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복 박사는 누구나 인정하듯이 지성에 있어서 그와 필적할 사람이 없을 정도로 명철한 지성을 지녔으나 그는 정말 따뜻한 마음을 지닌 분이다. 이런 그를 명철다감(明徹多感), 명지온심(明知溫心)의 소유자라고 할까?
그는 연로한 분이든지, 젊은 사람이든지, 지성적인 사람이든지, 평범한 사람이든지, 누구든지 그와 만나 이야기하고 놀면 그는 금방 그 상대의 눈높이의 파트너이자 친구가 된다.
지성적인 사람과 만나면 주제를 막론하고 그 누구와도 심오한 지성적 대화가 가능하고, 청년들과 만나면 밤새워 춤출 수 있는 친구가 되고, 이념 투쟁가와 만나면 혈맹적 동지가 되고, 어린이나 어르신과 만나면 동무가 되고 따뜻한 벗이 된다.
그래서 그를 좋아하고 따르는 세계의 수많은 사람이 그를 신학적 영적 스승이라 부르면서도 그를 친구(friend), 동지(comrade), 형님(elder brother)이라고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누구와 만나든 그가 가진 일관된 가치는 민중, 정의, 평화, 생명이었다.” 『2부_ 실천적 활동가 김용복의 삶과 증언』 중에서
고 김용복 박사 1주기 기념 문집 ‘예언자 신학자, 김용복의 생명 사상과 삶’이 발간됐다.
김용복 박사는 한국의 민중신학의 지도적 위치에서 새로운 언어와 담론을 만들어 낸 독보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민중신학은 처음부터 역사와 사회의 변혁을 위한 신학, 운동의 신학이었고, 김 박사는 엘리트 계층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가난한 민중이 온갖 질곡으로부터 해방되도록 민중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민중이 스스로 말할 수 있도록’ 도와줄 때, 역사가 바르게 선다고 믿었다.
‘김용복의 생명 사상과 삶’은 ▲1부 김용복의 신학사상 ▲2부 실천적 활동가 김용복의 삶과 증언 ▲3부 한일과 전북지역 교계와 시민사회의 기억과 추모 ▲4부 전국 추모의 글 ▲5부 해외의 추도문 ▲6부 김용복의 글 모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김용복 박사의 사상과 활동, 그의 다양한 인연에 대한 글을 담겨있어 김용복을 연구하거나 기리는 일에 좋은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꿈꾸는 소년, 아는 사람은 아는 김용복 박사님의 별명이다. ‘꿈꾸는 소년’이라는 별명을 처음 들었던 것은 내가 한일로 편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김 박사님께서 한일 총장으로 재직 중이실 때였다.
당시 재학생들에게 ‘꿈꾸는 소년’이라는 별명은 김 총장이 다소 현실감 떨어지는 사람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었는데 아마 한일을 신학과 중심에서 벗어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과 그에 대한 반감에서 나온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이었지만 김 총장님은 한일에서 큰 꿈을 꾸셨고, 그 꿈은 당시 학생들의 염려와는 다르게 모든 꿈의 중심은 신학이었다." 『3부_ 한일과 전북지역 교계와 시민사회의 기억과 추모』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