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안교회 청년들과 디지털 치료제
가나안교회 청년들과 디지털 치료제
  • 가스펠투데이 보도팀
  • 승인 2023.05.1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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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가 아닌, ‘방향’을 고민하자

강의_김은혜 교수 (장신대 기독교와문화)
김은혜 교수
김은혜 교수가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최상현 기자.

* 본 자료는 지난 5월 9일 도림교회(정명철 목사 시무)에서 열린 ‘흩어진 MZ세대와 접속하는 교회’ 출간 기념 북콘서트에서 김은혜 교수가 강의한 내용 중 일부를 요약, 정리한 것이다.


21년 1월, 교계 전문 기관에서(21세기 교회연구소, 한국교회탐구센터, 목회데이터연구소) 개신교인 남녀청년 700명을 대상으로 사회 인식 및 교회 인식을 조사한 결과, 청년 10명 중의 4명이 ‘성경 말씀을 지키며 살면 이 사회에서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40.4%) 나타났다. ‘성경 말씀을 지키며 사는 사람은 내 주위에 별로 없다’는 응답도 61.7%였다.

청년들의 92.3%가 한국 사회를 ‘돈이 최고의 가치가 된 사회’라고 인식하고 있으며 ‘더 높은 계층으로 상승하는 것이 어렵다, 착한 사람이 손해 본다’ 등 비관적 인식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청년의 영적 상태를 표시하는 지표일 수 있다.

이러한 통계가 의미하는 바는 이제 교회의 가르침이 교회 밖 삶의 기준이 되지 못한다는 것, 남아있는 교회 청년들도 성공과 신앙이 공존할 수 없는 가치라고 느낀다는 것, 신앙적 가치와 기독교 영성으로 살아가려는 청년들에게 패배감을 느끼게 하는 아픈 현실이다. 신앙과 삶에 괴리가 있을 때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문제점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자긍심 상실, 신앙에 대한 회의다. 이 문제가 교회 안에서 해결되지 않으면 청년들은 실망하고 떠난다.

디지털 기술이 창출해낸 가상공간에서 벌어지는 문화 현상은 청년들의 생활문화이기도 하다.

팬데믹 이후 더욱 빠르게 진보하는 기술 매체중 인간과 관계할 수 있는 대표적 기술로는 인공지능, 로봇공학, 사물 인터넷 등이 있다. 가나안 청년들은 교회 밖에서 그저 흥청망청 사는 것이 아니다. 교회로 돌아갈 생각은 없지만, 교회 밖에서 그들 나름의 영성을 추구하며 다양한 사이버 공간에서 연결하고 디지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인생을 도모하고 있다.

흩어진 청년세대, 온라인의 편리함에 정착한 후 현장예배를 찾지 않는 청년들을 그저 기다려서는 안 된다. 잃은 양을 찾아가는 주님의 마음으로 접속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적극적으로 만남을 모색해야한다.

청년들의 정신건강, 위기!

보건복지부가 2021년 3월에 진행한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30대 우울 위험군 비율은 각각 30%, 30.5%로, 60대(14.4%)에 비해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22년 5월, 서울시에서 청년 대상으로 실시한 검사에서 10명 중 4명이 정신건강의 어려움을 겪는 ‘위기군’에 해당, 그 중 절반은 당장 치료가 필요한 고 위험군으로 나타났다.

이제 청년의 정신건강문제는 청년 세대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문제, 국가의 미래가 걸린 문제다. 청년들은 현재에 대한 불만족이나 불행, 걱정이나 스트레스 등을 평균보다 많이 호소했다. 회의감, 불안, 분노 등 부정적 정서도 높게 나타났다.

청년의 정신건강 위기 역시 만성화 된 문제였다. 실업, 결혼, 주택문제 등으로 일상화 된 포기, 내재된 불안, 불투명한 미래, 영끌과 같은 방법이 아니라면 생존이 어려운 약육강식의 사회에서 인간답기를 포기한 것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기술이 인간의 고통을 줄이고 행복을 증진시키는 사례는 넘쳐난다. 일상에서 AI와 대화하며 우울감을 낮추고, 로봇이 독거노인을 돌보며, 위치기반 플랫폼을 활용하여 취약계층과 결식아동을 지원한다.

한국예술문화연구소는 ‘뉴 미디어 아트 테라피’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AIA생명보험회자는 대학 캠퍼스에 마음약방을 열었다. 청년들이 본인의 정신건강을 스스로 진단할 수 있는 온라인 캠페인, 정서적 안정감에 도움이 되는 강좌와 미디어 아트 전시, 취약계층 대상의 정서지원 자원봉사 등 다채로운 활동들도 연중 계속해서 선보인다. 마음을 돌볼 수 있는 챗봇을 개발하여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돕기도 한다.

이외에도 의사의 처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불면증 치료제 WELT-I, 마음건강 앱을 통한 서울시 ‘청년 마음건강 관리’ 사업, 메타버스 상담 센터 ‘메타포레스트’, ‘찐친들의 메타버스 아지트’ bondee 등, 디지털 기술은 다양한 형태의 심리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기술이 마음을 챙겨주고, 습관을 교정해주며, 인지행동까지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청년들의 마음의 문제, 어떻게 응답해야할까?

교회는 미래에 대한 불안에 답을 얻지 못하고 떠나가는 청년들의 정신적 방황 그리고 마음의 문제에 어떻게 응답해야할까?

교회와 신학이 사회의 공적 영역에서 외면 받고 영향력이 갈수록 약해지는 현실에서 기술 영역은 발전을 거듭하며 생활에 밀착되고 있다. 공부, 오락, 취미 등 생활 전반과 연결되어있는 또 하나의 디지털 지구(또 하나의 지구: digital Earth)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은 인류가 처한 위기 때마다 헤쳐 나아가는 길에 없어서는 안 될 동반자였다. 기술은 갑자기 우리에게 다가온 주제가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와 구원의 서사에 늘 협력해왔다.

구원의 이야기에서 인간은 고립되어 있지 않으며 ‘인간과 비인간, 방주와 바다, 성막과 광야, 지팡이와 홍해’ 등 구원의 서사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기술 매체들이 존재했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

골로새서 1장 16-17절에는 ‘만물’이란 단어가 네 번 사용되었는데 이 단어는 우리가 흔히 ‘우주’(universe)라고 말하고 있는 ‘타 판타’(헬, τd πáv'tu)를 번역한 것이다.(Peter T.O’Brien, Word Biblical Commentary V.44 Colossians, Philemon, 정일오역, 『골로새서, 빌레몬서-WBC 성경 주석 44』 (서울: 솔로몬), 124.) 영어 성경에는 all things 표현된다.

그리스도의 구원 사역은 인간 뿐 아니라 ‘비이성적이 피조물, 생물, 무생물, 유기체, 무기체, 사물들(things)’을 포함한 만물을 포함한다는 놀라운 사실을 증거한다. 하나님은 그리스도를 통해 만물은 창조하셨고, 만물은 궁극적인 화해의 대상이다.

속도가 아니라 방향을 고민해야

가장 근본적인 전환은 교회가 하나님께로 돌아서는 것이다. 이제 생태 전환, 디지털 전환, 그리고 기술 전환을 중심으로 교회가 하나님과 함께 만들어가는 세계를 상상할 수 있어야 한다.

창조와 구원의 동반자로서의 생태뿐 아니라 기술과 함께 만들어가는 만물 신학(Theology of All Things)을 제안함으로 하나님이 약속하신 새 하늘과 새 땅을 향한 희망의 네트워크에 여러분을 초대한다.

교회는 공존과 상생 그리고 공동참여 가치에 집중하고 ‘오늘의 영성으로, 오늘 여기’에 우리의 결정과 행동이 교회를 등지는 기독 청년들과, 자녀들의 미래가 됨을 기억하자. 새로운 가능성을 품은 카이로스의 시간은 오늘 우리가 어떠한 전환을 하는가에 달려 있다.

고도기술 시대, 오늘도 하나님은 사랑으로 일하신다. 언제 어디서나 접속, 접촉하는 모든 관계망을 하나님 사랑의 네트워크로 전환시킬 수 있는 힘은 사랑이다. 지금도 교회 밖에서 방황하고 지쳐가는 청년들에게 잃은 양을 찾아가시는 주님의 마음을 품자.

기술 시대에도 여전히 만물을 통하여 일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신실한 믿음으로 더 열정적으로, 더 적극적으로 복음을 전하는 동역자들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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