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에세이] 신앙의 경력단절
[목회 에세이] 신앙의 경력단절
  • 선우준 목사
  • 승인 2023.06.14 10: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는 저출산이다. 저출산에 대한 다양한 이유와 또 개선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쉽게 해결될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제적인 문제 해결부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대한민국 사회에서 눈치를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쓰는 것은 쉽지 않다. 결국 퇴사를 결정하게 된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다시 일을 하려고 했을 때 다시 직업을 갖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러한 경력 단절에 대한 두려움도 출산을 꺼리게 되는 이유 중 하나로 작용한다. 사회가 저출산 극복을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 중 하나이다.

한편 교회에서도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이 일어난다. 바로 신앙의 경력단절이다. 이제 나와 아내도 부모가 된 지 8년이 조금 넘었다. 첫째 9살, 둘째 5살. 첫째가 태어났을 때 아내는 생활의 문제로 육아와 맞벌이를 병행하려고 했다. 하지만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마음에 결국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경력단절이 된 것이다. 그래도 아이를 위한 선택이기 때문에 후회는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신앙의 경력단절 시작이었다. 아이의 탄생과 함께 예배와 교제가 멀어지기 시작했다. 아내는 사모로서 또 한 부서의 전도사로서 타율적으로 교회를 멀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자모실에서 아이와 함께 온전히 예배를 드리기도 어렵고, 신앙의 교제를 하기도 어려웠다. 나름 홀로 애를 쓰지만 늘 부족한 영적 갈급함이 있다. 사모이며 전도사인 아내도 그러할 진데, 일반 성도들은 얼마나 더 심할까 생각해보았다.

주중의 육아와 또 맞벌이까지 하는 분들이 예배를 지키고 신앙을 지킨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의와 타의가 섞여 신앙의 경력단절이 생기는 것이다. 청년 시절 교회를 위해 열심히 봉사하던 이들도 육아와 함께 예배와 봉사로부터 멀어진다.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면서 뜨거웠던 신앙도 어느새 미지근한 신앙이 되어간다. 물론 그 안에는 여전히 불씨가 남아 있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란 후 신앙의 불씨를 붙여보기 위해 노력하지만, 쉽지가 않다. 아니 신앙의 불씨에 불을 붙이고자 하는 마음 먹기조차 쉽지 않다.

그런데 교회는 그런 이들에게 속히 회복하라고 이야기한다. 이제 다시 봉사의 자리로 돌아오라고 한다. (우리 교회는 아니다. 모든 교회도 아니다.) 하지만 이미 너무 멀어져 버린 상황 속에서, 겨우 예배만 유지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다시 예전의 열정을 회복하기란 쉽지 않다. 뜨거웠던 청년일수록 예전과 다른 모습으로 신앙생활 하는 자신에 대하여 죄책감만 더해진다.

이에 교회는 두 가지 고민을 해야 한다. 사회가 경력단절이 일어나지 않도록, 그리고 경력단절 이후 다시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처럼 교회는 신앙의 경력 단절이 일어나지 않도록, 그리고 이미 지쳐버린 부모가 다시 즐거웠던 신앙생활로 회복할 수 있도록 고민해 보아야 한다. 특히 인프라가 부족한 작은 교회의 경우 홀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지역교회들과의 협력을 통해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가 아닐까 싶다.

선우준 목사<br>행복한교회<br>
선우준 목사
행복한교회

 

 

가스펠투데이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Array ( [0] => Array ( [0] => band [1] => 네이버밴드 [2] => checked [3] => checked ) [1] => Array ( [0] => talk [1] => 카카오톡 [2] => checked [3] => checked ) [2] => Array ( [0] => facebook [1] => 페이스북 [2] => checked [3] => checked ) [3] => Array ( [0] => story [1] => 카카오스토리 [2] => checked [3] => checked ) [4] => Array ( [0] => twitter [1] => 트위터 [2] => checked [3] => ) [5] => Array ( [0] => google [1] => 구글+ [2] => checked [3] => ) [6] => Array ( [0] => blog [1] => 네이버블로그 [2] => checked [3] => ) [7] => Array ( [0] => pholar [1] => 네이버폴라 [2] => checked [3] => ) [8] => Array ( [0] => pinterest [1] => 핀터레스트 [2] => checked [3] => ) [9] => Array ( [0] => http [1] => URL복사 [2] => checked [3] => )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제동 298-4 삼우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42-7447
  • 팩스 : 02-743-744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상현
  • 대표 이메일 : gospeltoday@daum.net
  • 명칭 : 가스펠투데이
  • 제호 : 가스펠투데이
  • 등록번호 : 서울 아 04929
  • 등록일 : 2018-1-11
  • 발행일 : 2018-2-5
  • 발행인 : 채영남
  • 편집인 : 박진석
  • 편집국장 : 류명
  • 가스펠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가스펠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speltoday@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