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레오스] 슬픈 이태원 억울한 유가족을 주님께!
[엘레오스] 슬픈 이태원 억울한 유가족을 주님께!
  • 김종생 목사
  • 승인 2023.06.12 1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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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지인이 의아해하며 묻는다. 아직도 이태원 참사 마무리 안 되었느냐고?

이태원 해밀턴 호텔 옆 경사진 좁은 골목길. 2022년 10월 29일 159명의 꽃다운 청춘이 우리 곁을 떠난 슬픈 현장. 메기의 추억, 그 슬픈 노래 사연의 이야기가 유래된 곳도 바로 해밀턴이란 마을이었는데…. G8 반열의 대한민국 수도 한복판 골목길에 엄청난 참사가 재앙으로 다가왔다. “사고가 아니라 재앙이다. 재앙!” 슬픔을 가눌 길 없어 한동안 사고 현장을 오르내렸다. 이해할 수 없었다. 그날 밤만 이해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159일이 지나고 반년이 지나도 여전히 풀리지 않은 채 길이 보이질 않는다.

안타까움과 답답함 속에 무엇인가 하지 않으면 직무 유기 같아 용산구 교구 협의회 목회자들과 총회 관련 부서 관계자들, 그리고 이태원 경내 교단 목사님들을 만나 지혜를 구했다. 다행히 총회장님의 관심과 성원으로 총회 자문위원회 성격의 ‘1029참사 회복지원위원회’가 구성되었다. 그리고 이태원 한남제일교회 교육관 2층의 30여 평에 유가족 쉼터가 조성되었다. 또한 녹사평 분향소에 나오는 유가족들의 식사 제공 및 지방에서 오는 유가족들에게 총회회관을 숙소로 사용하도록 하였다. 총회 전달체계는 사회봉사부가 맡아 행정지원을 정성껏 해주고 있다. 이태원 녹사평역에서 서울시청 앞으로 분향소가 옮겨지면서도 이 일은 지속되었다. 우리 총회는 사순절의 끝자락 성금요일 오후에 시청 앞 분향소 앞에서 위로 기도회를 개최했다. 고달픈 유가족 곁에 늘 함께하겠다는 총회장님 메시지는 유가족들에게 위로가 되었고, 목에 두르는 유가족 표식으로 자리 잡은 하절기 스카프를 유가족 대표에게 선물로 매주는 장면에서는 주님의 손길 같은 따뜻함을 느꼈다. ‘소금의 집’에서도 분향소 현장과 유가족 상담에 사역자를 파견하고 필요한 부분을 총회와 분담하며 동역하고 있다. 매주 한 번 유가족들과 식사하면서 이태원의 필요를 거드는 까마귀로 자부하며 통합 목사님(?)이라는 이름으로 기억되고 있다. 이런 훈훈한 소식 이면에 유가족들의 하루하루는 너무 지치고 고달프다. 먹고 자고 씻는 거리 생활로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잊혀져 가는 것은 더더욱 두렵다.

이태원 참사의 진상을 조사할 특별법 제정에 국회를 설득할 국민동의를 위해 5만 명의 서명이 필요했다.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많은 국민들의 서명과 홍보를 위해 서울, 인천을 시작으로 ‘10.29 진실버스 전국순례’ 여정을 다녀왔다. 청주, 전주, 정읍, 광주, 창원, 부산, 진주, 제주, 대구, 대전, 수원 등 13개 도시 방문 및 토론, 행진으로 서명을 받았다. 마침내 4월 20일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이 183명 야당 의원들 중심으로 발의됐다. 그러나 여당인 국민의힘에선 이태원 특별법을 '정쟁 목적의 법안', '과잉 입법'이라고 비난하고 있어 특별법 제정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참사 200일이 지나면서 초조해진 유가족들은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의 당위성과 빠른 진행을 위해 서울시청 분향소로부터 국회까지 6월 내내 걷기로 했다. 10시 29분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국회 앞까지 매일 8.8km씩 159㎞ 행진을 위해 오늘도 지친 몸을 이끌고 출발한다.

159명 유가족들이 생업을 포기한 채 가슴 절절히 절규하는 내용이 무엇일까? 그것은 어떻게 1029참사가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날 수 있었는지 규명하고, 과정 속 책임소재를 묻고, 재발 방지의 안전법을 제정하자는 것이다.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유가족 위로와 생존자들을 지지하는 진정한 의미의 추모가 되게 해달라는 것이다. 다른 태(異胎)를 가질 수밖에 없었던 역사적 아픔 속에 다시금 덧입혀진 보석 같은 159명은 대한민국의 아픔이다. 오늘도 직장이 아니라 시청 앞 분향소의 영정 앞으로 출근하는 유가족들이 조금 더 힘을 내도록 주님께 올려드린다. 슬픈 ‘異胎院(이태원)’이 아닌 넓은 배꽃 마을 ‘梨泰院(이태원)’으로 이름을 바꾸어 부르고, 희생자를 기억해 내고 함께하기 위해 주님께 중재를 호소하며 중보기도로 힘을 보탠다.

김종생 목사<br>​​​​​​​소금의 집 상임이사<br>빛과소금 대표<br>​​​​​​​글로벌 디아코니아센터 상임이사
김종생 목사
소금의 집 상임이사
빛과소금 대표
​​​​​​​글로벌 디아코니아센터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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