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자의 리딩누크] 몸의 신학을 형성하고자 하는 설교자에게
[설교자의 리딩누크] 몸의 신학을 형성하고자 하는 설교자에게
  • 황재혁 기자
  • 승인 2023.04.17 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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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올베리의 『하나님은 우리 몸에 대해 뭐라고 말씀하실까?』

지난 부활주일에 예배를 다 드리고 청년들과 함께 ‘봄날의 행진’을 진행했습니다. 교회에서 근처 숭실대 캠퍼스까지 함께 걸으며 대화를 나누고 캠퍼스에서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 시간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봄날의 행진’을 통해 부활의 역동성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청년들의 반응이 호의적이어서 하반기에 ‘가을날의 행진’을 진행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흔히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말합니다. 살아있는 몸은 항상 움직입니다. 죽은 몸은 더는 움직일 수 없습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일종의 암흑기를 맞이한 한국 교회가 다시 빛을 보기 원한다면 적극적으로 몸을 움직일 필요가 있습니다. 오직 살아 있는 교회만이 말씀 안에서, 말씀과 함께, 말씀을 향하여 행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창조된 몸, 깨어진 몸, 구속받은 몸

지난 10여 년간 신학은 변화가 그리 크지 않았지만요. 사회적으로 우리의 몸을 바라보는 관점은 변화가 매우 컸다는 걸 실감합니다. 과거에는 자주 접할 수 없었던 동성애, 퀴어, 트랜스젠더, 양성애 등과 같은 키워드를 최근에는 미디어에서 자주 접하게 되지요. 설교자로서 이런 키워드를 대면할 때 신학적으로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조금 난감합니다. 기존의 신학적 틀로는 이를 이해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지난 2023년 1월에 ‘생명의말씀사’에서 출간된 『하나님은 우리 몸에 대해 뭐라고 말씀하실까?』는 몸의 신학을 형성하고자 하는 설교자에게 꼭 필요한 책입니다. 이 책의 저자 샘 올베리(Sam Allberry)는 현재 미국 테네시주 이매뉴얼 내슈빌 교회의 리더십 팀 일원으로 젠더, 섹슈얼리티, 정체성 문제와 관련해 성경적 조언을 아끼지 않습니다. 이미 국내에는 그가 집필한 『왜, 하나님은 내가 누구랑 자는지 신경 쓰실까?』와 『하나님은 동성애를 반대하실까?』와 같은 책이 번역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몸에 대해 뭐라고 말씀하실까?』는 크게 3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1장은 ‘창조된 몸’, 2장은 ‘깨어진 몸’, 3장은 ‘구속받은 몸’이라는 제목이 각각 붙어 있습니다. 이는 기독교 세계관에서 자주 언급하는 창조, 타락, 구속의 흐름을 따라 이 책이 집필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의 저명한 목회 상담가 폴 데이비드 트립은 이 책을 추천하며 이렇게 언급했습니다.

당신이 지금부터 읽을 이 책은 매우 중요하다. 몸의 신학을 탄탄하게 제공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이 난해하고 학문적이고 비인격적인 설명을 하리라는 말이 아니다. 일상의 먼지가 묻은 신학을 말하는 것이다. 당신이 사는 곳에서 살며 당신이 발버둥 치는 곳에서 말하는 신학이다. 자비롭고 온유한 동시에 담대하고 명료한 신학이다. 당신 자신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당신이 하나님께 감사하고 그분의 지혜의 말씀과 그 아들로 인해 감사하게 하는 신학이다. 그 아들은 우리에게 몸의 위엄과 인간성을 나누어 주신 분이다.”(17쪽)

온라인 교회가 줄 수 없는 것

지난 3년간 코로나19를 거치며 대부분의 한국교회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습니다. 코로나19 시기에 비대면으로 예배를 드리기에 유튜브만 한 것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어찌 보면 코로나19는 이론상으로만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온라인 교회를 실제로 경험해 볼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온라인 교회는 여러 가지로 장점과 단점이 뚜렷했습니다. 전염병에 감염될 위험은 아주 낮았지만, 교회로서 온전한 소속감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유튜브에서는 특정 교회로의 쏠림 현상도 나타났습니다. 샘 올베리는 소셜미디어의 발전으로 온라인 교회가 실질적으로 가능하지만, 교회가 이대로 멈추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소셜미디어는 엄청나게 넓은 지역에 분포된 엄청난 수의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이는 실제로 다른 사람과 관계하는 매우 불완전한 방법이다. 아주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지만, 관계를 건강하게 발전시키기에는 사실 불완전한 방식이다. 물리적 실존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전화로 목소리를 듣는 것은 너무 좋다. 스크린으로 얼굴을 보는 것은 더 좋다. 그러나 한자리에 함께 있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39쪽)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과 부활과 재림은 그리스도가 그가 통치하는 교회와 물리적 실존을 함께한다는 신학적 함의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물론 교회와 영적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그 연결이 물리적 실존을 대체할 수는 없을 겁니다. 온라인 교회가 온전한 교회로 성장하기 위해서 몸을 통한 성도의 교제를 어떻게 이어갈지 숙고의 과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나는 다시 일어날 것이다

특정 시대의 묘비에는 라틴어 ‘레수르감(Resurgam)’이라는 말이 많이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이는 ‘나는 다시 일어날 것이다’라는 뜻입니다. 이는 종말의 때에 그리스도와 함께 육체로 부활할 것이라는 성도의 확신이 담겨 있습니다. 하나님은 모든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온전하게 창조하셨지만, 인간의 죄악으로 인해 우리의 몸은 상하고 깨지고 말았습니다. 그렇기에 부활만이 우리의 소망이요 희망입니다. 그날이 오면 우리는 상함도 없고 깨짐도 없는 온전한 몸을 소유하게 될 겁니다. 불확실의 시대 속에서 부활의 확신을 품고 담대하게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설교자에게 『하나님은 우리 몸에 대해 뭐라고 말씀하실까?』의 일독을 권합니다.

황재혁 목사<br>예수마을교회 청년부 담당<br>​​​​​​​본보 객원기자<br>
황재혁 목사
예수마을교회 청년부 담당
본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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