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이오스] 역사정의를 위하여 한국교회는 무엇을 할 것인가?
[텔레이오스] 역사정의를 위하여 한국교회는 무엇을 할 것인가?
  • 장헌권 목사
  • 승인 2023.02.17 15: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만열 교수가 쓴 ‘한국기독교와 역사의식’이라는 책이 있다.

“일제의 침략이 노골화하던 시기에 한국의 기독교인들이 어떻게 항일의식을 성장시켰고, 항일운동을 전개하였는가?”에 대해서 이만열 교수는 “기도회와 예배 등을 통하여 항일의식을 고조시켰다. 또한 1905년 이후 기독교인들의 항일운동은 점차 행동적인 저항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또한 이만열 교수는 그의 책에서 기독교적 정권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이승만 정권 때 “한국 기독교가 민족사 앞에 저지른 죄악에 대하여 아직도 하나님과 민족 앞에 회개치 않았다”고 지적한다. 지금 우리는 다시 한 번 우리 신앙의 선배들의 나라사랑을 깊이 생각하며 행동해야 할 때다.

일제 전범기업 면책시키는 매국·굴욕외교를 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는 지난 12일 국회에서 일제 강제동원 배상문제와 관련‘공개토론회를 갖고 정부의 구상을 공식화했다. 한마디로 가해자인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피고 기업의 책임을 완전하게 면책시켜 주고, 그 배상책임을 피해국인 한국이 뒤집어쓰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작금의 상황을 보고 광주시민사회단체가 역사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기자회견을 했다. 여기에 광주기독교회 협의회(NCC)도 함께 했다. 그때 기자회견문을 소개한다.


광주 NCC 기자회견문

정부는 그동안 일본을 상대로 최선을 다해 교섭해 왔고, 일본도 어느 때보다 성실한 자세로 임하고 있다고 강조해 왔지만, 이번 토론회를 통해 그동안의 정부 협상이 얼마나 속 빈 강정이고, 빈털터리 무능 외교였는지 그대로 드러나고 말았다. 일본이 사죄를 하는가? 배상금 한 푼을 내는가? 세상천지 어디에 가해자는 가만히 뒷짐 지고 있고, 오히려 피해국이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나서는 일이 있는가? 그것도 피고 일제 전범기업이 지불해야 할 배상금을 엉뚱하게 한국 기업의 팔을 비틀어 뜯어내 대신 지급하겠다는 것이, 제 정신으로 할 소리인가?

가해자와 피해자를 뒤바꾸는 윤석열 정부의 구상은, 일제에 고통받아온 강제 동원 피해자를 위한 해법이 아니라, 미쓰비시 등 피고 전범 기업의 배상책임을 면책시켜 주기 위한, 전적으로 일본을 위한 해법이다. 가해자 일본 정부도 염치없이 이렇게까지 요구하지는 않았다. 더불어 정부의 해법 구상은 반인도적 불법행위에 대한 단죄와 역사 청산이 아니라, 반대로 수십 년 동안 힘겹게 싸워 쟁취한 강제동원 피해자의 명예와 권리를 역 청산하는 그야말로 해괴망측한 매국(賣國) 해법이고 망국(亡國) 해법이다.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이것만이 아니다. 윤석열 정부의 저자세 구걸 외교, 강제동원 문제에 대한 굴욕적 해결이 향후 대일 관계에 미칠 악영향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우선, 정부의 구상안대로 진행된다면 “1965년 한일협정으로 해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한국 대법원 판결은 국제법 위반”이라며 적반하장으로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조치를 취했던 일본의 완벽한 승리가 될 것이다. 피고 일본 전범기업이 지불해야 할 배상금을 한국 기업을 강탈해 해결한다면, ‘한국 대법원 판결이 잘못됐다’는 일본의 적반하장 주장에 정당성을 부여해줘, 일본의 부당한 경제보복에 맞서 자발적인 불매운동으로 나선 시민들의 거족적 실천행동은 하루아침에 무지몽매한 사람들이 철없이 벌인 집단적 광기로 전락하게 된다.

아울러 1965년 한일협정이 1910년 일제의 한국 강제병합에 대한 불법성을 확인하지 않은 채 봉합된 것을 감안하면, 단순히 2018년 대법원 배상 판결 사건뿐만 아니라, 다른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를 비롯해 더 이상 일본에 과거사 청산 및 사죄·배상을 요구할 근거를 잃게 만드는 돌이킬 수 없는 사태를 초래할 것이다. 이는 경술국치를 가져온 이완용을 비롯한 매국노들의 행위와 다를 바가 무엇인가? 더 나아가, 전범국 일본은 목에 가시와도 같았던 과거사에 대한 ‘오명’을 털게 되면서, 이른바 3대 안보 문서를 개정하고 ‘반격능력(적기지 공격능력)’ 보유를 명문화하면서 군사대국화로 질주하고 있는 전범국 일본 입장에서는 날개를 얻는 것과 같다.

강조하지만 정부의 졸속적, 굴욕적, 강제동원 해법은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을 짓밟는 매국‧망국 해법으로, 국민적 저항을 면치 못할 것이다. 우리는 윤석열 정권의 매국적 굴욕 외교를 강력히 규탄하며, 당장 불의한 역사 뒤바꾸기 거래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만약 정부가 국민적 반발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강행한다면, 2015년 한일 일본군‘위안부’ 합의가 박근혜 정권 몰락의 단초가 되었던 것처럼, 이번 사태 역시 윤석열 정권의 수명을 다그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임을 강력히 경고한다.

2023년 1월 17일. 역사를 지키는 광주 시민사회단체 일동.

장헌권 목사<br>광주 서정교회<br>광주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장
장헌권 목사
광주 서정교회
광주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장

 

 

가스펠투데이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Array ( [0] => Array ( [0] => band [1] => 네이버밴드 [2] => checked [3] => checked ) [1] => Array ( [0] => talk [1] => 카카오톡 [2] => checked [3] => checked ) [2] => Array ( [0] => facebook [1] => 페이스북 [2] => checked [3] => checked ) [3] => Array ( [0] => story [1] => 카카오스토리 [2] => checked [3] => checked ) [4] => Array ( [0] => twitter [1] => 트위터 [2] => checked [3] => ) [5] => Array ( [0] => google [1] => 구글+ [2] => checked [3] => ) [6] => Array ( [0] => blog [1] => 네이버블로그 [2] => checked [3] => ) [7] => Array ( [0] => pholar [1] => 네이버폴라 [2] => checked [3] => ) [8] => Array ( [0] => pinterest [1] => 핀터레스트 [2] => checked [3] => ) [9] => Array ( [0] => http [1] => URL복사 [2] => checked [3] => )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종로구 효제동 298-4 삼우빌딩 402호
  • 대표전화 : 02-742-7447
  • 팩스 : 02-743-744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상현
  • 대표 이메일 : gospeltoday@daum.net
  • 명칭 : 가스펠투데이
  • 제호 : 가스펠투데이
  • 등록번호 : 서울 아 04929
  • 등록일 : 2018-1-11
  • 발행일 : 2018-2-5
  • 발행인 : 채영남
  • 편집인 : 박진석
  • 편집국장 : 류명
  • 가스펠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가스펠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speltoday@daum.net
ND소프트