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 가지 못하니 아프리카를 보내주셨습니다
아프리카에 가지 못하니 아프리카를 보내주셨습니다
  • 류명 국장
  • 승인 2023.04.11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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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명 시인의 초대석
김영면 목사(믿음치과, 주님의교회)
대한항공 여승무원들과 함께한 성탄축하예배.
대한항공 여승무원들과 함께한 성탄축하예배.

교회학교에서 만난 슈바이처

아프리카 선교는

그 때, 시작되었다


주여, 제가 어느 때에

주께서 주리신 것을 보고

음식을 대접하였으며

목마르신 것을 보고

마시게 하였나이까?

어느 때에 나그네 되신 것을 보고

영접하였으며

벗은 것을 보고

옷 입혔나이까?

어느 때에 병드신 것이나

옥에 갇히신 것을 보고

가서 뵈었나이까?

김영면 목사와 인터뷰를 하던 중에,

기자는 마태복음 25장 말씀이 떠올라

잠시 울컥하며 목이 메었다.

아프리카에 대한 선교열정 하나로

의술과 의식주를 나누는 사람.

지난 10년간 그에게,

아프라카 노동자와 유학생이

'머리 둘 곳 없는 예수님' 모습으로

무려 1천 명 가까이 찾아왔다.

그리스도의 현현을 날마다 체험하며,

지극정성으로 섬기는 의사

그의 삶에 녹아있는

선교스토리를 듣기 위해

가스펠투데이가 서울 충무로에 위치한

병원과 교회를 찾아갔다._류명


■ 아프리카 선교의 꿈은 언제 시작되었나요?

제가 모태 신앙이 아닌데요. 미션스쿨(숭실중·고등학교)을 다니면서 하나님을 알게 되었어요. 나이 많으신 목사님께서 까까머리를 쓰다듬어주시고 안아주시면서 말씀을 전해주셨어요. 지금도 그 때 들었던 ‘탕자를 기다리는 아버지의 이야기’며 ‘잃은 양의 비유’가 선하게 떠올라요.

그 시절 자연스럽게 슈바이처 박사를 알게 되었죠. “나도 의사가 되어 아프리카에 가야겠다. 가서 의술을 베풀며 하나님의 사랑을 전해야지”하는 꿈을 갖게 되었어요. 그런데 막상 의사가 되고, 또 가정을 꾸리다보니 아프리카에 갈 기회가 오지 않더군요.

그래서 대안으로 국내 오지마을을 찾아다니며 의료선교를 했었는데, 어느 날 문득 까마득히 잊었던 옛날 꿈이 되살아나는 거예요. 아프리카 선교! 하나님께서 소년시절의 꿈을 잊지 않으셨던 거죠.

■ 어떻게 아프리카인 선교를 하게 되었나요?

대한민국은 아무리 오지마을이라 해도 교회와 어지간한 의료기관은 다 있더군요. 전라도 끝까지 가보고 얻은 결론이어요. 그래서 아프리카를 떠올리며 주말에 병원 문을 닫아놓고 무작정 이태원을 찾아갔죠. 그땐 영어전도지도 없었어요. 한글 전도지를 건넸는데, 받아줄 리가 있겠어요.

그래서 기도를 하며 아이디어를 찾았어요. 피켓을 만들었죠. 피켓에 AFRICA와 함께 무료직업소개(Free Job), 무료치과(Free Dental), 무료병원(Free Hospital), 무료 한국어(Free Korean)을 크게 쓴 후, 길거리 한 복판에 서있었죠. 그랬더니 반응이 오더군요.

저들의 니즈를 찾아내어 파고든 게 적중했던 거죠. 아프리카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전화를 걸어오고, 2~3명이 함께 직접 찾아와서 직업소개를 부탁하고 … 그때 신나서 음식물을 제공하고 직장을 구해주고 병원을 안내하고 활발하게 움직였죠.

김영면 목사.
김영면 목사.

■ 선교에 어려움은 없었나요?

주로 20~30대 청년들이 찾아왔어요. 한국에서 취업을 하게 되면 1개월 급료가 자기들 나라에서 거의 1년 치에 해당되니까, 무엇보다 직업소개를 원하더군요. 그런데 혈기왕성한 청년들이다보니 술 먹고 싸우는 것은 일상이고, 빨리 돈을 벌고 싶은 마음에 보이스피싱에 가담하기도 하고, 차를 구했는데 보험에 들지 않고 운전하다 사고를 내기도 하고 …

사찰에서 하는 템플스테이 비자로 귀국하여 사흘 정도 머물다 도주하고 사고를 일으키고 교회를 찾아오는데, 문제는 제가 그들에게 직업을 소개해주는 과정에서 거주지 주소를 교회로 제공했던 것에서 불거졌어요. 남대문경찰서에서 수시로 찾아와 이것저것 귀찮게 물어보고, 그러다가 청년들이 구치소나 교도소에 구금되면, 하던 일 팽개치고 찾아가야하고 …

그 때, 생각했어요. 내가 아프리카에 갈 수 없으니 하나님께서 아프리카를 내게 보내주신 것인데 …, “그래, 끝까지 돌봐줘야지”

■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주로 우간다 청년들이 많았어요. 그리고 케냐, 나이지리아청년들도 있었는데, 당시 국내에 있는 우간다 청년 가운데 절반 이상이 저를 거쳐 간 것 같아요. 스스로 “내가 우간다대사다”라고 생각했죠.(웃음) 실제로 한국에 우간다 대사관이 없었으니까 … 그런데 우간다 청년 가운데 한 명이 췌장암에 걸린 거예요. 얼굴이 흙갈색이었어요.

적십자병원에 데려갔더니 “지금 살아있는 게 신기하다”고 할 정도였어요. 급하게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서 입원시켜주고 살려놓았는데, 어느 날 불법체류자인 동생이 강제출국을 당하게 되자 신문과 방송사를 끌어들여 인권 운운하며 사회문제를 일으키더군요, … 항공료가 없는 것을 알고 모금까지 해주었는데 고맙다는 말 한 마디 없이 귀국해버리더군요.

속이 상했죠. 그런데 어느 날 기도 중에 “그 모습이 하나님 앞에서 제 모습일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요.

■ 코로나 기간 중엔 어떠했나요?

누구에게나 어려웠던 시기였을 텐데, 외국인 노동자들은 더했던 것 같아요. 청년들이 직장을 찾아 멀리 중소도시로 흩어지게 되더군요. 충청도 음성으로, 청주로, 누구는 멀리 대구나 부산으로 떠나가는데, 더러는 주일예배를 위해 찾아오지만 아무래도 한 주일 내내 노동을 하다 보니 몸이 피곤하지 않겠어요.

또 먼 거리를 오가다보면 교통비도 부담스러웠을 것이고 … 그래서 하나 둘씩 떨어져나가는데 제겐 목회자로서 힘든 시기였어요. 그래도 전도를 계속했어요. 지하철을 타고 다니면서 아프리카청년들을 볼 때마다 말을 걸고 이것저것 물어가며 친근감을 보여주었어요.

그러다가 동묘 앞에서 한양대학교에 재학 중인 청년을 만났고 … 성실하더군요. 한 달 만에 친구 5명을 교회로 인도하더군요. 그래서 병원 건너편 있는 동국대학교를 떠올렸죠. “그래, 학생들을 전도하자”는 생각이 불현 듯 떠오르더군요.

아프리카 청년들의 아버지 김영면 목사(뒷줄 왼쪽 두번째)
아프리카 청년들의 아버지 김영면 목사(뒷줄 왼쪽 두번째)

■ 그렇다면 요즈음은?

주일날 30~40여명이 예배를 드리는데, 대학생들이 대부분이예요. 지하철에서 만난 경우가 많아요. 동국대학교에 다닌다는 ‘벤자민’은 저를 만난 지 6개월 만에 교회를 찾아왔죠. 오빠를 따라서 동생 또한 한국에 유학을 왔는데, 지금 함께 교회에 출석해요.

한 달 전엔 역시 지하철에서 한영신학교에 재학 중인 5명의 학생을 만나 교회로 인도했고요. 그러고 보니 서울대학교 대학원에 재학 중인 ‘릴리안’도 있네요. 이들 모두가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어요. “외국생활이 힘든데, 그래도 함께 모여 기도하며 찬양을 하다보면 행복하다고 …” 그래서인지 제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친구들을 데려 오더군요.

아무래도 낯선 땅에서 함께 모여 있어야 마음이 편안하지 않겠어요.

■ 향후 또 다른 계획이 있으시다면?

노동자 선교에서 유학생 선교로 방향이 바뀌어 가는 것을 느꼈어요. 사도바울이 아시아선교를 원했지만 성령님께서 유럽의 환상을 보여주신 것처럼, 이 또한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고 생각해요.

노동자들과 달리 학생들은 특별한 일이 없어서인지 예배참여도가 높은 편이구요, 또 성실해요. 약속도 잘 지키고 … 이들을 잘 훈련시킨다면 본국에 돌아가서 하나님나라를 확장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기자는 심층적인 인터뷰를 위해 김 목사의 치과와 교회를 각각 한 차례씩 방문했었다. 김 목사는 한 결 같이 열정적이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게 없다”는 갈라디아서 6장 14절 말씀을 삶에서 오롯이 실천하는 선교사. 아프리카에 펼쳐질 하나님의 역사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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