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교육공동체운동과 주거복지운동을 통한 지역선교 (1)
마을교육공동체운동과 주거복지운동을 통한 지역선교 (1)
  • 김영철 목사
  • 승인 2023.04.07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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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김영철 목사(하하마을교육공동체 대표)
토트네스 마을 전경. 한겨례 제공.
토트네스 마을 전경. 한겨례 제공.

코로나 전야- 영국의 전환마을 현장에서

2019년 10월 말 NCC교육위원장으로서 “사회적 경제, 전환마을, 공동체”를 주제로 영국에서 해외현장탐방 프로그램을 주관했다. 탐방한 곳은 사회적 경제로 지역목회를 개발한 런던동부지역의 Bromly-By-Bow센터와 전환마을 토트네스(Totness), 전환마을의 이론적 기반을 만든 슈마허대학(Shumacher College), 그리고 브루더호프공동체(Bruderhof Community in Davell)였다.

NCC 교육위원회 영국 해외현장 방문에는 교육위원 5명과 함께 런던에서 대안교육을 공부한 하태욱 교수(건신대학원대학교)가 통역을 겸해서 동행했고, 영국 Bristol에서 사역하고 있는 김보현 선교사(현 예장사무총장)가 안내를 맡아 주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이 여행이 코로나 전야의 마지막 해외여행이었고 새로운 사역지 마을을 예고하는 예고편이기도 했다. 그러기에 방문한 다른 곳도 참으로 인상적이고 얘기할 것이 많지만, 전환마을 토트네스와 전환마을의 이론적 근거지 슈마허대학에 관해서만 언급하고자 한다.

전환마을운동의 현장- 토트네스(Totness)마을

1) 전환마을운동의 시작

2006년 아일랜드의 킨세일(Kinsale)과 영국의 토트네스에서 시작된 전환마을운동은 10년도 되지 않아 세계적인 운동으로 확산 되었다.

전환마을운동 네트워크(www.transitionnetwork.org)에 따르면 2014년 11월 현재 43개국 1,000개 이상의 전환마을조직이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전환마을(도시)운동의 창시자 롭 홉킨스(Rob Hobkins)가 말하는 전환마을(도시)의 출발점은 석유가 사라지고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미래가 현재보다 오히려 더 좋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전환마을(도시)은 더 지역화 되고 회복력 있는 공동체로 변화하는 것을 촉진하는 다양한 사업을 펼친다. 전환마을(도시)운동의 출발점은 지역공동체이며, 지역공동체 단위의 시민참여가 핵심이다. 전환마을(도시)운동은 다양성, 창조성, 자급성을 중시하며, 경제 진흥이 이루어져야 전환이 이루어지고 지속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궁극적 목적은 전환문화의 안착이다. 롭 홉킨스는 전환마을(도시)운동을 벌이기에 가장 이상적인 도시 규모로 인구 5,000명 정도의 소도시를 생각하였다.

한국으로 말하면 읍·면·동의 규모이다. 그래서 전환마을운동이 초기에는 주로 중소도시(town) 중심으로 이루어져 전환마을(transition town)이라는 용어가 널리 사용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전환도시(city), 전환마을, 전환 촌락, 전환 대학(학교), 전환 거리, 전환 공간, 전환 이웃 등이 나타나면서 전환운동을 전환도시로만 이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고 더 이상 정확한 표현도 아니게 되었다.

그 활동 내용은 공동식사(공동 식당 운영하기), 함께 영화보기, 길가 정원조성, 공동체 텃밭조성, 빈 공간을 문화예술 공간이나 공동체 공간으로 활용하기, 자원 재활용사업 등으로 다양하게 확장되어나갔다.

오늘날 전환마을운동은 중심거점 1km 반경 내에서 다양한 호혜적 관계망을 만들며 이곳을 생태적이고 공동체적으로 탈바꿈시키고 재도약하는 활동을 일상에서 지속적으로 해나간다는 특징을 가진다. 전환마을(도시)운동의 유형은 일반적으로 예술과 공예, 산업경제, 다양성과 사회정의, 교육, 효과적인 그룹, 에너지, 음식, 건강, 주택, 내재적 변화, 지방정부, 교통 등 12개 주제로 분류한다.

전환마을(도시)운동은 12개 분야와 전환마을, 전환대학(학교), 전환거리, 전환공간이 점-선-면으로 연결됨으로써, 기존의 도시가 재생되고 지역공동체의 회복력이 높아져 탈바꿈되고 재도약하는 것을 과제(목표)로 한다.

토트네스는 이러한 전환 마을을 하기에는 너무나 적합한 규모와 분위기였다. 영국 남서부 데본주에 위치한 인구 8,500명의 농촌 마을이다. 시내 한가운데 우뚝 솟은 토토네스성을 향하는 완만한 경사로로 이루어진 시가지 길을 오르면 아기자기한 카페와 식당, 수공예품과 특산품을 파는 가게, 수제 맥주를 파는 Pub 등 아름다운 가게들이 즐비하다. 비영리기관(옥스팜과 같은)에서 운영하는 재활용품 가게도 유난히 많다. 하긴 토트네스 마을의 주제가 REconomy인데, 재사용 재활용의 경제를 뜻한다.

마을 중심에 있는 REconomy Centre에서 현지활동가와 웍샵도 했다. 그는 What do we need to really thrive? (우리가 진짜 번창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하고 둘씩 짝지어 토론하게 한 후 포스트잇에 써서 영국의 경제학자 막스 니프(Manfred Max-Neef)가 인간이 필요로 하는 9가지 요소(Needs- 이해, 창조, 보호, 게으름, 생필품, 애정, 정체성, 자유, 참여)에 붙이게 했다. 아마도 그는 우리에게 외적전환을 위해서 내적 전환이 필요함을 강조한 것이리라.

2) ‘내적 전환’(inner transition)의 중요성

최근 전환마을운동의 시초인 토트네스의 가장 뜨거웠던 화두는 내적 전환이다. 에너지 자립주택, 지역 화폐, 로컬 푸드, 퍼머 컬처 등 눈으로 보이는 외적전환과 더불어 구성원들 각자의 내면의 전환도 함께 중요하다는 의미에서의 내적 전환이다. 나아가 외적 전환과 내적 전환이 조화를 이루었을 때 진정한 전환이 이루어진다는 관점이다.

전환이란 점진적, 의도적 변화다. 급진적 혁명이 아닌 자연스러운 변화다. 자연 파괴 문화에서 벗어나 마을 중심, 지역회복력이 있는 문화로 변화하는 것이다. 전환을 세 단어로 요약하면 공동체(community), 회복력(resilience), 지역화(localization)이다.

첫째, 공동체는 작은 규모이어야 한다. 전환은 공동체 수준으로 지역 주민이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회복력은 전체 시스템에서 나오는 건데 외부 충격을 흡수하고 유지하고 전진하는 것을 뜻한다. 예기치 않은 재난, 기후변화, 에너지 고갈, 극심한 경제 양극화, 금융위기, 화폐 폭락사태, 공황 등의 사건이 일어났을 때 그것을 딛고 일어 설 수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 위기와 같은 외부에서 큰 변화가 생기더라도 커뮤니티 스스로 충격을 흡수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을 말한다.

셋째, 지역화는 지역주민들에게 부드럽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질적 경제적 물질적 수준에서 지역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세계화와 반대로 작은 마을에서는 지역화가 기회가 된다. 청년들이 마을에서 살 수 있도록 일자리를 만들어 지역 청년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슈마허대학 전경. 라이프인 제공.
슈마허대학 전경. 라이프인 제공.

2. 전환마을의 이론적 근원: 슈마허 대학(Schumacher College)

<작은 것이 아름답다>의 저자 E.F.Schumacher의 정신을 따라 인도출신의 평화운동가이자 녹색환경운동가인 사티쉬 쿠마르(Sathish Kumar)가 26년 전 학교를 시작했다. 슈마허대학은 생태주의, 대안 경제, 지속가능성을 가르치는 일종의 대안대학으로 전환마을인 토트네스와도 연결되어 이론적 토대와 상상력을 제공한다.

이 대학의 정규과정(석사학위- 홀리스틱과학, 신화와 과학, 생태경제학 등)과 단기과정(Short course, 생태주의, 공동체, 파머컬처, 사회적 기업, 영성 등 다양한 주제로 누구나 함께할 수 있도록 실시함)이 생태학과 영성(Ecology and Spirituality), 생각하는 삶-내적 외적 전환(A Mindful Life-Inner and Outer Transition), 영혼의 영양제(Nourishing the Soul) 등의 주제를 다룬다.

세계 20개국에서 온 학생 40명이 공부하고 있었고, 단기체류 학생도 20명이 거주했다. 함께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농장과 일터에서 일하기도 했는데, 목공 예술 등의 기술 관련 수업들도 있었다. 코로나19로 많이 익숙해진 온라인 과정도 개설되어 있어 한국에서도 수강이 가능하다. (다음 호에 계속)

김영철 목사<br>하하마을교육공동체 대표<br>
김영철 목사
하하마을교육공동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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