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과 성실] 소명과 선지학교
[정직과 성실] 소명과 선지학교
  • 최성민 목사
  • 승인 2023.04.04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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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교수와 학생의 관계

학문은 지식 전달이 아니다. 따라서 교수와 학생의 관계는 단순한 지도가 아닌 인격 관계다. 루터의 일화 중 하나가 있다. 루터가 교수로 재직 중 방학을 맞아 한 학생이 찾아왔다. 같이 식사를 마친 후 루터가 고향에 가냐고 물어본 뒤 차비가 있는지도 물어보았다. 루터는 식사에 쓴 은접시를 깨끗이 씻어 제자에게 여비로 건넸다. 칼 바르트는 『교회교의학』을 집필하여 어마어마한 인세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그 인세를 모두 장학금으로 내어놓았다. 수업 중에는 외국인 제자들에게 “내 강의를 이해하는가? 독일어는 어렵지 않은가?” 등 관심을 보였다. 바르트가 사망한 뒤 교수직을 승계한 하인리히 오트는 주말이면 자신이 지도하는 학생들을 집으로 초청하여 식사와 공부를 함께 하였다.

2. 선지동산과 독토르 파터(Doktor Vater)

‘선지학교’ 또는 ‘선지동산’은 신학교를 의미한다. 그래서 신학생은 ‘선지생도’ 등으로 불리곤 한다. 여기서 선지란 ‘선지자’를 의미하는데, 구약시대에 하나님이 자신의 뜻을 전하기 위해 세우신 직분이다. 아합 왕의 폭정을 정리하실 때 하나님께서는 예후를 들어 쓰셨다. 엘리사가 자기 제자를 예후 장군에게 보냈다. 선지자를 만난 예후에게 다른 장군들이 물었다. “그 미친 자가 무슨 까닭으로 그대에게 왔더냐?” 거친 사내들의 눈으로 볼 때 매번 금식하고 기도하는 이들 선지자들이 미친 사람으로 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거친 사내들도 하나님의 예언 앞에서는 순종하였다. 단순한 믿음은 순종을 한다.(왕하 9:1-13) 독일에서는 지도교수를 Doktor Vater라고 부른다. 과연 우리의 선지동산에는 Doktor Vater가 있을까? 현재 우리의 선지동산에 선지선생이 없다. 선지선생은 누구인가? 기도의 본을 보이고 은접시를 나눠주는 사람이어야 한다. 학위는 학위일 뿐이다.

3. 영성이 없는 신학

근래 신학교는 어학과 지식 전달에 과몰입하면서, 영성을 상실해버렸다. 주일에 교회는 가는지 의심스러운 교수도 있다. 교수들을 학벌 위주, 유학 출신으로 채용하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났다고 생각한다. 특히, 특정 학맥이 주로 임용되다 보니 조직신학은 몰트만의 신학을, 실천신학은 미국의 신학의 세례를 받게 되었다. 그리고 외국에서 장학 혜택을 받아서 공부한 이들이 모교나 신학교에 장학금을 헌금했다는 이야기는 과문한 탓에 듣지 못했다. 어찌 되었든 근래의 신학교는 외국 신학을 소개만 할뿐, 자신의 목소리는 없는 수입품 대리점 같은 것이 되는 추세다. 영성 없는 신학은 그저 인간 지식의 산물일 뿐이다. 목회 현장에서는 아무 쓸모 없는, 에스겔 골짜기의 마른 뼈 같은 이론일 뿐이다.

4. 엘리야와 엘리사의 영성

엘리사는 스승 엘리야에게 갑절의 영성을 요구하였다. 선지동산에서 본받고 싶은, 그의 영성을 닮고 싶은 스승이 있었는가? 마찬가지로 부교역자가 자기 담임목사를 본받고 싶은 목회지가 있는가? 목회의 멘토로 삼고 싶은 담임목사는 있는가? 그리고 교회 이름이나 교회 표어를 초대교회로 하지만, 실제 초대교회처럼 기도하고 구제하며 선교하는가? 코로나 핑계로 자신의 몫은 그대로 두고 있진 않은가? 교회 예산에서 구제 선교비를 최우선으로 삭감하면서, 자신의 사례비를 자진 삭감했다는 담임목사를 과문한 탓인지 아직까지 들어보지 못했다.

5. 복음에 미친 사람

예후의 장군들에 의하면 선지자를 ‘미친 사람’으로 취급했다. 이 시대 기도와 복음에 ‘미친’ 사역자가 있는가? 복음에 미쳤다는 칭찬은 영광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음성만을 두려워해야 한다. 지금의 신학교와 교회 모두 선지동산을 향해야 한다. 선지동산은 판타지가 아니다. 우리에게는 우리의 길이 있다. 우리는 잃어버린 우리의 선지동산을 다시 찾아야 한다. 영성으로 가득한 선지동산에서 루터, 바르트, 하인리히 오트, 그리고 여러 Doktor Vater가 걸었던 길로 다시 나아가야 한다.

최성민 목사<br>前 ​​​​​​​​​​​​​​대전신대 기독교윤리 겸임교수
최성민 목사
前 ​​​​​​​대전신대 기독교윤리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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