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강] Chat GPT와 목회적 윤리
[특강] Chat GPT와 목회적 윤리
  • 편집부
  • 승인 2023.04.2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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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_장재호 교수(감리교신학대학교, 과학과신학연구소)
총회한국교회연구원 정책세미나에서 강의중인 장재호 교수. 김신현 목사 제공.
총회한국교회연구원 정책세미나에서 강의중인 장재호 교수. 김신현 목사 제공.

Chat GPT를 포함한 인공지능의 발전은 앞으로의 목회 현장에 상당히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ChatGPT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자 많은 목회자들이 이를 설교에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우선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4월 4일에 “ChatGPT에 대한 목회자의 인식과 사용 실태 조사 결과”에 대한 발표를 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목회자의 79%가 ChatGPT에 대해 알고 있으며, 47%가 사용 경험이 있다.

47%의 사용 경험이라는 조사는 대한상공회의소가 비슷한 시기에 조사한 일반들의 사용 경험(33%)보다 높은 수치로, 목회자가 일반인에 비해 ChatGPT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49세 이하의 목회자는 54%가 사용 경험이 있다고 응답해 절반을 넘겼으며, 나이가 적을수록 이용률이 높았고, 담임목사보다는 부담임목사가 이용률이 높았다.

또한 ChatGPT 사용 목회자의 81%가 ChatGPT 결과에 신뢰한다고 답했고, 사용 목회자의 42%가 목회나 설교에 ChatGPT를 활용했다고 응답했다. ChatGPT 서비스가 시작된 지 불과 4개월 만에 이처럼 많은 목회자가 자신의 목회 활동을 위해 ChatGPT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은 상당이 놀라운 일이다.

또한 ChatGPT가 계속해서 업그레이드된 모델을 출시할 경우, 이용자는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ChatGPT 활용이 목회 활동에 미칠 영향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ChatGPT는 목회자들의 설교 준비뿐만 아니라 교인들의 신앙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교인들은 ChatGPT를 통해 자신들이 궁금했던 신학적·신앙적 질문들을 아무 때나 편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 16세기의 종교개혁이 사제의 특권이 없애고 ‘성경의 대중화’에 기여했다면, ChatGPT는 누구나 신학적 이슈에 대해 쉽게 답변을 얻게됨으로써 ‘신학의 대중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ChatGPT가 야기할 목회적 윤리 문제

1. 설교

ChatGPT를 사용해 설교를 할 경우 다음과 같은 우려들이 제기될 수 있다.

첫째로, 편견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 ChatGPT는 수많은 데이터에 기반 해 설교를 작성하기 때문에 많은 데이터가 축적된 내용을 우선적으로 보여줄 것이다.

이는 다수의 목회자들이 설교해 왔던 내용인데, 만약 다수가 특정한 이슈에 대한 편견에 노출되어 있었다면, ChatGPT는 그것을 바탕으로 설교를 작성해 줄 것이다. 예를 들면, 남성우월주의, 인종차별 등 민감한 이슈를 ChatGPT는 섬세하게 다루지 못할 우려가 있다.

둘째로, 본문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부족할 우려가 있다. 하나님의 말씀은 각 시대, 각 상황에 맞게 언제나 재해석되어야 100배의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신학은 계속해서 시대와 소통하고 발전되어 나가야 하는데, 데이터에 기반 한 설교는 기존에 많이 설교된 패턴을 반복할 우려가 있다.

ChatGPT 설교는 각 교회의 특수한 상황에 맞는 새로운 해석이 불가능하다. 물론 상황을 구체적으로 입력하면 보다 구체적인 조언을 해 주지만, 그 교회만의 특수성을 완전히 반영할 수는 없다.

셋째로, 설교에 사용된 정보가 틀릴 가능성이 있다. ChatGPT는 정보가 확실한 내용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정보들 중에서 가장 그럴듯한 답변을 제공하기 때문에,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을 경우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우려가 있다.

넷째로, 설교의 표절 우려가 제기된다. ChatGPT가 없는 설교를 새로 써 주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정보를 재구성해 주기 때문에, 기존 설교나 다른 설교 자료와 부분적으로 상당히 유사할 수 있다.

다섯째로, 이단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 특정한 주제에 대해 이단이 많은 자료를 생성했을 경우, ChatGPT는 그것을 인용해 설교를 작성할 수도 있다. 목회자가 신학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거나 이단에 대해 잘 알지 못할 경우, 이단이 퍼뜨린 자료로 설교할 우려도 존재한다.

여섯째로, 성경의 내용이 왜곡될 우려가 있다. ChatGPT는 기본적으로 입력된 자료를 기반으로 하지만, 경우에 따라 상상력을 동원해 추론을 하기도 한다. 또한 인공지능은 가끔씩 ‘환각 증상(hallucination)’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 경우 성경의 내용을 왜곡해 설교를 작성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하지만 ChatGPT 사용에 우려의 목소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는 이 서비스가 상당히 유용하고 따라서 많은 목회자들이 사용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제기될 수 있는 우려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ChatGPT를 잘 활용할 경우 설교에 어떤 유익을 얻을 수 있을까?

첫째로, ChatGPT를 활용하면 설교의 아이디어 구성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특정 본문이나 특정 주제로 설교를 하고자 할 때, ChatGPT를 활용해 먼저 검색을 한 후, 그 내용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구성하면, 설교 준비에 소요되는 상당한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둘째로, 성경 해석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발견할 수 있다. 목회자는 특정 분야에 대한 지식은 가질 수 있어도 모든 신학 분야에 폭넓은 지식을 갖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ChatGPT는 다양한 신학 분야의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기 때문에 설교자가 잘 알지 못하는 분야의 신학적 정보도 제공해 줄 것이고, 이는 설교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로, 설교 준비하는 시간이 상당히 단축될 것이다.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매주 여러 편의 설교를 준비하느라 대부분의 시간을 사용하고 있는 현실에서 시간이 단축되면, 다른 사역에 시간을 쓸 수 있다. 심방, 교인 돌봄 등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게 되면, 이는 건강한 교회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2. 신앙 지도

ChatGPT는 교인들의 신앙 지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먼저 부정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ChatGPT의 확산이 목회자와 교인들의 소통 단절로 이어질 수 있다.

기존의 성경공부는 주로 교회에서 만나 서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성도의 교제를 포함한 성경공부였다면, 앞으로는 ChatGPT를 통해 교인들이 직접 신학적인 지식을 물어볼 수 있기 때문에, 목회자와 대면해서 성경공부를 해야 할 필요성이 점차 감소될 것이다.

이 경우 성경에 대한 지식은 기존보다 더 늘어날 수는 있어도, 목회자와 교인들 간에, 그리고 교인들 상호간에 성도의 교제는 훨씬 줄어들게 될 것이다. 또한 교인들은 자신들의 개인적 고민에 대해 목회자와 상담하기보다는 ChatGPT에 물어보는 빈도가 높아질 것이다.

이 경우 목회자는 자신의 교인들이 어떤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는지 점점 알지 못하게 될 것이다. 교인들의 고민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목회자와 교인들 사이는 점차 멀어지게 될 것이고, 설교도 교인들의 삶과는 관련이 없는 설교를 하게 될 우려가 있다.

반면에 ChatGPT는 교인들의 성경 지식 향상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 교인들은 궁금한 신학적 내용을 언제든 편하게 ChatGPT에게 물을 수 있다. 교회에서 금기시 되어온 질문도 교인들이 편하게 답을 얻게 되면서 교회 안에서의 신학적 토론이 활발해질 수 있다.

성경 공부뿐만 아니라 신앙 상담의 경우에도 ChatGPT는 긍정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실제로 ChatGPT에 기반 해 만든 ‘주님AI’라는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주님AI에 신앙적 내용을 질문하면, 이에 대한 대답은 물론, 관련된 성경구절과 기도문까지 제시해 줘서 개인 묵상 자료집으로 활용하기에 좋다.

비록 ChatGPT가 아직은 한글이 완벽하지는 않아 다소 어색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점차 개선될 것이다. 다소 신학적인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있을지는 몰라도, 교인들 입장에서 이 정도 수준의 답을 듣고 그에 해당하는 성경 말씀과 기도문도 같이 보게 되면, 개인 경건 생활 자료로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ChatGPT 시대의 목회 윤리

앞에서 우리는 ChatGPT를 목회에 활용함에 있어서 긍정적인 부분과 우려되는 부분을 살펴보았다. 이어서 우리는 목회자들이 ChatGPT를 긍정적으로 활용하기에 앞서 꼭 필요한 윤리적 부분들을 살펴볼 것이다.

첫째로, 표절에 대한 부분을 심각하게 인지해야 한다. ChatGPT 검색을 통해 설교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필요한 정보를 활용하는 것은 좋지만, 그 정보의 출처를 인터넷이나 책을 통해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둘째로, ChatGPT 악용은 개인정보 침해나 사생활 침해의 우려로 이어질 수 있다. ChatGPT를 악용해 해킹이나 전자 우편(피싱 메일)을 보내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ChatGPT로 교인들의 개인정보를 의도적·비의도적으로 침해할 우려가 있다.

셋째로, ChatGPT를 활용해 설교나 목회에 적용할 경우, 목회자는 이 사실을 교인들과 솔직하게 공유해야 한다. 교인들이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될 경우, 인공지능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교인들은 목회자에게 배신감을 느낄 수도 있다.

넷째로, ChatGPT 활용이 목회자의 게으름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ChatGPT로 설교 준비하는 것에 익숙해져서 성경 연구에 게을러지면, 이는 목회자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다섯째로, ChatGPT 활용이 교회 사역과 교인들의 개인적 신앙생활에 어떤 긍정적·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교회 내에서의 공적 논의가 필요하다. 공적 논의가 없다면, 일부 교인들은 ChatGPT가 제공하는 신학적·신앙적 대답에 지나치게 의존해 목회자의 성경해석과 상담을 하찮은 것으로 여길 우려가 있다.

여섯째로, 목회자는 ChatGPT를 포함한 인공지능 기술에 접근 가능한 교인들과 그렇지 못한 교인들 간의 기술 불평등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해야 한다.

일곱째로, ChatGPT를 이용함에 있어서 국가에서 정한 기준이나 국제 윤리적 기준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목회자들은 ChatGPT의 한계와 잠재적 위험성을 인지하고, 매 순간 적절한 판단력을 발휘해야 한다. ChatGPT를 목회적 도움을 주는 차원에서 이용하는 것은 좋지만, 결국 이것이 목회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대체할 수는 없음을 인지해야 한다.

인공지능이 야기할 미래 목회

인공지능의 개발이 초래할 미래에 대해 현재 과학계를 포함한 사회 곳곳에서 긍정과 부정이 팽팽하게 나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목회 윤리적 차원에서 우리는 인공지능의 개발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며, 동시에 어떤 노력을 해 나아가 할까?

첫째로, 과학기술의 방향성에 대한 윤리적 가이드라인 제시해야 한다. 과학기술, 유전자 편집 기술 등이 발전하면서 지금의 인간보다 훨씬 ‘우월한’ 인간이 되고자 시도하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 인공지능을 통해 구원을 추구하는 포스트휴머니즘, 트랜스 휴머니즘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ChatGPT를 포함한 생성형 AI에 적절한 윤리적 가이드라인이 없어서 각 나라가 서둘러 기준 마련에 착수한 것처럼, 기독교계에서도 이에 대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둘째로,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성경적 가르침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창 1:27) 존엄한 존재다.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대부분의 부분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일 경우, 인간이 하던 일을 상당수 인공지능이 대체하게 될 것이며, 따라서 인간은 소위 ‘잉여 인간’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과학은 학문의 특성상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어떤 논리적 주장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은 기독교계에서 적극적으로 다뤄야 한다.

셋째로, 앞으로의 시대는 영적인 것에 대한 관심이 지금보다 높아질 수 있다. 물론 과학기술의 발전이 종교의 쇠태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이는 종교계가 앞으로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달려 있다. 메타버스를 통한 초월적 경험이 현실화되는 시대가 되면, 성경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초월적 역사를 받아들이는 것도 지금보다 수월해 질 수 있다.

다만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기독교계가 인공지능을 포함한 과학기술의 발전에 관심을 기울이며, 사회와 함께 호흡해 나가야 한다.

넷째로, 인공지능 개발이 야기할 빈부격차 문제의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 앞으로는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는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으로 나뉘어 빈부격차가 심화될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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