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간토(關東)학살 100주기를 맞아 진상규명과 피해자의 명예 회복을 위한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대표발의자 유기홍 의원(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국회의원 100명은 3월 8일 기자회견을 통해, 1923년 일본 간토 대지진 당시 발생한 조선인 대학살사건의 진상을 규명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회복하고 은폐·왜곡된 역사를 바로 고침과 함께 합당한 책임을 묻고자 ‘간토학살 진상규명과 피해자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을 발의하였다.
이번 특별법은 간토학살 사건 후 일본 정부가 진상조사나 피해자 배상 및 유족에 대한 보상을 하지 않고 도리어 사건을 은폐하고 왜곡하여 일본에서 여전히 제일 동포에 대한 혐오범죄가 지속되는 현황을 염두에 두었으며, 우리나라 정부 역시 상해 임시정부에 의한 조사 외에는 지금껏 진상조사나 명예 회복을 위한 조처를 하지 못한 현실을 바라보며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인류의 보편적인 인권 신장과 동북아 평화 기여를 위해 제안되었다.
특별법에는 △간토 대학살사건의 진상조사와 책임 규명 및 피해자 명예 회복을 위해 국무총리 소속으로 간토대학살진상규명및피해자명예회복위원회 구성 △법 시행일부터 2년 이내에 피해자 및 그 유족이나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한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의 진상규명 신청 △추도 및 평화·인권 교육을 위한 추도 공간과 사료관 건립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간토학살100주기 추도사업 추진위원회는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이제는 국가가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할 책임이 정치인들에게 있다”며 특별법 제정 확정까지 국회의원들의 분발을 호소하였다. 또한 학살피해자 남성규의 외손자인 시민운동가 권재익은 “거짓 유언비어와 혐의를 몰아내지 않으면 유족은 폭도의 후손이 되는 셈”이라며 정부가 진상규명을 통해 조상의 원한을 풀어주길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간토학살 혹은 관동대학살(關東大虐殺)은 1923년 일본 간토 지방에서 발생한 대지진으로 인해 혼란한 상황에서 일본 민간인과 군경에 의해 다수의 조선인이 학살당한 사건이다. 간토학살의 증언을 담은 다큐멘터리로 <감춰진 손톱자국>, <불하된 조선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