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복음] 영화 〈디파티드〉 - 혼돈(Chaos)의 삶에서 빛의 삶으로!
[영화와 복음] 영화 〈디파티드〉 - 혼돈(Chaos)의 삶에서 빛의 삶으로!
  • 임명진 목사
  • 승인 2023.06.21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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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파티드〉는 마틴 스콜세지에게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안겨준 언더커버(위장 근무) 영화로, 2002년 양조위, 유덕화 주연의 홍콩영화 〈무간도, Infernal Affairs〉의 리메이크 버전이다. 탄탄한 구성과 스토리로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작품인 원작의 뒤를 이어, 〈디파티드〉 역시 동양과는 다른 서구적 관점에서 캐릭터들의 미묘하고 복잡한 심리묘사에 탁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어린 시절 갱에 호감을 가졌던 콜린 설리반(맷 데이먼)은 당대 최고의 아일랜드 마피아 보스인 프랭크 코스텔로(잭 니콜슨)의 수하에 들어가고, 그의 사주로 경찰학교에 입학한다. 좋은 성적으로 졸업한 그는 MPS(매사추세츠 주경찰)의 특수반으로 발령받아 실력을 인정받고 승승장구하면서 경찰 내부정보를 코스텔로에게 넘겨준다. 한편 빌리 코스티건(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은 우수한 성적으로 경찰학교에서 공부했지만, 흑역사인 주위 환경 탓에 MPS의 퀴넌 반장(마틴 신)과 디그넘 경사(마크 월버그)가 신분을 보장해주는 조건으로 코스텔로의 갱단에 들어가고, 그 역시 보스의 신뢰를 얻는다. 이렇게 상이한 배경의 두 청년은 각자 신분을 위장한 채 적진에 들어가 임무를 수행한다. 그 과정에서 이들은 혼란과 혼돈을 겪는다. 본래 자신이 속한 집단과 잠입하여 소속된 집단 어디에도 진정한 소속감과 안정감을 느끼지 못하는 그들에게 삶은 그야말로 지옥이다.

영화는 관객에게 세 가지 측면의 ‘혼돈(chaos)’을 경험하게 한다. 첫째, 선악(善惡)의 혼돈이다. 설리반과 코스티건의 원소속 집단은 선악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들이 언더커버로 상대방 진영에 잠입했을 때부터 상황이 달라진다. 선을 이루기 위해 악을 감수해야 하고(코스티건), 선으로 악을 위장해야 한다(설리반). 결과만 놓고 보면 경찰이 승리하는 게 선이겠지만, 그 과정에서 숱한 불의와 왜곡, 거짓이 발생한다면 그것이 진정한 선인가를 의심하게 한다. 성과주의는 결과로 모든 걸 말하지만, 선한 과정이 배제된 결과론적 선이 과연 옳은 것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둘째, 정체성(identity)의 혼돈이다. 설리반과 코스티건, 그들은 경찰인가 갱단인가? 그들이 겉으로 내보이는 것과 속으로 생각하며 수행하는 임무 사이에는 상반된 목표와 가치가 존재한다. 언더커버의 삶은 자신의 정체성에 심한 혼란을 초래한다. 만일 진짜 자신의 정체를 아는 사람이 사라진다면, 지금 들어와 신뢰받는 그곳에서 그들은 위장된 삶이 아닌 실제 삶으로 전환된 인생을 살 수도 있다. 진짜 나는 어디에 있으며, 무엇으로 증명하는가?

마지막으로, 신뢰 대상의 혼돈이다. 피아(彼我) 구분이 모호하다. 임무를 수행하는 곳에는 그들도 모르는 또 다른 요원들도 이미 잠입해 있었다. 그렇다면 그들은 적군인가 아군인가? 현재 만나는 사람을 신뢰해야 하는가, 원 소속된 사람을 신뢰해야 하는가? 신뢰 대상의 혼돈은 그들에게 정신적/정서적 불안과 혼란을 초래한다. 불안과 혼란은 본능적으로 안정을 갈구한다. 그들은 묘하게도 마들레인(베라 파미가)이라는 한 여성을 자신들의 안정의 대상으로 선택한다. 조직이 아닌 사적 영역에서 신뢰의 대상을 찾는다. 그렇다면 마들레인의 신뢰의 대상은 또한 누구일까?

원래 ‘혼돈(Chaos)’은 창세기에서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기 전의 상태를 묘사한 단어다(창1:2). 그 어떤 물질이나 개념도 없이 공허하며, 형태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상태를 지칭하는 말이다. 하나님은 바로 그 혼돈의 상태에서 빛의 창조를 시작으로 피조세계에 질서를 부여하셨다. 혼돈의 정리다. 절대자의 존재는 때로 기준과 질서로 드러난다. 혼돈의 삶은 어둡다. 빛은 그 어둠을 걷어내고 질서를 부여한다. 우리에게 창조주 하나님이 필요한 이유다.

임명진 목사<br>북악하늘교회 담임<br>​​​​​​​문화사역 전문기자
임명진 목사
북악하늘교회 담임
문화사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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