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자의 리딩누크] 최고가 아니라서 열등감을 느끼는 설교자에게
[설교자의 리딩누크] 최고가 아니라서 열등감을 느끼는 설교자에게
  • 김병현 기자
  • 승인 2023.07.04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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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채훈의 『사마의 평전』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열등감’이라는 단어는 다음과 같이 정의됩니다. ‘자기를 남보다 못하거나 무가치한 인간으로 낮추어 평가하는 감정’이라고 말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열등감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최고에 이르지 못했다고 스스로 자책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혹시 고전 중의 고전인 삼국지에서 최후의 승자가 누군지 아십니까? 삼국지에 수많은 등장인물이 나오지만 결국 최후의 승자는 위나라의 사마의라고 합니다. 많은 사람이 평가하길 사마의는 촉나라와 제갈량과 비교했을 때 여러 면에서 한 수 아래로 여겨집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마의는 제갈량을 꺾고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었을까요? 제갈량에게 열등감을 느끼기 충분한 사마의가 그 열등감을 극복한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요?

제갈량 vs 사마의

나채훈 작가가 집필한 『사마의 평전』은 삼국지연의와 정사 삼국지 속에 기록된 사마의를 집중 조명하는 책입니다. 나채훈 작가가 그의 책에서 사마의를 집중 조명한 이유는 지금 시대야말로 사마의를 재평가하기 가장 좋은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역사는 지나간 시대의 기록이고 그에 대한 해석이나 평가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역사 속의 인간이나 사건에 대한 내용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려니와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시대가 변함에 따라 끊임없이 재평가되는 것이다.” (4쪽)

역사 속 인물에 대한 평가는 절대 불변의 진리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삼국지의 유비는 덕장이고, 조조는 지장이라고 불리는데 충효(忠孝)가 강조되던 과거에는 유비에 대한 평가가 조조보다 후한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는 충효보다는 개인의 퍼포먼스를 더 중요하게 여기다 보니 유비보다는 조조를 더 높게 평가하기도 합니다. 이는 사마의도 마찬가지입니다. 삼국지에서 사마의는 제갈량에 비해 지략과 용기가 부족한 한 수 아래의 인물로 묘사됩니다. 나채훈 작가는 삼국지에서 사마의가 이토록 저평가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합니다.

“분명히 사마의는 삼국지 무대를 살다 간 여러 영웅호걸과는 다른 측면에서 살펴봐야 할 요소가 많은 인물이다. 그는 조조나 손권, 유비처럼 창업자의 반열에 오르지 못했다. 그는 역사의 현장에서 맞수였던 촉한의 승상 제갈량 때문에 한 층 더 비하되고 깔아뭉개졌다. 그의 승리는 운세가 좋아서였고 명철한 전략전술은 오히려 멍청하게 농락당하는 무모함으로, 결국 대국의 한심하기 이를 데 없는 군사령관으로 묘사되고 그런 이미지가 굳어졌다.” (7쪽)

최적주의자가 최후의 승자

삼국지에서 사마의를 아무리 저평가하더라도 사마의가 삼국지에서 최후의 승자임은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왜 당대 최고의 지략가라고 일컬어지는 제갈량은 사마의를 이기지 못했을까요? 그것은 제갈량이 과도한 자신감으로 대군을 이끌고 사마의를 공격할 때 사마의는 적군과의 전면전을 피하면서 적군이 약해질 때를 기다릴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전쟁에서 사마의는 최고의 전투력을 지향하기보다, 최적의 승리 타이밍을 지향했습니다. 그래서 적군이 아무리 무례하게 사마의를 도발하더라도 혈기를 못 이겨 무리하게 전면전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사마의는 강한 자가 이기는 게 아니라, 이기는 자가 강한 자라는 사실을 몸소 증명했습니다.

“세상에는 남보다 앞서가는 지적 능력을 갖춘 수재만이 값어치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실타래처럼 엉켜있는 세상사를 감안해서 바라보면, 자신만의 독선에 빠진 인간형보다는 사유의 영역을 확대하여 유연하게 적응해간 인간형이 더 값지게 스스로 가꾸었거나 세상을 만드는 데 공헌한 예가 무수히 많다.” (8쪽)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키듯이 조금 어수룩해 보이는 목회자가 교회를 지킵니다. 무언가 뛰어나고 유능하게 보이는 목회자는 교회를 가볍게 여기고 목회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과 교회 앞에서 겸손한 목회자는 지금 있는 교회를 애지중지하며 교회를 자신의 야망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삼지 않습니다. 최고는 아닐지라도 지금 사역하는 교회에 최적화된 목회를 하는 목회자가 언젠가 사마의처럼 최후 승리를 맛볼 수 있습니다. 최고보다는 최적을, 최신보다는 최후를 항상 기억하면 어떨까요? 거기에 승리의 비결이 숨어 있습니다.

황재혁 목사<br>예수마을교회 청년부 담당<br>​​​​​​​본보 객원기자
황재혁 목사
예수마을교회 청년부 담당
본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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