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세대 신앙경험 소비형태의 변화 (2)
MZ 세대 신앙경험 소비형태의 변화 (2)
  • 이은경 교수
  • 승인 2023.06.07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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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환경과 지식, 신앙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환경 보존, 생명존중, 사회적 책임, 투명하고 공정한 지배구조’등의 개념은 성서 안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환경 보존, 생명존중, 사회적 책임, 투명하고 공정한 지배구조’등의 개념은 성서 안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지난 호에 이어)

다음세대를 위한 신앙교육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어떤 신앙역량을 갖추어야 하며,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까? 오늘날 신앙교육은 이제 더 이상 교리나 성서, 신학적 지식에 관한 내용 중심의 신앙교육에서 벗어나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교육, 즉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한 신앙교육이 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신앙역량, 즉 기독교 전통과 씨름하면서 자신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다른 사람과 더불어 성찰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

물론 이 신앙역량은 단지 청년세대뿐 아니라, 모든 기독교인에게 요구되는 능력이기도 하다. 이러한 신앙역량을 키우고 강화하려면 먼저 ‘신뢰, 존중, 독립성, 협동, 친절’ 등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것들은 일반교육 영역에서도 중요하지만, 신앙교육 영역에서 훨씬 더 많이 요구된다.

에스더 워치츠키(Esther Wojcicki)는 이것을 TRICK(Trust, Respect, Independence, Collaboration, Kindness)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이 다섯 가지 조건을 전제로 효과적인 사고력, 행동력, 대인관계 능력, 사회참여 실현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관점의 재구성

그렇다면 신앙역량을 어떻게 강화할 수 있을까? 그 해답으로 프렌스키는 ‘재구성’(reframing)을 제안한다. 재구성은 한마디로 ‘관점 바꾸기’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익숙한 것을 새롭게 보는 것이다. 대상을 바꾸는 게 아니라, 우리가 사물을 보는 관점을 바꾸는 것을 말한다.

신앙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그리고 교회를 외면하는 MZ세대와 다시 만나기 위해 교회 공동체가 재구성해야 할 것은 크게 4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첫 번째로, 신앙공동체의 중요한 구성원이자 동시에 신앙교육의 대상이기도 한 청년세대에 대한 것을 새롭게 재구성해야 한다. 앞서 봤듯, 오늘날 청년세대는 디지털 이민자인 우리와는 다르다. 청년들은 첨단과학기술과 공생하는 삶을 살면서 새로운 디지털적 존재로 변모하고 있으며,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된 ‘확장된 마음’(extended mind)으로 진화해가고 있다.

두 번째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에 대한 관점을 재구성해야 한다. 여기에는 자연과 환경에 관한 것까지 포함된다. 이제 더 이상 근대적 이분법에 근거한 인간중심적, 인간 예외적, 인간 우월적 시각으로 세상과 자연을 바라봐서는 안 된다.

현재 온 인류가 마주한 코로나 팬데믹은 자연에 대한 관점을 전면적으로 수정하게 된 계기였다. 자연도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속하는 피조물이며, 우리 인간들과 영향을 주고받으며 공생하고 있다. 나아가 인간과 자연은 ‘피조 된 공동-창조자’(created co-creator)로서,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지키고 보존해야 할 책임을 함께 지고 있는 사이다.

세 번째로, 신앙교육과정을 재구성해야 한다. 그동안 교육과정을 목회자나 교사의 주도권을 중심으로 하향식으로 구성하거나 내용 중심으로 구성해 왔다면, 새로운 교육과정은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파트너 관계에 기반한 상호적 교육과정으로 바뀌어야 한다.

여기서 우리가 관계 맺어야 할 파트너는 물론 인간만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자연을 포함해서 이제는 과학기술과도 파트너 관계를 맺어야 하며, 네트워크를 통해 파트너 관계를 지속적으로 확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회 문화를 재구성해야 한다. 더 이상 개교회 중심의 신앙 활동이나 소속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일방적이고 위계적인 가부장적 교회 문화 역시 씨알도 먹히지 않을 것이다. 디지털 기술을 통해 소통하는 디지털 네이티브들은 수평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네트워크를 통해 24시간 세계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MZ세대의 삶의 공간과 문화는 더 이상 지역에 한정되지 않는다. 그 들의 세계는 이미 전 세계다. 그렇다고 네트워크와 미디어를 무조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현재까지 많은 교회에서 실시하고 있는 온라인 비대면 예배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시작했음에도 예배 참여자 수와 참여비율을 높여주며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예배에 대한 만족도 부분에서는 절반의 수치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또 네트워크와 미디어를 활용하면서 예배는 지나치게 간소화되었고,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되새기는 성만찬도 중단되었다. 절기예배마저 온라인으로 참여함으로써, 기독교적 정체성 형성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

기독교인은 예배, 특히 사순절, 부활절, 성탄절과 같은 절기예배에 참여함으로써, 자신의 기독교적 정체성을 확립할 뿐 아니라 기독교인으로 성장해 간다. 그러므로 오늘날의 상황을 반영하여 교회 문화를 재구성해야 한다. 동시에 변화된 시대적 상황을 충분히 고려한 신앙교육과정을 구상해야 할 것이다.

도전에 대한 응답, ESG

마지막으로 관점의 재구성을 통해 MZ세대 청년과 소통하고 상호적 파트너 관계를 맺기 위한 신앙교육과정은 어떻게 구상해야 할까? 그에 대한 하나의 대답으로 ESG를 통한 신앙역량 강화를 제안하고자 한다.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는 최근 경제 분야에서 기업이나 조직의 비재무적 성과를 검토하는 기준으로 선택되고 있는 개념이다.

이제 기업이나 조직을 평가할 때도 재무적 지표뿐 아니라, ‘탄소배출 저감, 사회공헌, 순환경제, 투명한 지배구조’ 등과 같은 비 재무적 목표를 중요하게 여기며, 단순한 이윤 추구를 넘어 공적 책임, 공동선 추구, 지속가능성을 기업과 조직의 본질과 목적으로 삼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기업이나 조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환경(Environment)과 사회(Social)를 해치는 의사결정(Governance)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물론 기업이나 일반 조직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교회야말로 경제적 이익이나 성과를 추구하는 영리집단 혹은 이익집단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 건설이라는 절대적 지상명령을 이루기 위해 책임을 다하는 대표적인 이타적 비영리집단이다.

교회는 ESG 담론을 논의하기 훨씬 이전부터 이미 ESG가 지향하는 환경적, 사회적, 공적 가치들을 성서적, 교회적으로 풀어 적용해 왔다. ESG가 추구하는 ‘환경 보존, 생명존중, 사회적 책임, 투명하고 공정한 지배구조’등의 개념은 성서 안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이것들은 초대교회 시절부터 지향해온 공동체적 가치들이기도 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신자유주의 경제 질서가 만연하면서 교회마저도 세상의 가치를 따라 성장지상주의, 성과주의에 편승하거나 혹은 각자도생의 개교회주의, 우리교회 우선주의 등에 매몰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그로 인해 교회 안팎에서 교회에 대한 자조 섞인 비판들이 자주 들려오고,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교회를 외면하거 나 떠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위기와 시대적 도전에 적극적으로 응답하기 위해 최근 논의되고 있는 ESG 담론, 즉 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ESG 개념으로 성서를 다시 읽으면서 교회의 본래적 사명을 되새기고, 이 시대에 요구되는 새로운 관점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다음 호에 계속)

도림교회에서 열린 북콘서트에서 강의중인 이은경 교수(감리교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학). 가스펠투데이 DB.
도림교회에서 열린 북콘서트에서 강의중인 이은경 교수(감리교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학). 가스펠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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