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예배 중인 교회 진입해 이주민 성도 체포
경찰, 예배 중인 교회 진입해 이주민 성도 체포
  • 최상현 기자
  • 승인 2023.03.14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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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안에서 수갑 채워
NCCK 인권센터, 경찰의 인권침해 강력 규탄
예배당에서 수갑이 채워진 이주민 성도.

대구달성경찰서가 지난 12일 오전 11시, 예배를 드리고 있던 논공 필리핀교회(라프 앤젤로 루마바스 목사 시무)에 출동하여 비자가 만료된 이주노동자 성도 9명을 체포, 대구출입국관리소에 넘겼다.

대구 이주민사역단체와 목회자들은 경찰이 예배중인 교회에서 공권력을 행사하고 수갑을 채운 사안에 분노하며 다음 날 오후 2시, 전용찬 달성경찰서장과 면담을 진행했다.

대구이주민선교센터 박성민 목사는 “종교의 자유가 침해당한 심각한 사안”이라고 항의했으나 경찰 측은 “적법한 대응”이었다고 답하면서, 일반적인 불법체류 신고였다면 출동하지 않았을 것이지만 ‘위조 여권 신고’였기에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경찰조사 결과, 체포된 이들에게서 위조 여권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예배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고 밝혔으나 루마바스 목사의 증언, 박성민 목사가 파악한 성도들의 증언은 다르다. “예배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뒷줄에 있는 성도들에게 신분증을 요구하고, 문제가 발견된 이들은 한 쪽에 분리시켜두었다”는 것이다.

루마바스 목사는 “경찰이 예배를 드리고 있는 교회에 들어와 교회의 구조를 돌아보았고 설교 중에 뒷자리에 있는 교인들에게 탐문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설교를 더 지속할 수 없어서 함께 무릎 꿇고 기도했습니다. 20분 정도 지났을 때 경찰들이 외국인등록증을 요구하자 몇몇 형제들이 흥분하기 시작했어요. 그러자 경찰들은 이들에게 수갑을 채워 따로 분리했습니다. 기도하는 중에도 계속해서 다른 이들의 신분증을 확인했어요. 우리는 사람으로서 존중받지 못했습니다.”

당시 현장의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면 예배당에 앉아 있는 이주민들의 손목에 수갑이 채워져 있다.

대구달성경찰서는 '적법한 절차'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구에서 베트남 이주민 사역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박순종 목사(평화교회)는 “달성경찰서는 적법한 절차였다고 주장하지만 히틀러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유대인을 핍박했다. 말이 안 되는 주장”이라며 “교회 예배당에서 수갑을 채우고 체포한 행위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 목사는 이번 일로 인해 지역 이주민 교회들이 크게 위축됐다고 설명하며 “논공 필리핀교회 목사님께 교회 문을 닫아야 할 것 같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교회의 위상이 떨어졌다지만 이럴 수는 없는 일 아니냐”고 한탄하며 “작은 교회 한 곳이 당한 일이라 생각해서는 안 된다. 한국 교회가 함께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 NCCK) 인권센터는 3월 17일 “대구달성경찰서의 대구논공필리핀교회 예배 방해 및 인권침해를 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약자들의 피난처요 신앙인의 중심이 되는 교회를 침탈하는 사건은 독재시대에도 없었던 일”이라며 “이주민에 대한 폭력이 위법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NCCK 인권센터는 경찰의 반인권적 불법 행태, 신앙과 양심을 짓밟은 행위를 비판하며 ▲대구달성경찰서는 대구논공필리핀교회 공동체와 당사자들에게 사죄하고 연행해간 9명의 교인을 즉각 석방할 것 ▲ 대구달성경찰서는 교회의 신앙과 양심을 짓밟은 만행에 대해 사죄할 것 ▲경찰은 재발방지 대책을 공표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것 ▲정부는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반인권적 강제단속 조치 및 정책을 중단하고 체류안정화 대책을 시급히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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