수치스러운 일이며 분노할 일이다.

호남신학대학교 공동체는 이미 교수협의회 입장문을 볼 때 총장으로서 신뢰와 리더십은 부서진 것이다. 더 이상 총체적 위기의 시대에 갈등과 불화로 하나님 영광이 땅바닥에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혹자는 교회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고 말한다. 필자라는 교회 지도자를 양성한 곳이 바로 신학교다. 그러므로 신학교가 바로 서야 교회가 바로 서는 것이다. 그래야 나라도 바로 서는 것이다. 이처럼 막중한 신학대학교의 책임을 엄중하게 생각하길 바란다. 한국교회의 갱신과 미래 준비에 관한 예언자적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장헌권 목사 <br>광주 서정교회<br>​​​​​​​시인<br>호남신학대학교 동문
장헌권 목사
광주 서정교회
시인
호남신학대학교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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