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목회] 위험한 시대, 위험한 교회
[예술과 목회] 위험한 시대, 위험한 교회
  • 안준호 목사
  • 승인 2023.07.04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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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나는 오토바이를 타기 시작했다. 오토바이라고 말하기에는 아주 작고 가벼운 자전거를 닮은 스쿠터이다. 이 오토바이에는 ‘우주명차’란 별명이 붙어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인정한 좋은 오토바이라는 뜻일 것이다. 오토바이를 타기 전과 그 이후로 내 삶은 많이 바뀌게 되었다. 아마도 새로운 인생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오토바이에 도전해 보라고 할 만큼 오토바이는 나에게 많은 것들을 깨닫게 해주었다. 오늘 이 글은 말하자면 바이크 입문기라고 할 수 있다.

오토바이를 타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에게 제일 많이 들은 이야기는 “왜 그렇게 위험한 것을 타느냐?”는 소리였다. 그 질문에 대답을 해야 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핀잔이 섞인 그들의 말에 이런저런 핑계를 둘러대 보았지만, 결국 나는 그들의 말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나는 그런 소리를 듣게 되면, “네 맞아요, 오토바이는 위험합니다. 그래서 탑니다”.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어이없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오토바이가 위험한 이유는 바퀴가 두 개이기 때문이다. 자동차는 바퀴가 네 개이기에 그 자체로 평행을 유지하지만, 오토바이는 타는 사람은 스스로 평행을 이루지 못하면 넘어지고 만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은 차량의 균형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자신이 균형을 유지하지 않아도 자동차가 스스로 균형을 맞추어주니 가는 방향만 신경을 쓰면 된다. 그러다 보니 자동차 운전자는 깊은 잠에 들기도 한다. 그만큼 자동차는 비교적 안전하며 편안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오토바이 운전자는 바퀴가 구르는 그 순간부터 온 신경을 두 바퀴에 두어야 한다. 그 어떤 순간에도 균형이 깨지게 되면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항상 긴장해야 하고 모든 컨디션을 살펴야 한다. 오토바이의 상태, 그리고 탑승자 자신의 상태를 살펴야 한다. 그리고 노면의 상태와 날씨까지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잠들지 않고 깨어있어야 한다. 나는 오토바이를 타면서 어쩌면 기도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한다. 기도를 다른 말로 한다면 깨어있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니 나는 오토바이를 타면서 살기 위해서 깨어있고, 그 깨어있음을 통해서 스스로를 자각하게 된다. 그러니 오토바이를 타는 행위야말로 나에게는 기도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왜 위험하게 오토바이를 타느냐고 물어보지만, 역설적으로 나는 오토바이를 타면서 매 순간 내가 살아있음을 느낀다. 왜 그러냐고? 오토바이를 타보면 삶과 죽음이라는 것이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죽음이 바로 코앞에 있음을 매 순간 느낀다. 매 순간 죽을 것 같은 공포가 밀려오는데 역설적으로 나는 그 순간에 살아있음을 절감한다. 실제로 오토바이를 타기 시작한 뒤부터 나는 생에 대해서 더 깊은 인식을 하면서 살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오토바이를 탄다.

생각할수록 오토바이는 사람을 닮았다. 사람이 두 발로 걸어 다니면서 살아가듯이 오토바이도 두 발로 굳건하게 서야 한다. 두 발로 버텨야 한다는 면에서 오토바이는 인간의 삶을 닮았다. 인간의 삶은 위험하다. 언제 넘어질지도 모르고 언제 죽음에 직면할지도 알 수 없다. 인간만이 그런 것이 아니라, 사회는 가면 갈수록 더욱 더 위험한 사회로 바뀌고 있다.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고 가족이 해체가 되어 혼자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자연재해가 가속화되고 있다. 그 가운데서 사람들은 위험신호를 보내면서 구조를 요청하는데, 교회는 홀로 ‘안전지대’에 머물며 깊은 숙면에 들어 있는 듯하다.

마이클프로스트는 『위험한 교회』에서 기독교인들을 유수자로 표현한다. 그리고 그들이 회복해야 할 가치를 ‘위험한 기억들’, ‘위험한 노래들’, ‘위험한 약속들’ 그리고 ‘위험한 비판들’이라고 말한다. 예수께서 펼치신 하나님 나라의 운동이야말로 ‘위험한 교회’의 표지였다고 그는 말한다. 나는 개신교회가 말랑말랑한 팬시문화를 전할 것이 아니라, 위험한 시대에 위험한 메시지를 담대하게 전해야 한다고 믿는다. 복음이야말로 이 시대에 가장 불온하고 위험한 메시지라고 나는 믿는다. 그래서 나는 이 땅에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위험한 교회’들이 많이 생겨나길 바란다. 내가 안전한 자동차 대신, 위험한 오토바이를 타는 이유이기도 하다.

안준호 목사 <br>기독교대한감리회참포도나무교회 목사 <br>커피마을, 달려라커피 대표마을공작소 대표 <br>​​​​​​​가구제작기능사
안준호 목사
기독교대한감리회참포도나무교회 목사
커피마을, 달려라커피 대표마을공작소 대표
가구제작기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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