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순례] 안도 다다오, 건축계의 아웃복서
[독서 순례] 안도 다다오, 건축계의 아웃복서
  • 황재혁 기자
  • 승인 2023.06.19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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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케 리이치의 『안도 다다오, 건축을 살다』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 소설가 헤르만 헤세 그리고 영화감독 류승완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은 모두 자랑할만한 학력은 없지만,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로 인정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명단에 굳이 한 명을 더 추가하자면 일본의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적합해 보인다. 1941년생의 안도는 대학교에서 건축학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일본은 물론 한국과 세계가 사랑하는 건축가의 반열에 이르렀다. 심지어 아무런 학위가 없는 안도는 오로지 그의 건축 실력만으로 2000년대 초반 도쿄대학교 건축학과의 교수로 임용되기도 했다.

『안도 다다오, 건축을 살다』는 일본의 건축사가이자 건축 비평가 미야케 리이치가 집필한 책이다. 이 책은 지난 2023년 3월에 사람의집이라는 출판사에서 위정훈의 번역으로 출판되었다. 이 책의 저자 미야케 리이치는 가방끈이 짧은 안도 다다오가 어떻게 세계적인 건축가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는지 그 근원을 파헤쳤다. 그리고 저자는 안도 다다오가 위대한 건축가가 되는데 크게 세 가지 요소가 중요했다고 분석한다.

첫째 요소는 복싱이다. 복싱이 안도 다다오의 인생에서 중요한 이유는 안도가 10대 후반에 프로 복서로 활동했기 때문이다. 안도가 프로 복서로 활동한 기간은 매우 짧았지만, 안도는 복싱을 그만두고 나서도 마치 복싱하는 것처럼 건축했다고 할 수 있다. 안도는 실제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건축은 싸움입니다. 거기에는 긴장감을 지속시킬 수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모든 것이 걸려 있습니다.” 복서가 사각의 링에서 온 힘을 다해 싸워야 하는 것처럼, 건축가도 정해진 부지에서 온 힘을 다해 건물을 짓는다.

둘째 요소는 여행이다. 안도 다다오는 청년기에 대학교를 다니는 대신에 해외여행을 통해 유명한 세계 건축물을 직접 볼 수 있었다. 안도는 서른 살이 될 때까지 총 다섯 번 해외여행을 떠났다. 그중 가장 길었던 것은 1965년의 지구 반 바퀴를 도는 여행으로, 무려 7개월이 걸렸다. 당시 안도는 일본에서 유럽으로 갈 때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이용했고, 유럽에서 다시 일본으로 돌아올 때 아프리카를 우회하는 배를 탔다고 한다.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는 말처럼 안도는 해외여행을 통해 당시 일본인이 책으로만 접하던 세계 건축물을 역사의 현장에서 직접 보며 많은 것들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이 모든 경험이 그가 건축가로 활동하는 데 매우 값진 자양분이 되었다.

셋째 요소는 오사카이다. 일본의 오사카는 안도 다다오가 유년기부터 장성한 어른이 되어서까지 줄곧 살았던 홈그라운드였다. 안도는 건축사무소를 30대 초반에 오사카에 세웠고, 여기에서 주택과 공공건물 등을 다수 지으며 건축가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시간이 흘러 안도는 오사카의 자랑이 되었고, 안도 역시 오사카를 자랑스러워하였다.

‘안도 다다오, 건축을 살다’의 한국어판 부록에는 안도가 지은 한국의 건축물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이번 여름에 여기에 소개된 유민 미술관, 본태 박물관, 뮤지엄 산, 마임 비전 빌리지, LG 아트센터 서울을 직접 방문해보고 싶다. 안도의 건축물을 직접 볼 수 있다면 그것을 위해 응당 지불해야 할 비용과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을 것이다.

황재혁 목사<br>예수마을교회 청년부 담당<br>본보 객원기자
황재혁 목사
예수마을교회 청년부 담당
본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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