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에세이] AI 시대의 영성(1)
[목회 에세이] AI 시대의 영성(1)
  • 박영호 목사
  • 승인 2023.07.03 13: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본 글은 박영호 목사의 『시대를 읽다, 성경을 살다』(복있는사람) '2장 AI 시대의 영성'에서 발췌하였다.


2018년 11월, 중국은 세계가 놀랄 만한 뉴스를 내보냈습니다. 처음 보는 아나운서가 TV에 나와 뉴스를 진행하는데, 알고 보니 인공지능(AI) 아나운서였습니다. 여느 아나운서와 다를 바 없는 느낌을 주는 이 AI 아나운서는 첫 방송에서 “저는 텍스트만 제공되면 지치지 않고 일할 수 있습니다. 시청자 여러분은 앞으로 새로운 뉴스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하면서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그날 이 소식을 전한 세계 각국의 사람 아나운서들은 쓴웃음을 지어야 했습니다. “우리 직장이 언제까지 안전할지 모른다!” 4차 산업이나 인공지능에 대한 담론에 무관심한 사람들도 이 흐름이 일자리와 연관되어 있다는 대목에서는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에는 생성형 인공지능 챗GPT(ChatGPT)가 가져온 충격으로 지식인 사회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사람이 써 준 텍스트를 읽는 AI뿐 아니라, 기사를 써 주는 AI까지 나와 있습니다.

인공지능 시대는 멀리서 볼 때는 장밋빛 미래였지만, 막상 가까이 다가오니 두려움의 대상입니다. 무인자동차가 대신 운전해 주면 운전 부담에서 해방되어 얼마나 좋을까 싶었지만, 막상 눈앞에 다가온 현실은 대량실업에 대한 염려입니다. 중국 AI 아나운서의 선언은 모든 인간 노동자에 대한 도전장으로 들릴 수도 있습니다.

자동화되는 기계 앞에 선 인간의 무력감은 이미 현대인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찰리 채플린이 그것을 1936년 「모던 타임즈」라는 영화에서 잘 표현했습니다. 인간이 갖는 고유한 삶의 리듬을 포기하고, 기계의 리듬에 맞추어야 살아남을 것이라는 현대를 향한 예언적 메시지였습니다. 이 예언대로 오늘날 인간의 삶은 심하게 기계화되었습니다. 삶의 리듬뿐 아니라 언어와 가치관까지 기계화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사고 속에는 인간의 기계화가 이미 진행되고 있습니다. 남달리 똑똑한 사람을 컴퓨터라고 하지 않습니까? 사람이 업그레이드된다고 말하거나, 머리에 잘 입력해 놓으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인간을 기계에 견준 것입니다. 이러한 기계적 표현의 이면에는 기계에 대한 인간의 열등감이 숨어 있습니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하는 일이라는 게 대체로 기계보다 못하다는 것입니다. 언젠가 한 신학자가 페이스북에 “마치 고성능 센서를 우리 마음에 심어 놓은 것처럼 하나님은 우리의 마음을 잘 아신다”고 쓴 것을 보았습니다. 하나님 또한 어느 틈에 기계화되고 있습니다.

신약성경은 율법주의를 문자주의와 나란히 놓고 봅니다. 율법의 문자는 모두 디지털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율법 조문은 죽이는 것이요 영은 살리는 것이니라”(고후3:6)고 말합니다. 하나님은 영이시고, 인간도 영입니다. 결코 문자로 환원될 수 없는 존재, 0과 1로 표시되는 디지털의 세계에 포괄될 수 없는 존재입니다.

천 명의 사람에게는 천 개의 다른 세계가 있고, 수십만 개가 넘는 표정이 있습니다. 천 명을 목회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사실 우리는 한 명을 제대로 사랑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자녀를 키우고 있다면 잘 알 것입니다. 그 각양각색의 인간이 서로 다른 모양과 빛깔의 인간을 만나 만드는 삶의 이야기에는 또한 수없이 많은 우연적인 요소들이 개입됩니다. 인간의 삶은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습니다. (누가복음 10장 30~34절에서) 제사장과 레위인은 종교 계율에 따라 정식화된 반응을 보입니다. 일정한 프로그램을 따라 사는 것입니다. 사마리아인의 ‘불쌍히 여기는 반응’은 그의 여정을 예측할 수 없는 길로 몰고 갑니다. 결코 프로그램화할 수 없는 삶의 길입니다.

<말씀과 씨름하기>

인공지능 시대가 다가온다는 것이 어떤 면에서 실감이 납니까? 인공지능 시대에 펼쳐질 모습은 그동안 공상과학영화들에서 보던 모습과 어떤 면에서 같거나 다를 것 같습니까?

박영호 목사<br>​​​​​​​<br>
박영호 목사
포항제일교회 담임
미래목회와말씀연구원 원장

저서
『다시 만나는 교회』(복 있는 사람),
『우리가 몰랐던 1세기 교회』(IVP),
『쾌청 신약』(두란노),
『빌립보서』(홍성사),
『성경을 보는 눈』(성서유니온, 공저),
​​​​​​​『에클레시아』(새물결플러스) 등

 

 

가스펠투데이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Array ( [0] => Array ( [0] => band [1] => 네이버밴드 [2] => checked [3] => checked ) [1] => Array ( [0] => talk [1] => 카카오톡 [2] => checked [3] => checked ) [2] => Array ( [0] => facebook [1] => 페이스북 [2] => checked [3] => checked ) [3] => Array ( [0] => story [1] => 카카오스토리 [2] => checked [3] => checked ) [4] => Array ( [0] => twitter [1] => 트위터 [2] => checked [3] => ) [5] => Array ( [0] => google [1] => 구글+ [2] => checked [3] => ) [6] => Array ( [0] => blog [1] => 네이버블로그 [2] => checked [3] => ) [7] => Array ( [0] => pholar [1] => 네이버폴라 [2] => checked [3] => ) [8] => Array ( [0] => pinterest [1] => 핀터레스트 [2] => checked [3] => ) [9] => Array ( [0] => http [1] => URL복사 [2] => checked [3] => )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제동 298-4 삼우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42-7447
  • 팩스 : 02-743-744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상현
  • 대표 이메일 : gospeltoday@daum.net
  • 명칭 : 가스펠투데이
  • 제호 : 가스펠투데이
  • 등록번호 : 서울 아 04929
  • 등록일 : 2018-1-11
  • 발행일 : 2018-2-5
  • 발행인 : 채영남
  • 편집인 : 박진석
  • 편집국장 : 류명
  • 가스펠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가스펠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speltoday@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