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적 변화의 각오로 바라본 한국교회
근본적 변화의 각오로 바라본 한국교회
  • 김병현 기자
  • 승인 2023.05.03 1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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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고백문서
‘코로나19 팬데믹의 경험을 통해 본 교회와 사회의 현재와 미래’ 발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이하 교회협) 신학위원회와 크리스챤아카데미는 코로나 팬데믹에 대한 한국교회 고백문서 ‘코로나19 팬데믹의 경험을 통해 본 교회와 사회의 현재와 미래’를 발간했다.

한국교회 고백문서는 팬데믹 위기 상황에 대한 에큐메니칼 신학자와 목회자 및 신자들의 노력의 산물이다. 2020년 9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교회협 신학위원회와 크리스챤아카데미가 연대하여 ‘코로나19 이후의 세계와 교회’라는 주제로 여덟 번의 에큐메니칼 대화를 가졌고, 21년 7월부터 계속된 30여 명의 신학자 및 목회자의 토론과 22년 2월의 초안을 종합한 결과물이다.

고백문서에 따르면, 코로나 펜데믹은 한국 사회가 정상으로 여기며 안주하던 질서의 민낯을 보여주었다. 정상성 아래에서 무시되고 배제된 사람들이 팬데믹으로 인해 더 큰 피해를 보았고, 한국교회는 위기를 극복할 힘이 되기보다는 위기를 심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말았다. 또한 팬데믹은 자본에 의한 지구 생태계 파괴와 착취, 경제적 양극화 및 불평등이 재난의 가장 중요한 원인임을, 그리고 전체 지구 생명계의 미래를 위해서 지구적 협치(governance)가 필요함을 보여주었다.

한국교회 고백문서는 사회와 문화, 정치와 경제, 생태와 생명, 위기의 교회, 신학적 도전, 희망이라는 여섯 분야에 대한 논의를 전달한다. 먼저 사회와 문화에 대해, ‘뉴노멀은 보다 넓고 깊은 협력과 연대를 향한 도전이어야 한다’, ‘더불어 함께 사는 새 길을 찾는 언택트 시대’, ‘위기의 본질을 호도하는 혐오와 차별과 배제의 문화’라는 주제를 제시한다. 이를 통해 “팬데믹의 재난은 한국 사회와 교회가 이미 자신 안에 담아서 키워낸 재난”으로서 한국교회는 “우리 사회의 차별당하고 배제당하고 혐오의 표적이 되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새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는 내용을 전한다.

정치와 경제에 대해서 ‘코로나 팬데믹과 탐욕적 자본주의’, ‘한국 사회의 노동 현실과 위기’, ‘노동의 위기와 근본적 전환의 요구’, ‘정의로운 정치 경제 체제의 재구성’, ‘보편적 복지의 확대와 기본소득의 실현’, ‘국가 권력의 통제와 시민 자율성’, ‘경제 불평등 극복을 위한 세계적 연대와 협력’, ‘성서와 교회의 전통에서 하나님의 정의’의 주제를 제시하며, “팬데믹의 시대에, 교회는 불평등한 경제, 정치, 사회 체제에 대항하여 하나님의 정의를 선언하고 실천해온 신앙을 계승하고 지켜나갈 각오를 새롭게 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생태와 생명에 대한 논의로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 기후위기가 있었고 코로나 팬데믹은 자연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면서, ‘코로나 이후의 기후위기’에 대한 논의와 ‘생태신학적 성찰’을 제시한다. 해당 내용에 따르면, 기후위기는 개발과 성장주의 경제에서 비롯되며, 불평등과 부정의를 낳는다. 그렇기에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은 정의로운 전환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또한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기후 부정의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 ‘유전자 공학기술과 생물다양성의 문제’, ‘소비자본주의에 대한 성찰’을 과제로 제시한다. 생태신학적 성찰로 ‘성장과 발전에 대한 근본적 인식 전환의 필요성’을 인식하며, ‘지구는 하나님의 뜻을 위임받아 인간을 돌본다’, ‘생태 영성은 인간 탐욕을 고발하고, 사랑을 노래한다’, ‘탐욕의 잔치를 멈추어라!’,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것을 기억하자고 설득한다.

위기의 교회에 대해서, “팬데믹 상황에서 교회가 보여준 이기적이고 독단적인 모습은 교회가 더 이상 종교적 가치와 방향을 제시하는 예언자적 기능을 상실하고 자본주의의 가치와 질서에 노예가 된 상황을 드러냈다”고 지적한다. 이에 위기에 대한 성찰로서 ‘우리 사회에 교회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고민하며, ‘다양한 사람과 문화를 긍정하는 친교 공동체’, ‘서로 돌보고 서로 관계 맺는 섬김 공동체’, ‘역동적이고 변혁적인 예배 공동체’, ‘모두의 생명을 향한 살림 공동체’가 되어 ‘보편적 교회와 신자의 사도성’을 회복하자고 제안한다.

팬데믹으로 인한 신학적 도전들에 대해서는 “자신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각오”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인간중심주의를 넘어서’, ‘착취와 차별의 식민적 질서를 넘어서’, ‘신학적 인간 이해의 새 길을 찾아서: 온 생명과 희생’의 주제를 제시한다. 즉 “예수의 자발적 희생은 억압과 착취의 세상 속에서 고통에 신음하고 있는 민중의 눈물에 응답하는 것”임을 기억하며, “기독교 신학은 희생으로 지탱되는 온 생명을 통해서 세상을 이해하고 인간을 이해해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한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신학위원회 제공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신학위원회 제공

4월 28일 한국기독교회관 조예홀에서 열린 출간기념 북토크의 논찬을 맡은 오세조 목사(교회협 신학위원장, 루터대)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위기를 통해 한국교회는 올바른 교회론(우리 사회에 교회가 여전히 존재해야 하는 당위성) 위에 다시 건설되어야 한다는 근본 과제를 인식해야한다. 그리고 그 교회를 위한 신학은 이 땅 위의 모든 인류뿐만 아니라, 동료 피조물과 함께 이 지구환경에 같이 살 수 있는 지혜를 신자들에게 제공해야 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한국교회 고백문서는 한국교회가 코로나 팬데믹을 통해 경험한 위기와 한계에 주목함으로써 우리가 결코 팬데믹 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다시금 보여준다. 그리고 한국교회가 팬데믹 이전으로의 회귀만을 바라며 팬데믹의 교훈을 무시하는 상황에 경종을 울리며 미래 한국교회의 자성과 회복을 위한 길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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